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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하려고 저런다’ 9년 들었다” 임은정…내부고발자로 남겠다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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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1-21 16:59:19 수정 : 2020-01-21 16:5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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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 연합뉴스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가 자신을 둘러싼 ‘4·15 국회의원 총선거 출마설’을 일축하면서 ”검찰 개혁을 위한 내부 고발자의 삶을 묵묵히 견뎌 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임 부장검사는 21일 페이스북에 ‘출마하려고 저런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제 도가니 일기가 공개된 2011년 그 말(출마하려고 저런다)를 들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앞서 2007년 3월 광주지검에 근무할 당시 이른바 ‘도가니 사건’의 공판검사를 맡아 청각 장애인 교육시설인 인화학교에서 2000년부터 5년여에 걸쳐 교장과 교직원들을 통해 자행된 아동 학대와 성폭행 수사를 담당했다.

 

이 사건은 2011년 영화로도 제작돼 전 국민의 주목을 받았었다.

 

임 부장검사는 “검찰 바로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상식적인 비판 글을 지속해서 내부 게시판을 통해서 올렸을 뿐인데, 조직 분란을 획책하는 불순분자로 취급됐고, 많은 분이 제 ’범행 동기’를 총선을 향한 불순한 의도로 확신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몇 번의 총선과 보궐선거가 지나가고 그렇게 8년이 흐르니 내부 게시판에는 신선한 댓글이 달렸다”며 “이번 (검찰) 인사에서 배려받고 싶어한다던가”라고 덧붙였다.

 

임 부장검사는 또 “‘출마’내지 ‘출세’ 이외에는 다른 동기를 생각하지 못하는 일부 검사들이 한심하고 이런 현실이 씁쓸하면서도, 이제는 ‘인디언 기우제’를 끝내려나 하는 기대감이 움튼다”며 “이 지겨운 인디언 기우제가 끝나야, 제 말을 곡해하지 않고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의 심경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아울러 “시간은 참과 거짓, 알곡과 가라지를 거르는 체와 같고, 시간은 내 편임을 잘 아니 지치긴 하지만 어차피 가야 할 길 씩씩하게 왔고, 기운 내며 걸어갈 각오”라며 “동료들과 함께 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정 안되면 혼자라도 먼저 가 우리 앞을 막아선 저 강에 징검다리 하나 놓겠다는 각오는 무죄 구형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 소속이던 2012년 12월 과거사 재심 사건을 다른 검사에게 넘기라는 상부의 지시를 어기고 ‘무죄 구형’을 했다는 이유로 정직 4개월의 징계를 받있다 2017년 10월 징계취소 소송에서 승소한 바 있다.

 

임 부장검사는 나아가 2017년 12월 내부 고발자로 ‘이문옥 밝은 사회상’을 받았을 당시 수상 소감 중 “검찰 안팎으로부터 조직에 칼을 꽂았다거나 혼자 튀려고 저런다는 등의 비난을 들을 때, 역사 속으로 들어가 그런 비난에도 꿋꿋하게 양심을 지킨 분들을 찾아 위로를 받곤 했어요”라는 부분을 발췌 인용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당시)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분들과 함께 호명된 이유는, 앞으로 아름다운 영혼이 되라는 격려로 알겠다”며 ”더욱 분발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더불어 ”아직 검찰은 바꾸어야 할 게 너무 많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공익 제보자들이 사회 곳곳에서 아름다운 영혼으로 선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좀 더 많은 아름다운 영혼들이 싹을 틀 테고 우리 사회는 더욱 아름다운 숲이 될 것“이라며 “저는 검찰에 더욱 뿌리를 내리고 아름드리나무가 될 테니, 아름다운 영혼을 가진 분들도 지금까지처럼 각자의 길에서 더욱 분투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 페이스북 갈무리.

 

임 부장검사는 앞서도 정치 할 뜻이 없다고 언론을 통해 공론화한 적 있다.

 

그는 지난해 3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치에 관심이 없느냐. 영입 제안 안 받았느냐’는 진행자 김현정 앵커의 질문에 “받았었다”며 ”농담처럼 저를 괴롭히는 사람이 있으면 내가 국회 법사위원 돼서 ‘자네 아직도 그 따위로 일하나?’라며 ’갑질’ 하는 상상을 하고 스트레스를 푼 적도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도 “‘정치하려 그런다’는 말을 들으니 노이로제가 걸릴 것 같았다”며 ”내 말 안 듣고 정치하려고 그러는 의도를 의심한다”고 토로했다.

 

계속해서 “내 의도를 의심받고 싶지 않다”며 ”그래서 영입 제의가 들어온 뒤 거절했다”고 했다.

 

김 앵커가 ‘내년 총선에서 영입 제안을 받으면?’이라고 묻자 임 부장검사는 “제가 아직 검찰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정계 진출에 관심이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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