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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불매운동 6개월… 분위기 한풀 꺾이나?

, 日 '경제 보복'

입력 : 2020-01-11 19:00:00 수정 : 2020-01-11 22: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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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불매운동이 신경 쓰이지만... 급하게 양말이 필요해서요.”

 

지난 9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유니클로 매장. 양말 3켤레를 산 A씨는 매장을 찾은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 가격이 비싸지 않고 영원히 불매운동을 할 수는 없지 않으냐”며 “일본을 좋아하진 않지만 제품까지 싫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가 찾은 유니클로 매장에선 10여명의 고객이 제품을 고르고 있었다. 매장 직원은 ‘매출이 나아졌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지만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절정이었던 지난해 7월보다 확실히 회복된 듯했다. 인근 지오다노 매장과 비교해 봐도 고객 수 차이가 거의 없었다.

 

온라인 공간도 유니클로 이용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업체 ‘아이지에이웍스’가 월별 유니클로 모바일 앱 사용자를 분석한 결과 불매운동이 한창이던 지난해 9월 사용자(27만6287명) 대비 지난해 11월 사용자(68만8714명)는 2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유니클로 관계자는 “매출 부분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공개된 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 일본 불매운동 분위기 완화되나

 

지난해 7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를 규탄하는 차원에서 시작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 6개월 넘게 지속한 시점에서 일본 제품에 대한 반감이 한풀 수그러든 것처럼 보인다. 수출 규제 정상화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대화에 나서며 관계를 회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수출 규제에 따른 타격도 생각보다 크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몇몇 기업은 일본 불매운동으로 축소된 교류의 물꼬를 다시 틀 준비에 나서고 있다.

 

일부 항공사들은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에 따라 축소된 일본 노선 운항을 점차 재개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운항을 멈췄던 인천발 가고시마·고마쓰 2개 노선 운항을 지난해 11월부터 재개했고, 에어부산은 중단했던 부산발 삿포로 노선을 재개하기로 했다. 이스타항공도 지난해 12월 인천발 삿포로 노선과 오키나와, 미야자키 노선 등 운항 재개에 들어갔다.

 

일본 여행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점차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일 업무차 일본 삿포로를 찾은 기모(34)씨는 “공항에서 일본을 찾은 한국인을 많이 볼 수 있었다”며 “지난해와 비교하면 일본에 대한 반감이 시들해진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한때 온라인상에서 ‘금기시’됐던 일본 여행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인증사진도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었다.

 

지난 9일 서울 시내 한 편의점의 주류보관대에 일본 맥주는 가장 아래 진열돼 있었다. 안승진 기자

마트와 편의점의 일본 맥주들은 여전히 주류 코너 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지만 관세청에 따르면 일본 맥주 수입량은 지난해 11월 130t(톤)을 기록하며 지난해 9월 수입량(4.2t) 대비 30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매출이 아주 바닥일 때보다 상승했지만 일본 맥주의 경우 유통업체들에서 할인행사를 안 하고 있어 회복됐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이번에는 생맥주 유통 기한이 마무리되는 시점과 맞물려 수입량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제품들을 소개하며 불매운동을 이끌었던 홈페이지 ‘노노재팬’(NONOJapan)도 한때 접속이 폭주해 사이트가 중단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최근엔 접속량이 많이 줄어든 모양새다. 사이트 내 게시판 글은 지난해 8월 하루 50여개의 글이 오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엔 1~2개 정도만 올라오고 있었다.

 

◆ 전문가 “일본기업 자산 현금화 예상되는 오는 3월이 관건”

 

전문가는 강제징용에 대한 대법원 판결로 일본기업 자산 현금화 조치가 예상되는 오는 3월이 불매운동의 동력을 좌우할 거라 전망한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일본학)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일본의 무역 보복조치 상황에 비례할 수밖에 없다”며 “향후 보복이 강화되거나 실질화하면 불매운동이 더 지속되거나 강화될 수 있지만 향후 도쿄올림픽도 예정돼 있고 중장기적으로 보면 분위기가 완화되는 쪽으로 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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