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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3 신화’ 딛고… 콘텐츠 플랫폼기업으로 부활 꿈꾼다 [창의·혁신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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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1-22 02:00:00 수정 : 2020-01-22 13:4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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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어스컴퍼니로 사명 바꾸고… / 음향기기 디바이스서 무게중심 이동 / 음악·영상 등 콘텐츠 전반 영토 확장 / 전통적 이용 방식과 다른 새로운 제안 / 창작자·사용자 모두 윈윈 구상 담아 / 사업다각화로 다시 뛴다 / AI기반 플랫폼 ‘플로’ 뮤직사업 차별화 / 음원 유통 미디어콘텐츠 부문도 공들여 / ‘아이리버 정체성’ 디바이스사업 지속 / 오디오·소형가전 등 제품 영역 넓혀가

2000년대 초반 한국에서 ‘아이리버’ MP3플레이어는 적수가 없는 ‘메가 히트’ 상품이었다. 당시 음향기기 세계 최강자 일본 소니를 상대로 ‘Sorry, Sony’(미안해, 소니) 라는 광고를 내며 도발할 정도였다.

 

아이리버의 시작은 1999년 양덕준 대표 등 7명이 자본금 3억원으로 설립한 ‘레인콤’이었다. 2000년 매출액 80억원에 불과하던 레인콤은 ‘인터넷의 강’을 뜻하는 아이리버 브랜드 MP3 플레이어로 세계를 석권하며 2001년 매출액 533억원, 2002년 799억원까지 급성장했다. 국내 MP3플레이어 시장의 70%가량을 장악했으며, 세계 시장에서도 점유율 25% 정도를 차지했다. 2005년 세계 최대 정보통신·가전 전시회 CES에서 기조연설을 맡았던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아이리버 제품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을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애플 아이팟의 등장과 함께 아이리버의 아성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레인콤은 애플을 상대로 사과를 씹어 먹는 광고까지 곳곳에 게재하며 공세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혁신적인 디자인과 자체 플랫폼 ‘아이튠즈’를 당해내지 못했다. 이어 아이폰 등 스마트폰의 시대가 도래하자 MP3 플레이어 수요는 더욱 줄었고 아이리버는 결국 2007년 국내 사모펀드 ‘보고펀드’에 매각됐다.

지난해 5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하이엔드 오디오 쇼’에서 현지 관람객이 아스텔앤컨 제품을 청음해보고 있다. 드림어스컴퍼니 제공

◆아이리버에서 드림어스컴퍼니로… 콘텐츠 플랫폼 기업 꿈꾼다

하지만 SK텔레콤의 품에 안긴 드림어스컴퍼니(구 아이리버)는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난 20일 찾은 서울 방배동의 드림어스컴퍼니 사옥은 오는 5월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하이엔드쇼’에 맞춰 신제품 오디오를 출시하기 위한 준비로 분주했다.

드림어스컴퍼니는 지난해 3월 디바이스 사업 기반의 아이리버에서 사명을 바꾸고 음악 플랫폼 ‘플로’(FLO)를 필두로 콘텐츠 플랫폼 사업으로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꿈꾸는 사람’(Dreamer)과 ‘우리’(us)를 결합한 새 사명 드림어스는 ‘창작자와 사용자가 다채로운 세상을 함께 꿈꾼다’는 의미로 음악, 영상, 공연 등 문화콘텐츠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비전을 담고 있다.

대표도 새로 선임했다. 지난해 임명된 이기영 대표는 직전까지 SK텔레콤 뮤직사업TF장과 아이리버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겸직하며 플로 론칭 등 음악 사업 전반을 이끌어 왔다. 이 대표는 “콘텐츠와 플랫폼 영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드림어스컴퍼니를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아이리버는 음악을 듣던 전통적인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과감히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던 글로벌 혁신기업이었다”며 “드림어스컴퍼니도 음악 플랫폼 시장의 관습에 도전하면서 창작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콘텐츠를 즐기고 누리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드림어스컴퍼니의 사업영역은 음악플랫폼 플로를 중심으로 한 뮤직사업부문, 음원 유통과 MD사업에 집중하는 미디어콘텐츠 부문, 아스텔앤컨 등 오디오·소형가전 제품을 생산하는 디바이스 사업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뉘어 있다. 2018년 SK텔레콤이 내놓은 플로는 개인의 취향에 따라 쓸수록 진화하는 인공지능(AI) 기반의 맞춤형 음악 추천 플랫폼이다. 실시간 차트 중심의 기존 음악 플랫폼과 달리 이용자의 취향에 초점을 맞추며 차별화했다.

2018년에는 B2B(기업 대 기업) 음반·음원 유통 사업에 뛰어들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와의 업무 제휴를 기반으로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ITZY 등의 음원을 유통하며 시장 점유율 15.5%를 기록하고 업계 3위에 올랐다.

드림어스컴퍼니에서 생산하는 무선 이어폰

◆오디오에서 손난로까지… 디바이스 사업도 이어가

드림어스컴퍼니는 ‘아이리버’의 정체성이었던 음향기기 사업과 각종 생활용품 등 디바이스 사업도 지속하고 있다. 고성능 휴대용 오디오 브랜드 ‘아스텔앤컨’을 필두로 아이리버 브랜드 가치와 역량을 바탕으로 한 B2B 사업으로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고 있다. 최근에는 AI 테크놀러지를 기반으로 SK텔레콤의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 미니’ 등을 개발했다.

휴대용 선풍기
벽걸이 오디오

각종 생활용품도 활발히 만들고 있다. 휴대용 선풍기 ‘BF-A7’은 여름뿐 아니라 사계절 내내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제품으로, 평소에 휴대하다가 필요에 따라 제품을 접으면 탁상용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여름에는 선풍기로 쓰고, 다른 계절에는 손잡이만 분리하면 디지털 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보조배터리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또 사회적 기업 마리몬드와 손잡고 꽃무늬 충전식 손난로도 내놨다. 전원을 켜기만 하면 자동으로 온도를 높이고 유지하는 기능을 지원했고, LED 램프를 탑재해 실용성을 높였다.

무선 가습기
충전식 손난로

드림어스컴퍼니 관계자는 “아이리버 브랜드가 20년간 이어온 음향기기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생활 속 제품을 확대해 나가겠다”며 “미니언즈, 헬로키티 등 새로운 IP(지식재산권)를 결합한 비즈니스 영역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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