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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행 진실게임 ‘스모킹 건’ 나오나… 檢도 靑도 촉각

입력 : 2020-03-31 06:00:00 수정 : 2020-03-31 07:4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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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하명수사 의혹 ‘키맨’ 휴대전화 잠금 해제 / 극단 선택 4개월 만에 결국 풀어 / 수사관, 김기현 수사 관련 울산행 / 靑선 “고래고기 조사차 갔다” 반박 / 송병기 수첩보다 강력 증거될 듯 / 靑 유재수 수사정보 요구 의혹도 / 황운하·한병도 등 총선 출사표 / 수사 결과 당락 영향 줄지 주목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둘러싸고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 있는 백모 수사관의 아이폰이 잠금해제 되면서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검찰 안팎에서는 그의 휴대폰이 그의 죽음은 물론 하명 수사 의혹과 관련한 의문점을 풀어줄 ‘스모킹 건’이라고 보고 있었다. 당시 청와대 ‘윗선’과 나눈 대화 내용이나 숨지기 직전까지의 통화와 메신저 내용이 남아 있다면 검찰이 확보한 ‘송병기 수첩’보다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백 수사관 사망 이후 휴대폰 확보를 놓고 검찰과 경찰 간 날선 신경전이 벌어졌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사건의 핵심 당사자들이 총선에 나선 만큼 정치권에 미칠 파장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30일 대검찰청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는 백 수사관의 휴대전화인 아이폰X(텐)의 비밀번호를 해제했다. 검찰이 지난해 12월 백 수사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그의 아이폰을 확보한 지 4개월 만이다.

 

백 수사관은 지난해 12월 1일 검찰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지인의 사무실에서 유서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당시 ‘죄송하다. 면목 없지만 가족에 대한 배려를 바란다’는 취지의 유서를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따로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곽상도 미래통합당(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해당 수사관에게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검찰 수사 정보를 집요하게 요구했다’는 제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하면서 그의 죽음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됐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앞서 이 휴대전화를 증거자료로 채택하지 못한 채 올해 1월29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송철호 울산시장, 황운하 전 울산경찰청장 등 1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일단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사건의 후속 수사는 4·15 총선 후로 미뤄둔 상태다. 이미 기소한 백 전 비서관과 황 전 청장 등의 첫 재판은 총선 후인 4월 23일로 잡혔다.

 

검찰은 백 수사관이 2017년말 청와대의 지시로 수사 상황 점검을 위해 울산을 방문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사건 피의자들은 고래고기 사건과 관련해 검찰과 경찰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그가 울산을 방문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러한 논란이 그의 아이폰에 들어있는 정보를 통해 종식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검찰은 4개월 만에 잠금이 풀린 만큼, 백 수사관의 통화 내역은 물론 인터넷 검색기록, 문자메시지, 다이어리 일정, 다운로드 문서 내역 등을 통해 백 수사관의 생전 행적을 복원할 계획이다. 그의 죽음을 놓고 청와대와 국회 등에서 온갖 추측이 불거진 만큼 진상을 낱낱이 밝히겠다는 것이다. 검찰은 청와대가 유 전 부시장 관련 수사 정보를 부적절하게 요구했는지, 왜 울산을 방문했는지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은 백 수사관의 휴대전화 잠금장치를 푼 사실을 세계일보 취재가 시작된 뒤 뒤늦게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의 핵심으로 꼽히는 인물들이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확정지은 상태여서 검찰의 향후 수사는 이래저래 주목된다.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울산 시장 경선에 나서지 않는 조건으로 공직을 제안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은 전북 익산을에 출마한다. 임 전 최고위원도 국회의원에 도전했다. 김 전 울산시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 황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은 대전 중구에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정필재·김청윤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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