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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두절 신도 소재 파악 주력…지자체·경찰 총력전

입력 : 2020-02-28 06:00:00 수정 : 2020-02-28 07: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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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시설 많고 연락 안 돼 / 넘겨받은 명단마다 차이 많아 / “혐오로 더 숨어”… 악순환 우려 / 예배 본 30대 모두 3명 감염시켜 / 안양·수원 등 잇단 연관자 발생/ 경찰, 신속대응팀 5753명 투입 / 연락처 없는 28명 소재 파악 주력
광주 북구 신천지 베드로 지성전(광주교회) 주차장 출입문에 보건 당국 관계자가 시설 폐쇄를 알리는 행정처분서를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신천지 측이 보건당국에 전체 신도 명단을 제출하고, 전국 지방자치단체 등 보건당국이 코로나19 유증상자 여부 등 전수조사에 착수했지만 마치 숨바꼭질을 하듯 난관에 봉착한 지역이 적지 않다. 연락두절 상태에 있는 신도들의 소재 파악이 어려운 데다 코로나19 증상 여부나 동선, 대구 방문 사실 등을 가감없이 솔직하게 알리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신천지교회에서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퍼져나간 것은 사실이지만, 막무가내 식으로 신천지 신도를 싸잡아 매도하면 이들의 은폐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만큼 ‘혐오’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에 21만2000명 규모의 전체 신도 명단이 배포된 후 각 지자체는 경찰 등의 협조를 받아 연락이 안 되는 신도와 공개되지 않은 신천지교회 시설 찾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도는 전날 도내 신천지 신도 3만3582명에 대한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질본이 신천지에서 넘겨받았다는 경기지역 신도명단(3만1608명)보다 1900여명이 더 많다. 신천지가 질본에 제출한 명단과 경기도가 자체 확보한 명단에 모두 들어간 신도 수는 3만1411명이다. 신천지 측 명단에 없고 경기도 명단에만 있는 신도가 2171명에 달한다. 경기도 관계자는 “우리가 입수한 명단과 질본이 입수한 명단이 다른 이유를 아직 모르겠다”며 “좀 더 꼼꼼히 조사해 보겠다”고 말했다.

대전시 둔산로 대전시청 대회의실에서 시청직원들이 신천지교회측 관계자 입회아래 시내 교인들의 코로나19 관련 사항을 전화를 통해 전수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도는 신천지 신도 646명 중 연락이 되지 않은 12명에 대해 경찰과 합동으로 소재 파악에 나섰다. 제주도는 명부상 지역별 인구비율이 실제 지역별 인구비율과 차이가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추가 명부가 더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울산시는 이날 오후 1시 기준 모두 4013명의 울산 신도 중 1996명에 대해서 1차 통화를 완료했다. 미수신자는 330명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신천지 신도 중 일부가 연락도 닿지 않고 ‘잠수’한 것은 사회적 비난이 집중된 데 따른 부담과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잠재적 감염자들이 꼭꼭 숨어 방역망에서 벗어나게 하고 상태를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성균 울산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기존에도 좋지 않은 이미지가 있던 종교에서 비롯된 사태로 (국민의 안전과) 생명 관련 피해가 발생하니 부정적인 인식이 강화돼 혐오가 일어나고 해당 신도들은 더 숨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온 국민과 의료계가 힘을 합쳐 위기상황을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서 특정 집단이나 개인을 낙인찍고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신천지 측도 먼저 나서서 적극 실태를 공개하고 당국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야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청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전국 18개 지방경찰청, 255개 경찰서에 ‘신속대응팀’을 마련하고 5753명을 투입해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은 과천시 신천지 신도 2명이 머문 숙소에 있는 나머지 신도들이 집단 격리(코호트 격리)되고 있다. 연합뉴스

◆과천본부 신자 잇따라 확진… ‘슈퍼 전파지’ 되나 긴장

 

경기도 신천지과천교회가 ‘제2의 슈퍼전파지’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신천지과천교회 예배에 참석한 신도와 주변 접촉자가 잇따라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수원시는 27일 안양지역 2번째 코로나19 확진자 A(33·강사)씨와 접촉해 자가격리됐던 B(39·권선구 세류2동)씨가 확진자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6일 신천지과천교회 예배에 참석했고 이후 배우자와 B씨 등 3명을 감염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과천시는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신천지 교인 C(27)씨와 D(26)씨가 다른 교인 8명과 함께 집단생활을 한 문원동 신천지 숙소를 ‘코호트 격리’(집단 격리)했다. 이들도 문제의 16일 예배에 참석했다.

 

특히 경기도가 전날부터 신천지 교인 3만3582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한 결과 16일 신천지과천교회 예배에 참석한 사람은 1만명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신천지 측이 1200여명 참석했다고 한 것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예배를 본 것이다. 이 중 경기도 거주자만 4890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신천지예수교회 부속시설에서 진행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경기도 역학조사 현장을 방문한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선 경기도 거주자를 대상으로 긴급 전수조사를 한 결과 유증상자가 4.4%인 215명이나 돼 코로나19 지역 감염의 새로운 진앙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슈퍼 전파자’인 31번 확진자와 함께 신천지대구교회에서 예배를 본 신천지 교인들을 중심으로 대구·경북에서 확진자가 쏟아져 나온 악몽이 되풀이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현재까지 국내 코로나19 전체 확진자 중 신천지대구교회 관련 인원이 절반가량에 달한다.

 

경기도는 유증상자에 대해 전원 검사를 받도록 할 방침이며, 검사결과가 음성이라도 14일간 자가격리 조치할 예정이다. 16일 신천지과천교회 예배 참석자는 증상이 없더라도 모두 자가격리 조치하고, 감염검사를 받도록 할 방침이다. 당일 예배 참석자 중 현재까지 8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경기도와 방역당국도 지난 16일 신천지 예배에서 대규모 접촉과 노출이 있었고, 이런 점이 최근 환자 증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초강력 대응에 나섰다.

 

경기도는 이날 “도내 신천지교회 신도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유증상자를 확인한 만큼 전원 검사를 받도록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도는 이 밖에 전화 연결이 되지 않은 195명과 연락처가 없는 28명은 경찰 협조를 구해 지속적으로 소재를 파악할 계획이다.

 

2주간의 격리 생활을 마치고 퇴소하는 중국 우한 3차 귀국 교민 등이 탑승한 버스가 경기도 이천시 국방어학원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경기 이천시 장호원읍 국방어학원에서 2주 동안 격리 생활을 한 중국 우한 3차 귀국자들이 격리생활을 마치고 이날 집으로 돌아갔다.

 

주민들은 교민들이 탄 버스가 모습을 드러내자 “긴장감 속에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며 “안녕히 가세요”, “건강하세요”라고 힘차게 외쳤다. 교민들은 4개 권역별로 이동해 주요 버스터미널과 기차역에 내려 각자 거주지로 돌아갔다.

 

이날 국방어학원을 퇴소한 인원은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3차 전세기를 타고 지난 12일 귀국한 교민과 중국 국적 가족 등 총 148명이다.

 

울산·제주=이보람·임성준 기자, 김선영 기자, 수원=김영석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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