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괘불도, 금과 은으로 장식한 가장 큰 부처님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0-03-26 10:19:18 수정 : 2020-03-26 10:19:2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가장 존엄한 존재인 부처는 때로 금과 은으로 표현됐다. 고려불화에서는 금가루를 아교에 개어만든 금물로 피부를 그렸다. 조선시대로 넘어 오면 후기 괘불도(야외에서 진행하는 영산재, 수륙재 등 불교의식에 사용한 대형불화)에 금박, 은박으로 장식 효과를 높인 것이 확인된다. 

 

문화재청은 26일 국보 302호인 ‘청곡사 영산회 괘불탱’ 등 7건의 괘불도를 대상으로 지난해 실시한 조사 성과를 정리해 ‘대형불화 정밀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는 정밀 실측 결과 채색 정보, 세부 도판, 원형 자료, 보존 현황 등을 담았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예천 용문사 영산회 괘불탱’(보물 1445호)에서 은박을 사용해 화면을 장식했다는 점이다. 괘불도에 금박을 사용한 사례는 많지만 은박의 경우에는 이번에 확인된 용문사 괘불도, ‘북장사 영산회 괘불탱’ 두 점 뿐이다.

 

용문사 괘불도에서 은박을 사용한 곳은 석가모니불 주변에 배치한 문수보살, 보현보살의 장신구다. 은박을 사용한 부분의 좌우로 금박도 확인되는데 “금박과 은박을 서로 대비시켜 장식적인 요소를 극대화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17세기 말, 18세기 초에 그린 용문사 괘불도, 북장사 괘불도의 은박은  제작 이후 몇 년간은 빛깔을 잃지 않고 그림에 화려함을 더했을 것이나 지금은 산화되어 검게 변한 상태이고 부분적으로만 하얀 색이 남아 있다. 문화재청은 “불화에 사용된 은박은 보통 실내에서 2∼3년이면 색이 변하고, 표면 처리를 해도 10여 년 이상을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금박은 문양이나 장신구, 사천왕 등이 갖고 있는 금속 재질의 물건 등을 표현할 때 많이 사용했다. “금박 위에 문양을 그리면 금실을 넣어 짠 비단을 화면에 붙여 놓은 듯한 깨끗하고 맑은 느낌이 나는데”, 봉정사 괘불도에서는 석가모니불 가슴의 ‘卍’(만)자 표현 등에 활용했다. 

 

문화재청은 용문사 괘불도의 은박 활용 외에 ‘은해사 괘불탱’(〃 1270호)의 바탕재가 18세기 괘불탱 중 유일하게 특수 비단이라는 점, ‘법주사 괘불탱’(〃 1259호)의 남아 있는 유소(流蘇·갖가지 실로 매듭짓고 꼬아서 다는 장식)로 괘불도에 장엄물을 걸었던 흔적을 확인했다는 점을 지난해 조사의 주목할 만한 사실로 꼽았다. 

 

문화재청은 “ 괘불도는 보통 10m가 넘는 압도적인 크기와 화려한 색채로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우리나라의 독창적인 문화재”라며 “2015년 이후 5번째 보고서를 발간했다. 올해는 ‘칠장사 오불회 괘불탱’ 등 7건을 대상으로 한 정밀 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