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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답방’ 다시 꺼낸 文… 北 호응할까? [뉴스분석]

입력 : 2020-01-08 06:00:00 수정 : 2020-01-08 07:3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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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서 의지 피력 / “北·美 대화만 의존… 남북관계 타격 / 남북협력 증진 현실적 방안 절실” / 올림픽 공동 개최 등 교류 제안 / 北 ‘통미봉남’ 강화로 호응 미지수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신년사에서 “올해는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라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답방 문제를 다시 꺼내 들었다. 북·미 협상이 결렬된 뒤 장기 교착 상황에 놓인 남북관계를 주도적으로 풀어보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대북 화해 메시지는 지난해 2·28 북·미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남북 경색 국면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사실상 남한을 무시하고 있고 최근에는 새로운 전략무기 도발을 예고하고 있다. 북한의 호응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진행된 경자년(庚子年) 신년사를 통해 “(지금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인고의 시간”이라며 “우리에게 한반도 평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고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가 본격화되면서 남과 북 모두 북·미 대화를 앞세웠던 것이 사실이다. 북·미 대화가 성공하면 남북 협력의 문이 더 빠르게 더 활짝 열릴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이라면서 북·미 관계에 의존하다가 남북문제에도 타격을 입게 됐다는 아쉬움을 피력했다. “북·미 대화의 동력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는 원칙론적인 입장을 재차 강조했지만, “북·미 대화의 교착 속에서 남북관계의 후퇴까지 염려되는 지금 북·미 대화의 성공을 위해 노력해 나가는 것과 함께 남북 협력을 더욱 증진시켜 나갈 현실적인 방안을 모색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해졌다”고 부연했다. 북·미 대화에만 의존하지 않고 남북관계를 풀어가기 위한 작업을 병행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8년 9월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환호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한 방안으로 올림픽 공동개최를 제안했다. 올해 한국에서 개최하는 동아시아 역도 선수권대회와 세계 탁구 선수권대회에 단일팀 선수를 선발하자는 것이다. 올림픽 공동개최가 성사되면 대북제재 완화의 한 관문인 남북 간 철도·도로 연결 사업을 자연스럽게 추진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접경지역 협력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 및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등재 등을 김 위원장에게 제안했다. 이어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평화통일의 의지를 다지는 공동행사를 비롯해 김 위원장의 답방을 위한 여건이 하루빨리 갖춰질 수 있도록 남과 북이 함께 노력해 나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인 올해 남북 공동사업으로 기념행사를 열어 이 자리에 김 위원장의 답방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는 유엔의 대북제재와 맞물려 있어 우리가 독자적으로 움직일 공간이 넓지 않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현 단계에서 김 위원장의 답방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그것이 중요한 목표라는 것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올해 남북관계의 목표가 제시됐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를 청와대가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기존의 남북 간 합의와 약속을 중심으로 제안 가능한 사업들을 뽑아 북한에 다시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이 듣고 싶었을 한·미 연합훈련 중단과 같은 제안이 빠져 북한이 적극적으로 호응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달중·조병욱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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