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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대모’ 이용녀 "우리 아이는 가축 아니다. 법적으로 동물 지위 향상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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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2-19 16:10:41 수정 : 2020-02-19 18: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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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대모’ 배우 이용녀(64·사진)가 마음 속에 품어 온 세가지 소원을 공개했다. 그의 소원은 ‘동물 지위 상승’, ‘연기에 대한 끝없는 도전’, ‘가족과의 캠핑 여행’이었다.

 

‘만약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요술 램프가 있다면 스타들은 어떤 소원을 빌까’라는 물음표를 풀어가는 유튜브 채널 ‘스타요술램프’에서 이용녀는 지난 18일 소원에 담긴 인생 이야기를 풀어냈다.

 

첫번째 소원으로 동물의 지위 향상을 기원한 그는 “함께하자”고 독자들에게 주문했다.

 

이용녀는 “너무 많은 분에게 도움도, 사랑도 받아 잘 살아왔다”며 ”나도 무엇인가를 주고 가야 하는데, 경제적으로 여러 가지를 할 능력이 별로 없어서 사람을 도울 수 있는 힘은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래서 유기견 대모가 됐다”며 “사람이 살다가 너무 힘들고 어려워서 버린 동물들, 그 아이들이라도 내가 그 사람들 대신해 돌봐주고 보호해주다가 좋은 이들에게 입양을 보냈다”고 전했다.

 

그간 유기견 구조에 힘써온 그는 “그 아이(개)들이 소나 돼지, 닭처럼 식용으로 쓰는 가축에 들어간 것은 법적으로 맞지 않는다”며 “그런 동물법이 일단 제정이 돼야 사회적으로 지켜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전국동물활동가연대를 통해 정부나 국회에 원하는 것을 얘기하려고 계속 싸우고 있다”고 했다.

 

이용녀는 그간 국회 계류 중인 이른바 ‘개 식용 금지 4대법’의 통과를 호소해왔다. 4대법은 ▲개를 가축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축산법 개정안 ▲동물의 임의 도살을 금지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 ▲음식물 쓰레기의 개 사료 사용 금지를 담은 폐기물관리법 개정안 ▲동물을 물건이 아닌 생명으로 인정하는 민법 98조 개정안이다.

 

그는 “‘가축에서 제외하라’ 이 구호로 계속 운동 중이지만, 정부랑 국회의원들이 이를 안 들어준다”며 ”너무 화가 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동물활동가연대의 대표이기도 한 이용녀는 4대법 개정을 위해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리고, 국회 및 청와대 인근에서 집회를 여는 등 단체 회원들과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 

 

그의 두 번째 소원은 연기 열정으로 채워졌다. 아직 다하지 못한 연기에 도전하고자 욕심을 불태우고 싶다는 것이다.

 

이용녀는 “연기한 지가 벌써 45년 정도 됐는데, 고교 때부터 연극을 했고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나와 이후에도 극단 생활을 쭉 해왔으며 지금까지 해왔다”며 “연기에는 완성도, 없고 끝도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머릿속에는 그림이 있는데, 현상으로 나타내기가 매우 어렵다”고 배우 생활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배우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한문으로도 배우 배(俳) 자는 사람 인(人)에 아닐 비(非)가 합쳐져 ‘사람이 아니다’라는 뜻으로 돼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나아가 “일반 사람이 지나간다고 해서 배우처럼 보이는 게 아니다”라며 “느낌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고(故) 법정 스님 같은 분이 지나갈 때 광채나 후광이 보이듯이, 정말 배우분이 지나가면 그런 게 보인다”며 “그렇게 되기까지 그들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럽게 수정 같이 맑게 내면을 닦아 냈는지…참 그것은 어렵다”고 부연했다.

 

더불어 “어차피 끝까지 갈 수 없지만, 다시 태어나도 배우가 될 것”이라며 “그래도 또다시 도전하면서 삶의 시간을 연기로 또 보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용녀는 마지막 소원으로 “어머니, 형제들과 캠핑카를 타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 보고 싶다”고 꼽았다. “(가족이) 건강하고 잘됐으면 좋겠다”고도 바랐다.

 

그는 ”(사랑하는 가족이) 각자 뿔뿔이 흩어져서 이 세상과 싸우고 사느라고 (서로) 얘기를 못 했다”며 ”엄마랑 형제들끼리 같이 밥해 먹고 어떤 지점에서 내려 같이 자면서 이런저런 정말 진실한 얘기들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좀 더 늦기 전에 가져 봤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이와 함께 “살아보니 인생이 일장춘몽(一場春夢·한 바탕의 꿈)”이라며 “내가 행복한 게 곧 가장 큰 행복이고, 축복”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나에게 항상 물어봐라 ‘너 뭐하고 싶니? 그것 하고 싶어? 그럼 해’”라며 수줍게 웃어 보였다. 

 

한편 이용녀는 1978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후 뒤 드라마와 영화, 연극, 뮤지컬 등 장르와 분야를 가리지 않고 활약해왔다. 대표작으로는 영화 ‘허스토리’와 ‘곡성’, ‘소공녀’, ‘전우치’, ‘친절한 금자씨’, 드라마 ‘터널’과 ‘나쁜 녀석들’(이상 OCN) 등이 있다. 그는 인상적인 연기력으로 악역 또는 아줌마 전문배우로 누볐다.

세계일보 자료뉴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1500여마리의 유기견을 입양보낸 것으로도 유명한데, 현재도 사설 보호소를 운영하면서 약 100마리를 돌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각종 시사·교양·예능 프로그램에서 사료값만 100만이 넘는 유기견을 돌보려고 빚을 진 훈훈한 미담이 알려지기도 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유튜브 채널 ‘스타요술캠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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