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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공장 휴업 연장에 국내 車업계 '전전긍긍'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0-02-04 06:00:00 수정 : 2020-02-03 23: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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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울산4공장 일부 셧다운 검토 / 제네시스 등 이번주 중반 생산 차질 / 쌍용차, 4일부터 평택 공장 셧다운 / 한국GM·르노삼성 “상황 예의주시” / LG화학, 中 제동에 난징공장 ‘스톱’ / 전기차 배터리 생산도 차질 불가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중국 내 공장 휴업 연장으로 자동차 업계가 직격탄을 맞게 됐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와 현대차 일부 인기 차종은 이번 주 중반부터 정상적인 생산이 힘든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최대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기업인 LG화학도 중국 난징 공장 가동을 지난 주말 중단했다고 확인했다.

사태가 빨리 진정되지 않으면 자동차 등 국내 제조업계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와이어링 하네스’ 재고 확보량은 승용 총 18종 가운데 17종이 6일 오후 3시까지, 나머지는 12일까지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확인됐다. 상용 6종은 11일까지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으로 노사는 제네시스 G80·G90 등을 생산하는 울산 4공장 일부 라인에 대해 이르면 4일부터 ‘셧다운(공장 가동 중단)’하는 안을 놓고 이날 늦게까지 협의를 진행했다. 다만 이번 사태를 ‘사측의 해외공장 확대와 해외생산 제일주의가 빚은 참극’으로 규정한 노측의 임금 보전 요구로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기아차도 생산 물량을 줄이며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현대차의 경우 와이어링 하네스 물량의 75% 정도를 협력사 중국 공장에서 조달 중이며, 나머지는 국내와 동남아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대체 여부 등을 상정할 수 있지만 부품 특성상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와이어링 하네스란 배선 뭉치를 뜻하는 것으로, 전장부품에 전원과 신호를 전달하는 핵심 부품이다. 통상 자동차 한 대에 들어가는 와이어링은 길이 1∼3㎞, 무게 10∼50㎏이며, 10개 내외 세트로 구성된다. 조립 초기 공정 차량 바닥에 들어가는 배선으로 이 부품 조립 없이는 다음 공정으로 넘어가지 못한다. 세트 하나만 빠져도 차가 완성될 수 없다는 뜻이다. ‘하네스’는 말의 등에 채워 마차와 연결하는 벨트 장구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사진=뉴스1

현대차 관계자는 “와이어링은 차종은 물론 트림, 사양에 따라 모두 달라 다른 부품처럼 재고를 넉넉히 확보해둘 수 없다”면서 “5∼6일은 돼야 정확한 상황 파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는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단기간에 잡힌다는 전제다. 공영운 현대차 사장은 이날 산업통상자원부 주재 ‘긴급수출상황 점검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며 “(발생할 손실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은 가정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쌍용차는 4일부터 12일까지 평택공장을 셧다운한다고 밝혔다. 한국GM도 지난 주말 예정됐던 특근을 모두 취소했다. 한국GM 관계자는 “아직 가동 및 생산에 차질은 없지만 속도를 조절하는 차원”이라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르노삼성도 “아직은 재고에 눈에 띄는 문제가 없지만, 중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배터리 업계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주말 중국 난징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고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확인했다. 폭증한 글로벌 배터리 수요에 충분히 대처하지 못해 애를 먹던 LG화학은 춘절 연휴에도 일부 라인을 가동했지만, 결국 당국이 제동을 걸면서 9일까지 공장을 운영할 수 없게 됐다. LG화학 관계자는 “아직은 납품에 차질을 빚지는 않는 상황이지만,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조기 종식 안 되면 경기 하방 압력 작용”

 

홍남기(사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사태가 조기에 종식되지 않으면 경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관련 관계부처 장관회의에서 “이번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아직은 제한적이지만 앞으로 사태 전개를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방문이 확인됨에 따라 2일부터 임시 휴업에 들어간 신라면세점 서울점에서 3일 오후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추가 방역작업을 위해 면세점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이번 사태가 중국 경제 자체에 일정 부분 성장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세계 경제에 전반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 가능성이 커 우리 경제에도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경제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보다 훨씬 커졌다”며 “이번 사태로 중국 및 국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시나리오별로 철저히 분석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수출, 음식·숙박업, 관광, 운수·물류, 중소기업, 자영업자 등 업종·분야에 소관 부처별로 별도 대응반을 두고 현장실태를 파악하고 있다”며 “당장 수출 기업에 대해서는 경영 애로 해소와 시장 다변화 등을 중심으로 2월 중 수출지원 대책을 세우고 내수 피해 우려 업종에 대해서는 정책 자금 지원 강화 방안을 신속히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대량으로 구매한 마스크를 가방에 옮겨 담고 있다. 뉴스1

정부는 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한 보건용 마스크의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급격한 가격 인상, 일방적인 거래 취소 등 시장교란 행위는 강력하게 단속하고, 심각한 수급 불안 상황이 되면 긴급 수급 조정 조치도 강구해 나갈 방침이다.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을 보면 정부는 물가가 급격히 오르고 물품 공급이 부족해 국민 생활 안정을 해치고 국민경제의 원활한 운영을 현저하게 저해할 우려가 있을 때는 생산계획의 수립·실시, 변경 등을 해당 물품 사업자에 지시할 수 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일부 어려운 분들에게 마스크를 공급하는 방안을 강구해 봐야 한다”며 “마스크 가격이 많이 오르고 취약계층에 부담이 있다면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정우 기자, 세종=우상규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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