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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아동, 농작물 키우며 꿈도 키워요” [농어촌이 미래다 - 그린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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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2-28 03:00:00 수정 : 2020-02-27 20: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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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농업’ 농촌마을에 활력 / 평치 두레농장 등 전국 30개소 지원 / 장애인 재활·고령농 돌봄 등 ‘윈윈’
지난해 가을 전북 완주 평치 두레농장을 찾은 발달장애 아동들과 가족들이 감자를 수확하고 있다. 키울협동조합 제공

“또래 아이들과 다르다 보니 남들과 어울릴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놀림 받고 상처받을까 늘 걱정이었죠. 하지만 사회적 농장에 참여하면서부터 걱정을 덜었고 다른 꿈도 꿀 수 있습니다.”

전주에 사는 김인숙(38)씨는 발달장애를 가진 둘째 아들(7)이 다니던 치료센터의 권유로 2018년부터 사회적 농업에 참여했다. 발달장애 아동 가족들은 2주에 한 번 전북 완주군에 있는 평치 두레농장에 방문해 농작물을 심고, 수확하고, 요리해 먹었다.

흙과 식물에 손도 못 대던 아이들은 점차 자연에 가까워졌다. 그러면서 여러 친구, 어른들과 어울리는 법을 배웠고 성격도 밝아졌다. 발달장애아동의 형제들은 남과 다른 아이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키웠다. 부모들은 같은 고민을 가진 이들과 마음을 나눴다. 참여하는 모든 가족에 서서히 변화가 찾아왔다.

사회적 농업은 평치마을에도 활력이 됐다. 고령의 노인들은 공동농장(두레농장)을 관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손자 같고 자식 같은 이들이 찾아오자 다시 열심히 나섰다. 참여 가족의 멘토로 작물 재배 활동을 돕고 함께 식사하며 건강을 챙길 수 있었다. 멘토 활동을 통해 받는 강사비는 적지만 보탬이 됐다. 참여 가족들과 유대관계가 형성되면서 서로 안부를 챙기고 정서적으로 보살폈다. ‘윈윈’이었다.

김씨는 “변화하는 아이들과 우리 자신을 보면서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했고 활기를 되찾아가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보람도 느꼈다”며 “협동조합을 조직해 장기적으로 모임을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이를 키우고, 아이가 농작물을 키우고, 그를 통해 꿈을 키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키울협동조합’이라 이름 붙였다. 이 조합은 올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사회적 농업 농장으로 선정돼 활동비를 지원받는다.

‘사회적 농업’이란 농업을 통해 장애인·고령자 등 취약계층에 돌봄·교육·고용 등 다양한 서비스를 공급하는 활동이다. 농식품부는 키울협동조합과 같은 조직을 지원하는 ‘사회적 농업 활성화 지원사업’을 2018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사회적 농장에 선정되면 활동비, 네트워크 구축비, 시설 개선비 등 개소당 연 6000만원(국비 70%·지방비 30%)이 최대 5년간 지원된다.

조직 형태는 농업법인, 사회적경제조직, 민법상 법인·조합, 상법상 회사 등 법인이거나 비영리민간단체 등 단체여야 한다. 발달장애인이 사업주체이거나 사업대상인 경우 선정 시 가점을 부여한다. 2018년 9개소, 지난해 18개소가 지원을 받았다. 올해는 키울협동조합을 포함해 12개소가 신규 선정돼 총 30개소가 지원받는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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