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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연기될수록 N수생 유리해진다" [FACT 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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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3-21 08:00:00 수정 : 2020-03-23 08:5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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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교육현장에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내년도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 및 졸업생에게는 사안이 더욱 심각하다. ‘4월 개학’마저 불확실한 가운데 대학시험능력시험(수능) 등 대입 관련 일정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수 교육 전문가는 “코로나19 사태는 졸업생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수능에만 집중하면 되는 졸업생은 재학생에 비해 혼란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이유에서다. 재수생 역시 휴원 등에 영향을 받아 대입 준비에 차질이 생긴 건 마찬가지라는 예측도 나온다.

 

코로나19 사태로 2021학년도 대입에서 재학생보다 졸업생, 즉 ‘N수생’이 유리해진 것이 사실일까. 이러한 예측의 구체적인 근거는 무엇인지 살펴봤다.

 

[검증 방법]

 

◆ 예년엔 어땠을까?

 

예년의 대입에선 재학생과 졸업생에게 공정한 ‘입시의 룰’이 적용됐을까. 통계와 전문가 의견을 종합하면 정시에선 졸업생이 기본적으로 강세를 보인다는 결론이 나온다. 수시는 논술 전형을 준비하는 소수를 제외하곤 졸업생이 준비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만 종로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졸업생이 수시를 준비하는 경우에도 하나의 전형만 집중하면 돼 유리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시 결과는 수능 성적으로 좌우된다. 통계에 따르면 졸업생의 성적은 매년 재학생보다 높았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재학 혹은 졸업 여부에 따른 수능 성적 분석 결과를 2014년부터 발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까지 1·2등급 비율은 모든 영역에서 졸업생이 높았다 8·9등급 비율은 모든 영역에서 졸업생이 낮았다.

 

표준점수 평균도 매년 졸업생이 재학생보다 높았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국어, 수학가, 수학나, 영어 모든 영역에서 졸업생의 표준점수 평균이 높았다. 2018년과 2019년에는 영어 영역이 절대평가로 전환돼 표준점수 평균을 알 수 없지만 나머지 영역에선 여전히 졸업생의 표준점수 평균이 높았다.

 

2019년 성적 분석 결과를 자세히 살펴봤다. 졸업생의 표준점수 평균은 재학생에 비해 국어에서 12.5점, 수학가에서 9.4점, 수학나에서 9.3점 높았다. 평균 10.4점의 차이다.

 

◆ 입시 전략 못 세운 고3 vs 노선 확실한 졸업생

 

통계상 대입은 졸업생에게 유리한 편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라는 변수로 졸업생이 더욱 유리해질 근거는 무엇이 있을까.

 

4월 개학이라는 전례 없는 상황이 향후 대입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 현장에서 활동하는 교사와 입시 전문가들은 다양한 근거를 들어 “코로나19는 재수생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첫 번째 근거는 재학생은 입시 전략을 전혀 세우지 못한 반면 졸업생은 이미 노선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 17일 3차 개학 연기 지침을 발표한 뒤 구체적인 학사 일정 변동 계획은 언급하지 않았다. 20일 한 언론이 입수한 보도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교육부가 검토 중인 대입 일정 조정안은 9가지에 달한다. 수시나 정시 일정을 1~2주 연기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을 담당하고 있는 경기도 고등학교 교사는 “수능 시험일이나 생활기록부 마감일 등을 교육부에서 확정해줘야 학교에서도 그에 맞춰 내신고사 날짜 등을 조정할 수 있다”며 “3차 개학 연기 이후론 학교에서도 대입 관련 일정을 논의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입 관련 일정이 없으면 재학생도 대입 전략을 결정할 수 없다. 임 대표는 “통상 재학생은 3월 모의고사 성적에 따라 수시를 준비할지 정시를 준비할지 결정한다”며 “올해는 빨라야 4월 중순에 모의고사를 치른 뒤 5월에야 전략이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학생은 입시 전략도 짜지 못하고 있지만 졸업생은 상황이 다르다. 이미 생활기록부가 완성된 상태라 전략을 바꿀 필요가 없다.

 

서울 용산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 불이 꺼져 있다. 연합뉴스

◆ 3차례 개학 연기된 전국 고등학교 vs 꾸준히 내려가는 전국 휴원률

 

두 번째 근거는 재학생들의 학습 공백이다. 전국 학교와 학원이 쉬는 비율을 따져볼 때 이 차이는 명백하다.

 

전국 휴교율은 물론 100%다. 교육부 휴교 지침은 전국 고등학교에 적용된다.

  

반면 서울시에선 학원 4곳 중 3곳이 문을 열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19일 기준 서울 시내 학원 휴업률은 26.4%다.

  

학원이 문을 여는 이상 수업에 불참하는 학생은 거의 없다. 임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휴업을 하다 이번 주부터 희망자에 한해 수업을 재개했는데 참석률이 98%였다”고 전했다.

  

교육 당국은 휴원을 권고할 수 있을 뿐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다. 지난 2월 27일 서울시교육감이 “학원들이 휴업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감염병 차단의 실효성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호소했지만 당시 30% 내외였던 휴원률은 늘어나지 않았다.

  

다른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대구시와 인근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지역의 학원 휴원률은 10~30%대에 머물렀다. 각 시·도 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지역별 학원 휴원률은 ▲서울특별시 26.4% ▲부산광역시 75% ▲대구광역시 94% ▲인천광역시 29% ▲광주광역시 12.5% ▲대전광역시 30% ▲울산광역시 59.7% ▲세종특별자치시 64.4% ▲경기도 30% ▲강원도 21% ▲충청남도 65.2% ▲전라남도 21.7% ▲경상북도 67% ▲제주특별자치도 11% 등으로 나타났다.

  

◆ 불확실한 학사일정에서 오는 혼란스러움도 재학생만의 몫

 

세 번째 근거는 재학생들이 받을 심리적 영향이다.

 

예년과 다른 상황에 혼란스러운 건 재학생이나 졸업생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지만 교육 전문가들은 이 역시 재학생이 받을 타격이 더 크리라고 봤다. 방학기간을 합쳐 3달에 걸친 학습 공백은 그간 재학생이 의무 교육 과정에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상황인 탓이다.

 

재학생에겐 개학을 한 이후에 그간 밀린 학사일정을 소화해야하는 부담도 크다. 트류에듀 장용호 소장은 “올해 고3 학생부터 적용되는 2015년 개정교육과정의 특징이 ‘학생 참여형 수업’과 ‘과제 중심 평가’라 학교에서 수행할 활동이 안 그래도 많은데 일정이 더 빠듯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청담수시 교육심리연구소 강도희 소장은 “학원이라는 의존할 구석이 있는 졸업생보단 현재 의존할 곳이 없는 재학생이 더욱 불안하고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증 결과]

 

수년간 교육계에 종사한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올해 수능은 재수생에게 유독 유리하다”고 예측했다. 물론 4월 개학이라는 전례 없는 상황 속에서 반 년 후 시작될 대입을 정확히 예측하는 건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이 제시한 근거가 구체적이고 다양하다는 점에서 ‘대체로 사실’로 판정했다.

 

박혜원 인턴기자 won015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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