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검찰개혁' 강조한 문 대통령, 조 장관 거취 별도 언급하지 않은 까닭은?

입력 : 2019-10-08 07:00:00 수정 : 2019-10-07 22:34:2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靑 "조 장관 수사 진행중…대통령이 뭐라고 말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단식중인 이학재 의원을 비롯한 당원들과 시민들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헌정 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다양한 의견 속에서도 하나로 모아지는 국민의 뜻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보장 못지않게 검찰개혁이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거취와 검찰개혁을 두고 대규모 집회가 잇따라 열리는 등 진영 대결이 격화하는 상황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광장'에서 분출되는 국민의 목소리를 엄중히 들었다고 밝히면서, 이런 직접 참여 움직임을 '국론분열'로 볼 수 없고 오히려 대의민주주의의 약점을 보완하는 순기능이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특히 문 대통령은 최근 대규모 집회를 통해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의 뜻이 확인됐다면서, 향후 검찰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지금처럼 진영 간 대립이 지나치게 격해지면서 정부와 정치권이 제 할 일을 못하는 사태가 벌어져서는 안된다는 우려와 경계심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에서 "최근 표출된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엄중한 마음으로 들었다"며 입을 뗐다.

 

최근 검찰개혁 촛불집회와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광화문 집회가 연달아 열리면서 극단적 국론분열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만큼,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이와 관련한 메시지를 낼 시점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다만 문 대통령은 이날 발언에서 집회참여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고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정치적 사안에 대해 국민의 의견이 나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를 국론 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특히 대의 정치가 충분히 민의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 때 국민들이 직접 의사표시를 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를 보완하는 직접 민주주의 행위로서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메시지에는 과도한 '광장 대립'이 결국 국론 분열을 불러와 정부의 국정운영 동력 상실과 국력 저하로 귀결되리라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다양한 의견 속에서도 하나로 모아지는 국민의 뜻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보장 못지 않게 검찰개혁이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광장정치'를 통해 드러난 국민의 뜻이 바로 '검찰개혁'으로 수렴한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인식인 셈이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향후 정부와 국회가 이런 국민의 뜻에 귀를 기울여 검찰개혁에 더욱 고삐를 좨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검찰을 향해 "법무부와 역할이 다를 수는 있지만, 크게 보면 한 몸이라는 사실을 특별히 유념해 달라"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마치 검찰개혁 이슈를 두고 조 장관을 필두로 한 법무부와 윤석열 검찰총장을 필두로 한 검찰이 대립하는 듯한 모양새가 만들어졌지만, 이제는 검찰 스스로가 개혁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을 거듭 상기시킨 셈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검찰개혁'을 앞세운 서초동 촛불집회와 '조국 사퇴'를 구호로 내건 광화문 집회 가운데 서초동 집회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이날 검찰개혁을 주문하면서도 조 장관의 거취에 대해서는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조 장관에 대해서는 현재 검찰의 엄중한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수사가 진행되는 사안에 대해 (대통령이) 뭐라고 말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 장관 퇴진을 촉구하기 위해 장외투쟁에 힘을 쏟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12일 예정된 대규모 집회를 돌연 취소했다.

 

당은 9일 출입기자단에 메시지를 보내 "자유한국당은 문정권의 헌정유린중단과 조국파면을 위한 광화문집회를 10월12일에 개최하려고 하였으나, 시민사회단체에서 자발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9일 광화문집회에 많은 국민께서 참여하실 것으로 예상되어 12일 집회는 취소하였다"고 밝혔다.

 

당은 이번 주말에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조국 파면을 위한 광화문 집회'를 당 차원에서 준비하기로 한 바 있다. 12일 당일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서초동 집회'도 열릴 예정이라 보수와 양측간 세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한국당은 한글날인 9일 휴일에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는 시민사회단체 차원의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있는 만큼 이번 주말에는 장외집회를 열지 않기로 방침을 선회했다. 이 같은 집회 취소는 황교안 대표가 제안해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보수 진영에 한글날 집회 참여를 독려해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가 주최하는 9일 집회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
  • 이다희 '깜찍한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