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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명 목숨 구한 아주대 닥터헬기 못 뜨나 "답 없는 인력…이국종도 탑승거부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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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1-21 23:10:52 수정 : 2020-01-22 13: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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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닥터헬기, 아주대병원 갈등으로 운항 불가는 있을 수 없는 일”

 

지난해 8월29일 오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응급의료전용헬기(닥터헬기)의 종합 시뮬레이션 훈련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오른쪽)와 이국종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아주대병원 외상외과장·의대 교수)이 헬기에 탑승해 있다. 수원=연합뉴스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의료진이 응급의료전용헬기(닥터헬기) 탑승 거부 입장을 밝혀 앞으로 정상 운항에 난항이 예상된다.

 

의료진 측은 탑승 거부 이유에 대해 ‘병원 측에 아무리 호소해도 적정 인력을 충원해 주지 않아서’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는 21일 정경원 권역외상센터 과장과의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 과장은 “전날 경기도 담당자에게 닥터헬기를 아주대 외상외과 의료진과 탑승해 띄우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했다.

 

권역외상센터 측이 직접 경기도에 탑승 거부를 통보했단 것이다.  

 

정 과장은 “아주대병원에서 2011년부터 소방헬기를 운항했다”며 ”2013년이 돼서야 헬기 탑승 인원이 3~4명으로 조금 늘었고, 11명이 된 건 얼마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이 인력으로 당직 근무를 하고 닥터헬기도 타는 건 힘들다”며 “그동안 아무도 헬기에 몇명의 의료진이 어떻게 타는지 관심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인력 충원해달라고 그렇게 요청했는데, 병원은 앞으로도 외상센터 의료진을 충원해 주지 않을 것”이라며 “더는 못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니) 안 하겠다”며 “이국종 교수도 내게 그렇게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권역외상센터장인 이 교수(아주대병원 외상외과장·의대 교수)는 아주대의료원 고위층과의 갈등으로 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이미 밝힌 바 있다.

 

설립 때부터 큰 역할을 해온 이 교수가 떠난다면 권역외상센터 운영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 과장은 전날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인력 부족과 관련한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 바 있다.

 

그는 “권역외상센터 소속 전문의는 11명”이라며 ”헬기가 탑승하는 당번은 당일 병원 업무에 투입되지 못하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지금 인력으로 당직 전문의 2명 중 1명이 당직 근무와 헬기 탑승을 동시에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추가로 의사 5명과 간호사 8명이 필요해 이를 병원 측에 요청했고, 병원 측은 지난해부터 순차적으로 인력을 충원해 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지금까지 헬기 탑승을 위한 인력 충원이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해 8월29일 오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응급의료전용헬기(닥터헬기) 종합 시뮬레이션 훈련에서 이국종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가운데·아주대병원 외상외과장·의대 교수)이 응급처치 시범을 보이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이를 두고 한겨레신문은 최근 이 교수에게 욕설한 것으로 보도된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을 위시한 아주대병원과의 갈등이 닥터헬기의 난항을 빚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 교수는 전날 복수의 언론과 인터뷰에서 병원과 권역외상센터 인력 충원 및 병상 부족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고 전하면서 전공인 외상외과 평교수로만 남겠다고 밝혔다. 센터 운영에도, 헬기 탑승에도 관여하거나 참여하지 않겠다며 중도 하차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닥터헬기는 각종 의료장비를 갖춘 응급 전용 헬기로, 출동 요청 후 5분 내 의사와 간호사 등 전문 의료진이 동반 탑승해 사고 현장으로 날아간다.

 

앞서 정부는 2011년 9월 응급의료 사각지대 해소와 취약지역 이송체계 구축을 위해 도입했다.

 

경기도는 2018년 11월27일 국내 최초로 이 교수와 손잡고 중증 외상환자의 이송체계 구축을 위해 ‘24시간 닥터헬기’ 도입에 나섰다. 

 

경기도는 국비 30%와 도비 70% 등을 보태 51억원을 지원했다. 닥터헬기는 대당 가격이 80여억원, 연간 관리·운영비로 30억여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는 또한 닥터헬기가 중증외 상환자가 발생한 가장 가까운 곳에 내리고 뜰 수 있도록 지난해 6월18일 도교육청, 외상권역센터와 구축 협장을 맺고 관공서와 공공기관, 학교 운동장 등 경기도 내 2420여곳을 이·착륙장으로 확정했다.

 

소방재난본부 소속 구급대원을 권역외상센터에 파견하고, 헬기 제공자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와 협력을 통해 운항 준비를 했다.

 

더불어 아주대병원을 운영 사업자로 지정했고, 작년 8월31일부터 운항에 들어가 10월12일까지 39일 동안 19건 출동, 17명의 응급환자를 구했다.

지난해 8월29일 오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응급의료전용헬기(닥터헬기) 종합 시뮬레이션 훈련에서 참가자들이 환자를 헬기로 옮기는 훈련을 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지난해 8월29일 닥터헬기 1호가 합동훈련을 마친 뒤 이 교수는 언론에 “기존 닥터헬기와는 달리 산악 등과 같은 고난도 구조업무 등 소방 관련 임무는 물론이고 해상작전까지 할 수 있는 헬기로, 격오지에 있는 주민뿐만 아니라 해병대 전력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며 “헬기로 응급 중증외상환자를 이송하는 것 자체도 대한민국에 없었던 패러다임인데, 더 나아가 소방과 완전히 융합된 시스템이 구축됐다”고 기대감을 직접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해 10월31일 ‘독도 헬기 추락사건’ 후 중앙 119 구조본부 헬기와 동종 기종인 경기도 닥터헬기는 기체 점검을 이유로 운항이 중단됐다. 

 

이후 KAI의 안전점검을 받았고 지난 15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운항 재개 승인을 받은 상황이다. 

 

경기도는 이날까지 야간훈련을 한 뒤 가능하면 오는 22일부터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권역외상센터 측의 탑승 거부로 운항이 어려워졌다. 

 

이 같은 논란에 경기도 측은 닥터헬기 운영은 필수불가결하단 입장이다.

 

도 관계자는 “복지부는 아주대병원 간호사 충원 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고, 이 교수는 의료진 인력 충원 등의 문제를 제기해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경기도가 지원한 닥터헬기가 중단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복지부 지침에 따라 닥터헬기 운항에는 의사 탑승이 꼭 필요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부, 권역외상센터 측과 이 문제에 대해 협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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