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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에 갇힌 中 유튜버 “봉쇄에 대책은 전무…도시는 지옥”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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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1-28 17:10:11 수정 : 2020-02-01 16:3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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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우한 폐렴’이라 불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진원지로 지목된 중국 우한시를 상대로 지난 23일부터 봉쇄령이 내려진 가운데 현지 일각에선 “정부의 초기 대응이 엉망이었다”고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이런 주장을 담은 우한 시민의 동영상이 주목받았다.

 

지난 26일 유튜브 채널 ‘신세기 TV’에는 ‘우한 폐렴 진원지에서 목숨 걸고 올린 영상’이란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은 28일 오후 1시59분 기준 조회 수 637만회를 기록할 정도로 누리꾼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 영상을 올린 A씨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등장해 지난 25일 우한의 실내에서 촬영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에서는 인터넷 차단을 뚫고 느린 속도로 영상 올리기가 정말 어렵다”며 “다른 중국인들과 선량한 분들에게 심각성을 알리고 우한 사람들의 상황을 알리고자 한다”며 영상 제작 및 공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우한은 모든 교통수단이 차단됐다“며 ”주유소도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가족이 고혈압이나, 심장병에 걸리면 어떻게 하느냐“라고 교통수단의 완전 차단을 비판했다.

 

나아가 ”자신이 우한 폐렴에 걸린 것 같아도 병원에 갈 엄두를 못 낸다”며 “병원에 환자가 넘치고 번호표 없이 줄 서게 한다”고 주장했다.

 

또 “병원에 가서 몇시간을 기다려도 의사들은 보는 척도 안한다”며 “원래 건강하던 사람도 병원에서 대기하던 중 교차 감염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A씨는 이른바 ‘도시 봉쇄령’이 내리기 전까지 정부는 우한시와 관련해 안일한 초동 대응을 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지난 22일 우한이 봉쇄되기 직전 거리에 마스크를 쓴 사람이 없었고, 시민들은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마작을 즐기는 등 평소대로 생활했다”며 “직접 목격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장과 당서기는 뭘 하고 있었는지, 지방 고위간부와 일인자로서 그들이 아무 정보도 없었을까”라고 되묻고는 “정보가 있었다면 왜 TV 연설이라도 하지 않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왜 시민들에게 빨리 강제로라도 마스크를 착용시켜 경각심을 높이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하고는 “만약 그들이 소식을 몰랐더라면, 이는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도 지적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 23일 도시 봉쇄 후에야 우한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내용의 공지문이 붙었다.

 

그는 “시민들이 협조하지 않은 게 아니라, 정부가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라며 “정부가 2003년 사스(SARS·급성호흡기증후군)의 교훈을 잊고 잘못된 역사를 반복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와 함께 “이번 사태는 2003년 사스 때보다 심각하다”며 “지금 외출을 하거나 병원에 가려 해도 모든 교통수단이 멈춰있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계속해서 “자가용으로 병원을 가고 싶어도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수도 없고 의료체계도 마비됐다”며 “엄청난 혼란 상태고, 의료계에서는 입원 환자에게 소염제와 항생제를 넣어주는 게 전부”라고 질책했다.

 

이어 “한 마디로 죽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며 “몸이 잘 버텨주면 다행이고, 안 그러면 죽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A씨는 또한 “가장 어처구니없는 것은 일부 의심 사례는 확실한데도 병원에선 진단 키트가 없다면서 의료용품 부족으로 환자들을 돌려보낸다는 사실”이라며 “지구에서 이런 엉터리 나라가 또 있을까 정말 묻고 싶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아울러 “의심환자는 물론이고 1000분의 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확실한 진단을 내려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며 ”그냥 돌려보낼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나아가 “만약 (돌려보낸 이가) ‘슈퍼 전파자’(혼자 여러 사람에게 전염병을 퍼뜨리는 사람)’라면 정부나 의료기관이 공공연히 보균자를 지역사회에 들여보내 교차 감염이 일어나게 하는 것”이라며 “개인이나 시민은 의학상식이 아무리 뛰어나도 병원 치료를 뛰어넘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양심을 걸고 지금 말한 것은 모두 진실이며, 지금 우한시는 지옥”라고 일갈했다.

이른바 ’우한 폐렴’이라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치료하기 위한 의료지원팀이 지난 26일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으로 떠나기 위해 허난성 정저우 동역에서 기차에 오르고 있다. 정저우=신화연합

 

한편 중국 안팎에서 우한 폐렴 확진자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초동 대응에 실패해 결국 봉쇄라는 극단적 조치를 취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우한시 당국은 지난 23일 오전 10시를 기해 버스와 지하철, 페리, 시외 장거리 버스 및 항공편과 열차편도 임시 중단했다. 사실상 1108만명이 거주 중인 교통 요충지 우한에 대한 봉쇄령이 내려진 셈이다.

 

우한 인근 도시도 봉쇄됐다. 인구 750만의 황강과 107만명의 어저우 등이 그 대상이다.

 

봉쇄 시기가 ‘뒷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포탈 사이트 바이두와 중국 경제매체 재일 재경망 등은 우한이 봉쇄되기 전인 10일~22일 500만여명이 빠져나갔다고 분석했다.

 

이런 탓에 행정 및 방역 당국이 초동 대응에 실패했다는 여론이 일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5일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우한 폐렴에 대한 전방위 대책을 재촉하고 ‘전염병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중앙 정부는 초동 대응에 실패한 관리자들을 문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뒤늦게 전방위 대책 마련과 대응에 나섰지만 중국 내 우한 폐렴 확진자는 폭증하는 추세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이날 오전 0시 기준 전국 30개 성에서 확진자는 4515명, 사망자는 106명으로 각각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발병지로 지목된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에서만 확진자가 2714명으로 늘었고, 사망자도 100명에 이른다. 우한의 사망자는 85명이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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