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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커버판으로 보는 세계문학 걸작

입력 : 2020-02-20 23:00:00 수정 : 2020-02-20 19:3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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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사랑에 빠진 여인들’ 등 5개 작품 나와

1959년부터 1975년까지 국내 처음으로 세계문학전집을 펴낸 바 있다. 그 자부심을 토대로 이번에 ‘세계문학명작선 리커버판 5선’을 냈다. 강렬한 원색과 추상적인 이미지들을 이용한 책 표지는 앞으로 보다 더 넓은 세계로 과감하게 나아가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SF나 미스터리 등 더욱 다양한 세계관을 포용하고, 앞으로 여러 문학 장르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에 리커버판으로 선정한 5개 작품은 세계적으로 이름을 얻은 저명 문학가들의 각양각색 매력을 담고 있다.

‘개인적인 체험’은 오에 겐자부로의 대표작이다. 가장 읽기 쉽고 드라마틱한 작품이다. 장애를 가진 아이를 낳게 되면서 그 현실에서 도망치려는 주인공의 심리를 그려내면서 출구 없는 현대인의 삶을 치밀하게 관찰한다. 겐자부로는 자신이 실제로 겪은 삶을 바탕으로 썼다. 작품과의 거리를 유지하려고 하면서, 한편으로 작가의 진솔함이 마음을 울린다.

을유문화사 최원호

‘데미안’은 말 그대로 꾸준히 사랑받는 걸작이다. 독일 교양소설의 전통과 성장소설 특유의 감수성을 완벽하게 결합한 이 소설은 대담한 묘사와 인상적인 비유로 가득하다. 데미안은 헤세가 작가로서 줄곧 추구하던 이상적인 인간상이 본격적으로 출현한, 말 그대로 ‘새가 알을 깨고 나오는’ 결정적인 순간을 담은 기념비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사랑에 빠진 여인들’은 ‘채털리 부인의 연인’으로 이름을 얻은 작가 D H 로런스의 또 다른 대표작이다. 19세기 말을 배경으로 낯설고도 새로운 사랑의 비전을 제시한다. 등장인물들은 사랑마저도 이성과 관념을 통해 파악하며, 이들이 주고받는 냉소적인 대화는 한 문명의 파멸을 예감케 한다. 이러한 정신적 폐허에서 사랑의 가치를 재구성하려는 시도는 허무함과 감동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현란한 세상’은 깨어 있음과 꿈꾸는 것의 경계를 허문다. 말 그대로 현실도 허구도 아닌, 온갖 사념이 뒤얽힌 ‘현란한 세상’이 펼쳐진다. 작가 레이날도 아레나스는 쿠바 혁명에 동참했으나 쿠바 정부에 환멸을 느끼면서 망명자로 살았고, 지상에 발붙일 곳이 없는 이는 글쓰기라는 행위 속에서 스스로 조국과 세계를 창조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체호프 희곡선’은 20세기 연극의 포문을 연 인물로 평가받는 안톤 체호프의 대표 희곡들을 담고 있다. 지나친 극적 과장을 걷어 내고 보편적인 설정과 담백한 대사 속에 인간의 본성을 담아낸 체호프는 현대 연극의 진정한 가능성을 이미 모두 선보였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도 수많은 재해석을 거치며 무대에 오르는 그의 작품들이 지닌 저력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을유문화사 최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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