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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우주군 신설… 공군의 '조종사 전성시대' 저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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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2-22 11:02:05 수정 : 2019-12-22 11: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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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 우주군 참모총장에 '非공사·非조종사' 장군 임명 / 별도 '우주사관학교' 없이 공사생도 중에서 장교 충원 / '조종사 전성시대' 저무나… 활로 모색에 나선 美공군

지난 수십년간 공군의 ‘상징’이었던 전투기 조종사의 전성시대가 이제 저물기 시작하는 걸까. 미국이 공군과 별개의 ‘우주군’을 새롭게 창설하고 다른 군사 강대국들도 조만간 미국의 뒤를 따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공군의 앞날에 이목이 쏠린다.

미군 최고 지휘부의 존 레이먼드 우주군 초대 참모총장(왼쪽)과 존 하이튼 합참차장. 둘 다 비(非)공사, 비(非)조종사 출신의 공군 4성 장군들이다. 미 국방부

◆신설 우주군 참모총장에 '非공사·非조종사' 장군 임명

 

22일 미 국방부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창설된 우주군의 초대 참모총장에 존 레이먼드 대장을 임명했다. 그는 직전까지 미 공군 우주사령관으로 재직 중이었다. 이제 독립한 하나의 군종을 대표하는 참모총장이 된 만큼 육해공군 참모총장과 나란히 합동참모회의에 출석, 발언할 권한도 생겼다. 

 

레이먼드 우주군 참모총장은 오랫동안 공군에서 활약했으나 공군사관학교 졸업생이 아닌 학군단(ROTC) 출신이다. 더욱이 그는 ‘공군’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파일럿도 아니다. 소위 때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운영이나 우주 관측 분야의 임무에 주로 종사해왔다.

 

그럼에도 전투기나 폭격기 조종사들이 우대를 받는 공군 조직에서 별을 4개나 달며 승승장구하다가 이번에 우주 작전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신설 군종의 초대 참모총장에 오르는 영예까지 안았다.

 

미 공군에서 군용기 조종 경력이 없으면서도 4성 장군이 된 사례로 존 하이튼 현 합참차장(공군 대장)을 빼놓을 수 없다. 그 역시 ROTC를 거쳐 임관한 뒤 ICBM 등 전략무기 운용 관련 보직을 두루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오늘날 미군에서 우주 공간의 군사적 활용 및 전략 핵무기 부문의 손꼽히는 전문가로 통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육해공군, 해병대, 해안경비대에 이은 미군의 6번째 군종으로서 ‘우주군’의 창설을 공식 선포하고 있다. 미 국방부

◆별도 '우주사관학교' 없이 공사생도 중에서 장교 충원

 

우주군은 일단 장병 및 군무원 약 1만6000명 규모로 단출하게 출범했다. 육해공군, 해병대, 해안경비대 등 다른 군종에 비하면 훨씬 작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장차 우주 공간에서 중국, 러시아 등과 경쟁하는 것을 강하게 의식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몸집을 불리며 미군에서 가장 중요한 군종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주군 창설에 관한 문서에 서명하며 “미국의 국가안보에 대한 (중·러의) 위협 속에서 우주에서 미국의 우위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비록 공군에서 분리됐으나 우주군과 공군은 한동안 밀접한 관계를 이어갈 전망이다. 그동안 공군을 운영해 온 국방부(펜타곤) 내 공군부가 우주군 관리·감독까지 맡았기 때문이다. 이는 미 해군부가 해군, 그리고 해병대를 나란히 관할하는 시스템과 흡사하다.

 

이런 원리는 사관학교 체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해병대가 자체 사관학교 없이 해사 졸업생 일부를 장교로 충원하는 것처럼 우주군도 독립한 사관학교를 갖는 대신 공사 졸업생 가운데 희망자들을 받아들일 계획이다. 당장 내년 5월 임관을 앞둔 공사 4학년 생도들은 조만간 공군과 우주군 사이에서 선택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공군기지에서 차세대 유인우주선 ‘오리온’의 시험발사체를 쏘아올리는 실험을 하고 있다. 미 국방부

◆'조종사 전성시대' 저무나… 활로 모색에 나선 美공군

 

우주군이 본궤도에 오르면 현재 공군이 운영하는 전략폭격기나 ICBM의 비중은 차츰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당장 미군은 우주군 창설을 계기로 향후 10년 안에 인공위성 탑재 레이저 무기를 실전에 배치할 것이란 전망을 소개했다. 설인효 한국국방연구원 팀장은 언론 기고문에서 “이 무기의 실전 배치가 이뤄질 경우 미사일을 발사 전과 발사 후 부상 단계는 물론 비행 중에도 매우 높은 정확도로 요격할 수 있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은 거의 무용지물이 된다”고 소개했다.

 

이제 우주군을 떠나 보낸 공군이 향후 어떻게 활로를 모색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인 것으로 보인다. 1947년 공군이 육군에서 독립해 새로운 군종으로 탄생하면서 많은 우수한 인재가 기존의 육·해군 대신 공군을 택한 것처럼 이제 공사에서 가장 뛰어난 생도들이 조종사보다 우주 작전 전문가를 선호할 가능성이 커졌다.

 

무인기와 드론 관련 기술이 무섭게 발달하면서 공군의 핵심 자산인 조종사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이런 경향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한 국방 전문가는 “인간이 조종하는 전투기는 지금의 F-22 ‘랩터’나 F-35 ‘라이트닝2’가 마지막이고 앞으론 무인기가 대세가 될 것이란 전망이 미국에서 유력하게 제기된다”고 전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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