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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는 기온이 올라가는 봄이 되면 사라진다? [FACT 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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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2-09 10:15:35 수정 : 2020-02-09 10: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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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주말임에도 한산하다. 연합뉴스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9일 중국 내에서는 확진자가 4만명에 육박하고 사망자도 811명에 이르렀다. 국내 확진자도 총 24명으로 증가했다.

 

지자체와 산업계는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등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학가 역시 졸업식, 입학식 등의 행사를 취소하고 잇따라 개강을 연기하고 있다. 국내외 내수 부진으로 인한 경기 침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보니 ‘신종 코로나’ 사태가 언제 마무리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날씨가 따뜻해지면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온도와 습도에 약한 바이러스의 특성상 봄이 돼서 기온이 오르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도 수그러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메르스나 신종 인플루엔자는 날씨가 따뜻한 봄, 여름에 환자가 유행했다”는 반박도 나온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기온과 습도 증가에 영향을 받을까?

 

봄이 되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이 신빙성이 있을지 일반적인 바이러스의 특징과 사스, 메르스 등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의 특징을 통해 알아봤다.

 

지난 3일 전남 강진군 국보사찰 무위사 경내의 홍매화가 예년보다 빨리 꽃망울을 터뜨려 봄을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 원래 바이러스는 온도와 습도가 높으면 사라진다?

 

‘바이러스는 온도와 습도가 높으면 사라지는가?’

 

이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은 어렵다. 바이러스에는 아주 다양한 종류가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바이러스는 낮은 온도와 습도에서 더 오래 살아남는다고 알려져 있다. 온도가 높으면 바이러스를 구성하는 단백질이 변성될 확률이 있다. 높은 온도에서 몇 분 이상 끓이면 바이러스를 없앨 수 있다고 하는 것도 이 원리 때문이다. 반대로 낮은 온도에서는 단백질이 망가질 확률이 낮기 때문에 생존할 수 있는 기간이 길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습도나 빛의 노출 등 단백질의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홍역 바이러스의 경우 짧은 시간이라도 빛에 노출되면 망가진다. 바이러스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기온과 습도에만 한정 지어서 바이러스 생존 환경의 특성을 설명할 수는 없다.

 

가톨릭의대 미생물학교실 백순영 교수는 6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바이러스는 기온, 습도와 연관이 없을 수 없다”며 “하지만 어떤 바이러스냐에 따라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바이러스는 고온 고습에 약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2009년도 유행했던 ‘신종 인플루엔자’의 경우 봄을 지나 여름까지도 바이러스가 계속 전파됐다. 국립암센터 기모란 교수는 6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여름에 유행하는 바이러스도 있으며 바이러스별로 다르다”며 “과거를 봤을 때도 기온이 따뜻해진다고 바이러스 자체가 줄어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 사스, 메르스 등 코로나 바이러스는?

 

과거 유행했던 전염병은 계절성이 있을까?

 

염기서열 분석에 따르면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코로나 바이러스는 높은 유사성을 가진다고 알려졌다. 

 

사스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우 2002년 12월 말부터 유행하기 시작해 7월에 끝났다. 2015년 5월에 시작한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는 그해 12월이 돼서야 종식됐다. 2018년에 다시 국내에 유입됐을 시기도 가을이었다.

 

이를 보면 국내 발병에서 계절적인 특성이 딱히 관찰되지는 않는다.

 

기 교수는 ”사스의 경우 국내에 한 번밖에 유입이 안 돼서 발생한 계절과의 연관성을 알 수 없다”며 “메르스는 중동에서 매년 유행하고 있는데, 보통 3월에 시작되긴 하지만 특별히 겨울에 많이 발생한다든지 하는 계절적인 특성을 보이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사스의 경우 7월에 종식될 수 있었던 요인이 높은 온도와 습도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경우에도 감염자에 대한 차단과 격리를 통해 유입을 막는 동시에 계절 변화로 인한 요인이 맞물린 것이지 기온의 상승이 바이러스 사멸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

 

백 교수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온에 영향을 받는다고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우 이런 연구를 가져다 설명할 수는 없다”며 “역학 조사 등 다양한 연구를 보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이 있는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응급의료센터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선별진료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전문가들 “신종 바이러스의 계절성 알 수 없다”

 

전문가들은 감염이 전파되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한다. 

 

밀접촉자 간의 감염으로 바이러스가 양산되는 현 상황에서는, 기온이 오르는 등의 환경 변화가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 있는 것이다.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6일 “일반적인 코로나바이러스는 기온에 약한 패턴을 보일 수 있지만, 이건 신종 바이러스라서 감염된 사람들 통해서 계속 전파된다고 하면 보장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어 “지금 상황에서는 누구나 걸릴 수 있고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양상이기 때문에 계절적 양상에서 벗어났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밀접촉자 간의 감염이 대부분인 현재의 양상으로는 밀접촉자간의 전파를 빨리 끊는 게 가장 중요하다.

 

백 교수는 “환자가 중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난다면 우리나라도 늘어날 것”이라며 “기온이 올라감에 따라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말 그대로 기존 코로나바이러스가 변이된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역학 조사나 연구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백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발견된 지 한 달밖에 안 된 바이러스다”라며 “아무런 역학적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환경에 어떤 영향을 받을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 위기소통팀 역시 6일 기온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간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 세계적인 첫 유행이라 현재 사례나 정보가 너무 부족해 날씨에 대한 예측을 섣불리 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장현은 인턴기자 jang54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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