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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 전용 콘서트홀 오랜 숙원 풀릴까

입력 : 2020-01-05 20:58:09 수정 : 2020-01-05 20:5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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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 대중화 기대감 / 최대 1800석 ‘서울 시민 콘서트홀’ 추진 / 서울, 국제도시 명성불구 단 2곳 뿐 / 서울시향 ‘떠돌이 연주’… 고유 음색 방해 / 10여곳 중 ‘세종로공원’ 최적 후보지 / 북항에 ‘부산 오페라하우스’ 공사 한창 / 2022년 개관 목표… 새 랜드마크로 / 무대 어떻게 채울지 방향 설정 ‘과제’
서울 시민 콘서트홀조감도 예시. 서울시민클래식콘서트홀 건립추진토론회 제공

‘서울 시민 콘서트홀’과 ‘부산 오페라하우스’. 우리나라 클래식계가 완성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양대 프로젝트다. 실현된다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두 대도시의 문화적 자부심이자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게 된다. 그러나 인구 1000만인 서울 중심에 클래식 전용 공연장을 건립하는 서울 시민 콘서트홀은 그 필요성은 인정받고 있으나 아직 입지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해 호주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처럼 바다를 바라보는 예술복합공간이 될 부산 오페라하우스는 이미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나 정작 무대를 어떻게 채울지는 방향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 시민 콘서트홀

인구 1000만의 대도시이자 K컬처 등에 힘입어 국제적 도시로 발돋움한 서울은 새 클래식 공연장이 필요하다. 이는 숫자로 증명된다. 세계 주요 대도시 대형 클래식 공연장 숫자는 미국 뉴욕과 파리가 각 16개, 일본 도쿄 13개, 영국 런던 10개, 중국 베이징 8개다. 서울은 예술의전당과 롯데콘서트홀 단 2곳이다. 이는 중국 상하이(8개)나 홍콩(4개), 싱가포르(5개)에도 못 미치는 숫자다.

1978년 건립된 세종문화회관도 대극장이 콘서트홀로서 역할을 하고는 있으나 애초 복합공간으로 지어진 탓에 ‘음향이 최악인 연주장’으로 악평이 난 지 오래다. 문화수준이 높아지면서 클래식 공연은 갈수록 늘어나는데 공연장은 이를 다 소화하지 못하는 상태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선 클래식 연주회가 총 3458건 열렸으며 이 중 180건이 해외 연주자·단체의 내한공연이었다.

서울의 새 콘서트홀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악단인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오케스트라가 명문악단으로 자리 잡으려면 전용 콘서트홀이 필수다. 여기저기 옮겨다니며 연주하는 것으로는 악단 고유의 음색을 만들어낼 수가 없다. 자기 집이 있어야 안정적 생활이 가능하듯 서울시향도 꾸준히 연습하면서 자기 음색을 가다듬고 개성을 고정할 수 있는 본거지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세계 주요 도시 오케스트라는 전용 콘서트홀을 갖고 있다. 서울시향의 경우 세종문화회관 상주단체이기는 하나 대극장은 가동률이 100%에 근접하는 만원 상태로서 대관 공연이 70%대에 달한다.

이 때문에 오래전부터 논의가 분분했던 서울 콘서트홀 설립 논의가 최근 구체화했다. 서울시가 세종문화회관 리모델링 및 연계를 통한 ‘예술복합단지 조성’ 연구용역을 통해 만든 ‘서울시민 클래식 콘서트홀’ 건립안을 지난해 11월 말 공개하면서다.

서울 시내에는 새 콘서트홀 후보지가 10여 군데 손꼽히지만 역시 모범답안은 세종문화회관과 정부종합청사 사이 현재 세종로공원 자리다. 지하는 공영주차장이며 지상에는 전기통신발상지 기념탑, 조선어학회 기념탑, 한글글자마당 등이 조성된 공간이다. 일부에선 이미 도심이 복잡한 상태인 점을 들어 다른 곳을 알아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나 역사성이나 기능성 등에서 이만한 곳이 없다는 게 보고서 결론이다. 상징성이 큰 공간인 만큼 콘서트홀은 물론 예술교육 및 시민 음악공원으로서 예술복합단지를 만들어 서울 중심 대표적 관광지로 조성하자는 계획이다. 올해 중 설계공모가 이뤄진다면 약 65개월에 걸쳐 2000여억원이 투입되는 지하 2층, 지상 5층 공간에는 최대 1800석 규모의 콘서트홀과 시민문화프로그램을 위한 200석 규모의 예술교육 스튜디오, 그리고 서울시향 리허설룸 및 악기별 연습실과 함께 시민 모두를 위한 공원과 광장이 조성된다.

2022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인 부산 오페라하우스 조감도. 부산시 제공

◆부산 오페라하우스

아직 자리조차 정하지 못한 서울 콘서트홀과 달리 부산 오페라하우스는 2022년 개관을 목표로 공사가 시작된 상태다. 다만 설계 적정성 시비로 공사가 한동안 중단되는 등 크고 작은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부산 북항 재개발 프로젝트의 한 축으로 항구도시 부산의 모습을 크게 바꿀 것으로 기대되는 부산 오페라하우스는 바다를 바라보는 옛 항만부지에 1800석 규모의 대극장과 300석 규모의 소극장 및 전시실, 야외공연장 등을 갖춘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로 지어진다. 최신 설비를 갖춘 공연장으로서 국내 최고 수준의 무대가 만들어질 전망이나 문제는 어떤 공연으로 이를 채울 것인가다.

2018 공연예술실태조사 보고서 등에 따르면 부산 공연예술 수요는 서울이나 전국 평균에 비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새로 지어질 공연장 명칭은 ‘오페라하우스’이나 정작 부산 시민의 문화 욕구는 연극과 뮤지컬에 대한 수요가 높고 오페라 수요는 적은 편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오페라하우스에 과연 오페라를 연간 몇 편이나 어떤 방식으로 올릴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다. 오페라 전용관으로 건립할지, 아니면 뮤지컬과 일반 공연까지 두루 가능토록 할 것인지, 오페라하우스 상주·전속단체를 둘 것인지 등 분명한 목표를 정하고 효율적 운영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양한 공연을 즐기고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부산형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두루뭉술한 계획이 자칫 목표와 방향설정 부재로 알맹이 없는 대형공연장만 하나 더 추가하는 결과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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