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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시대 뿌리·첨단기술 융합시킨 배움의 장으로

입력 : 2020-03-05 03:00:00 수정 : 2020-03-05 01:5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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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폴리텍Ⅱ대학 인천캠퍼스 / 13개 전공에 정규 2500명 등 6000명 재학 / 1968년 직업훈련원으로 시작… 전국 최대 / ‘스마트산단 인력양성 특화캠퍼스’에 선정 / 남동 산업단지·경기 시화산업단지 지원 / 이번 신학기부터 ‘스마트팩토리’과 개설 / 첨단 다관절·협동·모바일 로봇 등 도입 / 현장에 즉각 적응할 수 있는 전문가 육성 / 융합실습지원센터 ‘러닝팩토리’ 만들어 여러 학과 실습장비 한곳에서 공동활용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이 아니라, 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잡아먹는다.”(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 회장)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기업뿐 아니라 인재 양성의 선두에 선 학교의 변신을 요구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의 등장, 하늘을 나는 자동차, 인간을 돕는 로봇이 반려견보다 더 친숙하다. 급변하는 산업 변화에서 살아남는 인재들은 어떤 교육이 필요할까. 한국폴리텍Ⅱ대학 인천캠퍼스가 그 해답을 찾고 있다. 대학은 전통적 뿌리기술에 첨단기술을 융합한 배움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인천캠퍼스(부평구 무네미로)는 공학계열 13개 전공에 정규과정 2500여명, 사업주 위탁훈련 등 비정규과정 3500여명 규모의 ‘고용유지 및 기능인력 양성’ 수행 대학이다. 1968년 노동청 중앙직업훈련원을 시작으로 인천기능대학을 거쳐 기술한국의 반세기 동안 훈련교사와 고급 기술관리자를 배출하고 있다. 전국 폴리텍대학 중 가장 큰 규모로 청년층부터 중장년층, 재직자, 미취업자 등 다양한 계층에 기술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카페 분위기의 스마트팩토리과에서 김월용 학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대학 관계자들과 다관절 로봇이 만들어주는 커피를 시음하고 있다. 한국폴리텍대학 인천캠퍼스 제공

◆똑똑해지는 기초기술을 다뤄

인천캠퍼스는 지난해 정부의 ‘스마트산단 인력양성 특화캠퍼스’에 선정됐다. 이에 따라 남동산단과 경기 시화산단을 지원한다. 스마트산업단지는 산단 내 업체 간 데이터 연결·공유로 동일 업종에서 스스로 연계해 ‘더 똑똑하게 가동되는 곳’을 일컫는다. 향후 두 산단은 생산성을 높이고 창업과 신사업 테스트를 자유롭게 하는 미래형 산업단지로 변모를 준비 중이다.

6700여개의 중소기업과 약 10만명의 근로자가 밀집한 남동산단은 재생과 함께 스마트공장 보급 확산, 현장 전문인력 양성 등으로 근로환경 및 인프라가 대대적으로 탈바꿈된다. 반월시화산단의 경우 24만명의 노동자가 있는 국내 최대 중소기업 밀집지역으로 국가제조업 경쟁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제조데이터 센터 구축, 근로자 복지문화공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담당학과로 지정된 금형디자인과는 이달부터 2년제 학위과정 60명, 전문기술과정 30명, 재직자 직무능력 향상과정 130명 등 모두 220명 양성에 본격 돌입했다. 학과 관계자는 “산단은 제조업의 근간이며 중기가 자라나는 요람이지만 최근 활력이 저하되면서 지역경제와 일자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왔다”며 “뿌리기술과 접목한 데이터 기반의 전문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폴리텍Ⅱ대학 인천캠퍼스 전경.

◆비공전자에게 지식과 경험을 전수

인천캠퍼스는 이번 신학기부터 스마트로봇과 공장자동화 실습실을 갖춘 스마트팩토리(Smart Factory)과를 개설했다. 관련 교육을 위해 도입한 첨단로봇은 산업현장에서 활용 중인 다관절·협동·모바일 로봇 등이다. 단순히 이론을 학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장비를 직접 다뤄보고 바로 현장에 적응할 수 있는 전문가를 기르는 게 목표다. 사람이 일일이 제품을 조립·포장하고 기계를 점검할 필요 없이 전 과정은 자동으로 추진된다.

육영수 학과장은 “지금까지는 각각 공정별로만 자동화가 이뤄지는 탓에 앞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기 어려웠다”면서 “이제 모든 설비나 장치가 무선통신으로 연결돼 정보를 주고받아 최적의 생산환경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국내외 스마트팩토리 시장 규모는 갈수록 높아질 이 분야의 인력 수요를 보여준다. 스마트팩토리 분야는 매년 8~9% 성장해 2020년 2847억달러(약 321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스마트팩토리과 시설 모습.

인천캠퍼스는 지멘스, 미쓰비시, 오므론 등 스마트팩토리 설비·시스템을 공급 중인 기업과 협약을 맺고 실제로 사용하는 로봇 등을 들여왔다. 다시 말해 산업현장과 동일한 환경을 갖추고 수업이 진행된다. 초급 및 중견 기능·기술인력을 기르며 공정 시나리오별로 훈련을 할 계획이다. 학생들은 지식뿐만 아니라 경험까지 습득할 수 있다. 일본의 오므론사 인턴십 기회도 주어진다.

실습공간은 학생들이 편안함을 느끼도록 배치됐다. 수십 년간 자리를 지키고 있던 밀링·선반과 같은 산업용 기계는 들어냈다. 과거 나사를 조이고 기름이 날리던 원목테이블 앞에는 신선한 원두를 갈아 드립커피를 내려주는 관절로봇도 있다. 건물과 기계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도입해 교육방식의 획기적 변화를 꾀하고 있다.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는 ‘하이테크 과정’을 운영 중인 스마트팩토리과의 훈련비는 전액 국비로 지원된다.

 

융합실습지원센터 내부.

◆전공 간 교류로 창작에만 전념

인천캠퍼스는 2018년 융합실습지원센터 ‘러닝팩토리’를 개소했다. 학과 간 벽을 허물고 기계, 전기, 정보통신, 산업디자인 등 여러 학과에서 사용하는 실습장비를 한곳에 모아 공동활용한다. 같은 해 12월 인천에서의 시범사업이 성공을 거둔 뒤 기계·자동화 및 바이오 분야, 로봇용접 분야 등 전국 16개 캠퍼스 내 구축으로 조기 확산됐다. 올해는 △융합기술기초(12개과) △융합기술응용(7개과) 과목을 진행한다. 센터는 11개 작업장, 130여개 첨단 실습장비를 갖췄다. 그간 시교육청과 함께 연 고교생 창업 진로체험, 소규모사업장 재직자 교육 등 7780명이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용노동부 임서정 차관도 산하 기관장들과 혁신현장 공유 차원에서 지난해 7·10월 두 차례 방문한 바 있다. 센터를 활용한 융합프로젝트 실습과목은 각종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전시회 대상 수상작은 국회 의원회관에 선보이기도 했다. 졸업생 800여명은 개성 넘치는 작품 155점을 출품했다. 대학 김월용 학장은 “자동으로 라면을 끓이는 기계를 만들고, 학과마다 비치된 실습장비들에 QR코드를 부착해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했다”며 “학생들은 센터를 창의놀이터로 활용한다. 전공을 발판삼아 기술 경기장으로 쓰는 올라운더로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캠퍼스는 이곳 센터를 스마트팩토리과 시설과의 연계도 추진한다. 기존의 제조기반 생산라인에 스마트 공정을 추가로 갖춘다. 이 시스템이 완성되면 주문부터 기획, 설계, 생산, 배송까지 전 공정을 학습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스마트제조 러닝팩토리’ 공간이 마련된다. 학교 측은 변화무쌍한 전공과 서로 다른 기술 간의 소통, 교차·연계가 이뤄지는 장을 꿈꾼다고 덧붙였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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