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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인 박애리와 함께한 ‘2019 물망초음악회’ 대성황

입력 : 2019-11-27 03:00:00 수정 : 2019-11-26 07: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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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영산아트홀 621석 만석…배현진 아나운서 사회

국내 정착 탈북 여성들로 구성된 물망초합창단(단장 손경순)이 국민 국악인 박애리와 만나 엄청난 하모니를 이루며 2019년을 장식했다.

 

사단법인 물망초(이사장 박선영) 주최로 25일 밤 서울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열린 ‘박애리와 함께하는 물망초음악회’는 시작 두 시간여 전부터 인산인해였다.

 

물망초합창단 가족부터 탈북인들을 물심양면으로 돕는 시민사회단체 회원들, 그리고 한강구국동지회 등 박선영 이사장(동국대 법대 교수)과 인연을 맺고 있는 모임 회원들이 하나둘 몰려들어 큰 공연을 앞두고 분주한 예술의전당 로비를 방불케 했다.

 

물망초음악회 포스터.

MBC 앵커를 지낸 배현진 아나운서 사회로 시작된 물망초음악회는 분홍색 원피스로 화려하게 차려 입은 40명의 물망초합창단 단원 입장부터 관심을 모았다.

 

북한에서의 고단했던 삶과 탈북 과정에서의 트라우마로 합창 단원들의 표정이 어두울 것이라는 편견은 여지없이 깨졌다. 단원들의 첫 모습은 정반대로 밝다 못해 눈부시게 환했다.

 

바리톤 성악가 박창석의 지휘와 언더우드음악교육원 강사 김마리아의 반주로 시작된 물망초합창단의 첫 선곡은 역시 물망초 꽃말을 연상시키는 ‘날 잊지 말아라(에르네스토 데 쿠르티스 작곡, 이종헌 편곡)’. 이어 ‘쪼각배(김아필 작곡, 김하경 편곡)’, ‘고향의 밤(문영옥 작곡, 김창준 편곡)’, ‘Women’s Dancing Queen(천득우 편곡)’이 차례로 불려졌다.

 

특히 ‘Women’s Dancing Queen’을 부를 땐 합창단원들이 세 무리로 갈려 무용까지 연출해 객석 621석을 가득 채운 관람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크리스마스 캐롤인 ‘기뻐하며 경배하세(베토벤 교향곡 9번 중에서, 이현철 편곡)’와 ‘그가 날 이끈다’는 의미의 ‘He leadeth me(맥도널드 작곡, 박창훈 역)’,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를 뜻하는 ‘O, Lord My God! When I in Awesome Wonder(S.K. Hine 작곡)’은 성탄절을 미리 맞는 기분을 자아내게 했다.

 

25일 서울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사단법인 물망초가 주최한 물망초음악회. 올해는 국민 국악인 박애리가 특별출연해 분위기를 한껏 추어올려 예년보다 훨씬 의미 있는 음악회였다.

2부 스페셜 무대는 국민 소리꾼 박애리 순서였다. 드라마 ‘대장금’의 ‘오나라’로 알려지기 시작한 박애리는 국립창극단 단원과 KBS 프로그램 국악한마당 단골 출연자로 명성을 얻은 전천후 국악인이다.

 

박애리는 춘향가 중의 눈대목인 ‘쑥대머리(오지총 작곡)’로 목을 푼 뒤 제주도 민요 ‘너영나영’과 ‘벽속의 요정’ 중 ‘열두 달이 다 좋아’를 부르며 관객의 호응을 얻어내 무대와 객석 일체를 이끌어냈다.

 

역시 박애리였다. 박애리는 구수한 입담과 엄청난 가창력으로 무대를 압도했다. 애국가수 이노(본명 김인호), 수필가 이순형, 맨발의 마라토너 박필전, 공부를 정복한 사나이 서웅찬 등 객석의 과감한 호응도 한몫 했다. 박애리는 앙코르 곡까지 소화하며 관객과 하나가 됐다.

 

3부는 물망초합창단과 박애리 합동공연으로 기획됐다. 갈매기가 떼 지어 나는 모양으로 줄을 선 합창단원과 그 앞에서 마치 연꽃에서 부활하는 심청처럼 자리 잡은 박애리는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아리랑 모음곡(이선택 편곡)’과 ‘내 나라 내 겨레(송창식 작곡, 홍종건 편곡)’를 간드러지게 불러 재꼈다.

 

공연이 마무리된 후 로비는 북새통을 이뤘다. 특별 게스트 박애리는 물론 아나운서 배현진, 물망초합창단원들과 사진을 찍으려는 인파가 몰려 큰 혼잡을 이뤘다. 하지만 주최 측이나 관객, 출연진 모두 즐거운 비명이었다.

 

관객 심운 씨는 “현재 3만4,200명(80%가 여성)이 북조선을 탈출하여 고국의 품 안에서 외로움을 달래며 지내고 있다. 자유를 찾고 삶의 가치를 창조하려는 자랑스러운 모습이다. 북에 남아 있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그들과 자유를 함께 누리지 못하는 아쉬움을 담아 노래로 달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며 “특별 출연한 박애리 국민 국악인의 던지고 받는 노랫가락과 흥겨운 추렴에 가슴으로 노래하는 물망초합창단원들의 묻어둔 한을 한껏 풀어보는 시간이었다”고 평했다.

 

2012년 설립된 사답법인 물망초는 북한 주민과 북한이탈주민의 인권을 증진하고, 북한 주민과 국군포로들의 안정적 정착 지원, 북한이탈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 연구 및 지원 사업을 통해 한반도 통일을 추진하는 비영리민간단체 NGO(비정부기구)이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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