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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서 출국금지 된 한국인 “호텔방에 갇혀 식당도 못가. 외교부 연락도 없어”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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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2-24 16:46:07 수정 : 2020-02-24 16: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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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로 가는 중 입국 금지를 당한 한국인들이 지난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전날 오후 7시30분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도착한 대한항공 ’KE957’편을 비롯한 한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영종도=연합뉴스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다녀온 가톨릭 신자들 사이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가운데 현재 이스라엘에 체류 중인 1600여명의 한국인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현재 이스라엘에 머물고 있는 한국인은 사실상 호텔 방에 격리됐단 소식을 전해왔다.  

 

24일 오전 방송된 CBS 라디오 프로그램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 인터뷰를 한 익명의 이스라엘 체류 한국인 A씨는 “호텔에 있다”며 “강제 격리인지 모르겠으나 호텔 안에서 나가진 못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스라엘 당국에서 못 나가게 하는 것 같진 않은데, 지금 비행기표를 못 구해서 공항도 못 가고 있고, 전달받은 것도 없다”며 “가이드가 전부 나오지 말고 호텔 방에 있으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지난 19일 12명이 팀을 이루어 함께 입국했으며, 일정은 전날부터 취소됐다”며 “호텔 식당에도 내려갈 수 없다”고 호소했다.

 

우리 외교당국 등에서도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전한 A씨는 “우리가 너무 답답해서 23일 한국 외교부에 연락했다”며 ”여기 있는 영사와는 연락이 잘 안 돼서 한국에 전화했더니 그분이 여기 상황을 전혀 모르면서 마치 아니라고 하듯 이야기를 하더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우린 지금 호텔에 격리돼 있고 공항에선 비행기 티켓도 구하기 힘들다고 한다”고 거듭 현 상황을 전했다.

 

진행자인 김현정 앵커는 “출국금지 1600명에 대해 이스라엘 당국이 2주간 격리해야 한다고 했다는 보도가 있었고, 우리 외교부는 사실무근이라는 이야기를 하며 엇갈리는 상황”이라며 ”이스라엘 현지에서 A씨 또한 역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서 그냥 호텔 방에 있으면서 비행기 티켓도 못 구하고, 일정도 취소됐고,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있는 상황이 맞느냐”고 물었다.

 

이에 A씨는 “그렇다”며 ”그래서 여행도 못 하고 해서 공항에 가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한국인들은 무슨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처럼 취급을 받아서 여행을 못 한다”며 ”대사관에서 도와준다고 했고, 영사분도 공항에 있다고 했다”고 부연했다.

 

김 앵커가 “(이스라엘 당국이) ‘방에서 나오지 말라’ 하지 않았느냐”라고 묻자 A씨는 “우리도 지금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에 김 앵커는 “잘 모르겠다고 한다”며 ”정말 어렵고 혼란스러운 상황이란 게 느껴진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이스라엘로 가는 중 입국 금지를 당한 한국인 여행객들이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전날 오후 7시30분쯤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도착한 대한항공 ‘KE957’편을 비롯한 한국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영종도=연합뉴스

 

앞서 매일경제에 따르면 이스라엘 당국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한국인 관광객들의 입국 금지를 전격 발표했으며, 한국인 성지 순례단과 접촉했던 이스라엘 학생 30명을 격리해 코로나19 검사를 했다.

 

이스라엘관광청은 이튿날 별도 자료를 내고 현재 이스라엘 내 체류 중으로 파악되는 1600여명의 대한민국 국적의 여행자들은 호텔 등에서 14일간 자가격리 조치가 취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관련 동향을 인지한 즉시 이스라엘 정부 및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측을 접촉해 이스라엘 내 우리 국민과 여행객들에 대한 과도하거나 불합리한 조치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유감을 표명했다.

 

더불어 앞으로 이스라엘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전날 브리핑에서 경북에서 이스라엘 성지 순례단 39명 중 28명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8∼16일 현지에서 성지 순례를 마친 뒤 귀국했다.

 

정은경 중대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발병 일시나 감염 경로 등에 대해선 아직 심층적인 역학조사가 더 필요하다”며 ”확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경북도에 따르면 가이드를 제외한 성지 순례단 38명의 접촉자가 최소 176명이어서 지역사회에서 추가 감염이 우려되고 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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