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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아껴주는 옷 만들 것” 구찌·프라다 출신 디자이너의 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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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2-17 10:45:10 수정 : 2020-02-17 10:4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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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러피안 SPA 브랜드 ‘할랜 앤 홀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렉산드라 차티네티 인터뷰
‘할랜 앤 홀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렉산드라 차티네티. 핀터리스트


이탈리아 명품 의류 브랜드 ‘구찌’의 여성복 수석 디자이너를 비롯해 ‘프라다’,‘미우미우’, ‘발렌티노’, ‘토즈’와 프랑스 명품 의류브랜드 ‘몽클레어’등의 디자이너를 거치며 명품 패션 사업계에서 이름을 알렸던 디자이너 알렉산드라 차티네티가 유러피안 미니멀리즘 SPA 브랜드 ‘할랜 앤 홀든’(Harlan+Holden)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4년 만에 복귀탄을 쏘아 올렸다.

 

그는 2016년5월 토즈를 떠난 후 미국 뉴욕과 이탈리아 밀라노 등에 스튜디오를 차리고 다양한 패션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고 한다. 

 

‘할랜 앤 홀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렉산드라 차티네티. 핀터리스트

 

중앙일보는 지난 16일 한국을 찾은 차티네티를 만나 진행한 그와의 단독 인터뷰를 공개했다.

 

차티네티는 ‘할란앤든’을 선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 “오랜 시간 럭셔리 브랜드에서 일하면서 ‘다음에 올 트렌드는 뭘까’만을 고민했다. 패션은 창의성이 중요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하는 일은 매번 비슷했다. 이젠 더는 디자이너로서‘뻔한’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평소 한국을 역동적 에너지가 가득한 곳으로 생각해왔기 때문에 서울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 더 마음에 들었다”라며 “여느 브랜드와는 ‘다른’ 패션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할든 앤 홀든 제공

 

‘매니페스토(공약)’를 패션 브랜드와 접목했다는 그는 “그것을 위해 쓸 시간이 없다(Ain't got time for that). 설명하면, 불필요한 일을 없애서 사람들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옷을 입고 벗고, 관리하는 데 드는 시간을 줄여서 더 가치 있는 곳에 사용하자는 취지다”라고 했다.

 

차티네티는 “이는 우리가 패션 브랜드와 함께 운영하는 커피 브랜드 ‘비코즈 커피’까지 관통하는 핵심 가치다”라며 “지난해 서울 종로에 3호점을 낸 비코즈 커피에선 주문이나 음료 수령을 위해 줄을 서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미리 휴대폰으로 주문하고 음료가 다 만들어지면 바로 데스크에서 찾아가는 방식으로만 카페를 운영한다”면서 “커피 한 잔을 사기 위해 줄을 길게 서고 기다렸던 손님들의 시간을 아끼기 위한 방식이다”라고 덧붙였다.

 

할든 앤 홀든 제공

 

‘시간을 아껴주는 패션’에 대해 그는 “세탁기로 빨래할 수 있고, 다림질을 안 해도 되는, 관리하기 쉬운 소재로 만든 옷이다. 종류로는 니트 스웨터와 바지가 많은데 이 역시 입고 벗기 쉬운 옷을 고민한 결과다”라고 말했다.

 

‘패션 업계 화두인 지속가능성’에 대해 그는 “우리 제품들은 모두 태양 에너지로 구동하는 공장에서 만든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인 것은 물론이고,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종이량도 50%가량 줄였다”라며 “하지만 이걸 밖으로 내세우진 않을 거다. 이건 당연히 지켜야 할 책임 같은 거니까”라고 했다.

 

이어 “내가 생각하는 한 단계 더 발전된 지속가능한 패션은 이번 시즌 재고를 다음 시즌에 팔아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옷을 만드는 것이다”라며 “디자인은 있지만 트렌드는 없는 옷. 그래서 우린 다른 브랜드들이 다 하는 패션쇼도 하지 않을 생각이다”고 답했다. 

 

할든 앤 홀든 제공

 

한편, 할란 앤 홀드는 서울을 기반으로 한 콘텐포러리 브랜드로 한국 매장 4곳을 포함해 아시아 지역에 2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주로 스타일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룩을 선보이는 이 브랜드는 매년 ‘에너지 콜렉션’(Energy Collection)을 출시해 세탁기 세탁 가능 원단 사용, 새로운 형태의 카울(cowl) 디자인 등을 기반으로 한 독특하고 세련된 의류를 선보여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할란 앤 홀드는 2015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대통령 직속기관 바탄 자유무역항지역 개발기관(FAB) 회장 엠마뉴엘 피네다가 설립했다. 한국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아시아를 중심으로 차세대 현대 패션 브랜드를 위한 도약을 준 중이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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