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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은 또 금리인하, 그래도 靑은 “경제 선방” 외칠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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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0-16 23:15:02 수정 : 2019-10-16 23: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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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1.25%로 역대 최저 / 제조업 취업자 18개월째 감소 / 정부는 경제추락 실상 직시해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 인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어제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25%로 인하했다. 7월에 이어 석 달 만의 금리인하로, 기준금리는 2년 만에 다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미 금리 역전 폭은 0.75%포인트로 커졌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7월의 성장전망 경로를 하회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한은의 수정 전망치 2.2%마저 밑돌 수 있다는 의미다. 경제는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

금리인하에는 많은 부작용이 뒤따른다. 커진 한·미 금리 격차로 인해 외환이 유출되고, 유동성 증가로 자산버블 현상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부담이 된다”고 했다. 그럼에도 금리를 내린 것은 경제가 그만큼 급속히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그제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4월의 2.6%에서 2.0%로 낮췄다. 세계 평균성장률 전망치 3.0%보다 무려 1%포인트 낮다. 국회 예산정책처도 2.7%에서 2.0%로 떨어뜨렸다. ‘1%대 성장’을 점치는 경제분석기관은 수두룩하다. 이번 금리인하로 경기회복의 불씨를 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에는 금리를 0%대로 낮춰야 하는 파국적인 국면을 맞을 수 있다고도 한다.

늪에 빠진 경제 상황은 고용동향에서도 드러난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4만8000명 늘었지만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는다. 작년 고용대란에 따른 기저효과와 혈세를 투입해 만든 단기 일자리가 만들어낸 분홍빛 수치다. 제조업 취업자는 또 11만1000명이나 줄어 18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했다. 40대 취업자는 17만9000명,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6만6000명 감소했다. 반면 60세 이상 노인 취업자는 37만7000명이나 늘었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최근 “한국 경제는 선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도 어제 “고용시장의 뚜렷한 회복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고비용구조 개선이나 규제혁파, 노동개혁에 관해서는 말 한마디 없이 ‘경제는 좋아진다’는 궤변이나 늘어놓아서 될 일인가. 한은은 “금리인하 효과를 지켜보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을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경제가 더 나빠지면 금리를 더 내리겠다는 뜻이다. 정부는 금리인하가 무엇을 뜻하는지부터 돌아보기 바란다. 무너지는 경제를 두고도 “경제 선방” 구호나 외친다면 위기는 더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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