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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도 이런 범죄 못 저질러”… 전문가가 본 조주빈 심리상태

입력 : 2020-03-24 10:31:21 수정 : 2020-03-24 13: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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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여성, 애니메이션 캐릭터처럼 생각했을 것”
23일 SBS가 보도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얼굴(왼쪽). 오른쪽은 그가 지난 19일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고 나오는 모습. 연합뉴스

미성년자 등 여성의 끔찍한 성착취 영상을 돈을 받고 유포한 ‘텔레그램 n번방’ 아류 격인 ‘박사방’ 운영자가 수도권 대학을 졸업한 평범한 20대 남성으로 밝혀져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범죄 전문가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성도착증 등 변태적 성향 때문이 아니라 수백억원대의 범죄 수익 때문에 성범죄를 저질렀을 것이라 분석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재학 당시 학교 학보사(대학 신문사)에서 편집국장으로 활동하며 정보통신을 전공했다. 또 4학기 중 3학기 평균학점이 4.0으로 우수한 편에 속했으며 봉사활동도 자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범죄심리학)는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씨는) 그야말로 이중적이다. 이 사람은 세계관을 아주 반반으로 나누어 행동을 했을 것”이라며 “오프라인에서의 친사회적인 자신의 모습으로, 온라인에선 끔찍한 포식 동물 같은 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한 모습으로 존재했던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조씨의 잔인함이 발휘되는 근거는 ‘돈’ 때문이었을 거라며 그의 범죄 수익이 100억원대라고 추정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유료회원 1만여명을 두고 돈을 더 낼수록 더 높은 수위의 영상을 제공했다. 유료 대화방 입장료는 1단계 20만~25만원, 2단계 70만원, 3단계 15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 교수는 조씨가 어마어마한 돈 앞에 ‘합리적 선택’으로 끔찍한 범죄를 저질러왔으리라 분석했다. 그는 “‘단기간에 그 정도의 범죄수익을 낼 수가 있겠구나’하는 걸 (조씨가) 터득했다면 애당초에 성도착증 환자거나 이렇다기보다는 굉장히 합리적 선택에 의해 이런 인생을 살기로 작정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분석했다. 조씨가 성도착증이나 변태적 성향 때문에 ‘박사방’ 범죄를 저질렀을 거란 추측에 대한 반박이다.

 

조씨가 피해 여성을 ‘애니메이션 캐릭터’ 정도로 취급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 교수는 “(조씨와 가해자들은) 피해 여성을 생명체라고 애당초에 생각을 안 했을 거다. 무슨 애니메이션이 캐릭터 정도 수준으로 취급을 하면서 이들 사이에서는 아마 노리갯감으로 (전락시켰을 것)”이라며 “얼마든지 학대를 해도 ‘나는 일단 고통을 느낄 수 없으니까 그들도 고통을 안 느낄 거다’ 이렇게 그냥 편의적으로 생각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봤다.

 

이 교수는 ‘조두순 같은 사람들은 이런 종류(사이버 성범죄) 범죄는 못 저지른다’는 말에 동의하며 “(조두순 같은 사람은) 힘들다. 그런데 이 사람(조주빈)은 고학력자에다가 아마도 IT(정보기술)에 있어서는 일가견이 있는 사람일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고 강조했다. 사이버 범죄 수법이 나날이 교묘해짐에 따라 경찰 수사 기법이 오프라인 위주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야 할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한편 조씨는 2018년 12월부터 이달까지 텔레그램에서 박사방을 운영하면서 아르바이트를 미끼로 피해자들을 유인해 나체사진을 받아냈다. 피해자들의 신상정보를 빌미로 성 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하고, 박사방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사방은 ‘n번방’ 사건 중에서도 성착취 정도가 가장 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이 현재까지 파악한 피해자는 74명이며 미성년자가 16명 포함됐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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