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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철책 느슨해… 힘 받는 ‘ASF 北 유입설’

입력 : 2019-10-04 06:00:00 수정 : 2019-10-03 23: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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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멧돼지서 첫 바이러스 검출 / 北서 첫 발생 뒤 南 철책 파손 7건 / 강화선 北멧돼지 물길로 월경 포착 / 세계동물보건기구 “北 전역 확산” / 파주·김포서 추가 확진… 총 13곳 / 당국, 접경지역 예찰·소독 등 강화

3일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 인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가 검출되면서 북한 유입설이 힘을 얻고 있다. ASF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북한과의 방역 협력이 불가피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방역 당국은 최근 경기 파주와 김포에서 또 다시 ASF가 기승을 부리자 이들 지역에서 사육 중인 모든 돼지를 살처분하겠다는 초강수를 뒀다.

접근 금지 3일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한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자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바이케이드를 설치하고 외부인과 차량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DMZ에서 ASF 바이러스 검출

 

방역 당국은 경기·인천 북부 지역을 주목하고 있다. ASF가 국내에서 발병한 지 2주가 지났는데도 북한 접경지역에서 계속해 발병 사례가 보고되고 있어서다. 바이러스가 북한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환경부는 전날 연천군 DMZ 남방한계선 1.4㎞ 지점에서 발견한 야생 멧돼지 폐사체에서 시료를 채취해 정밀진단한 결과 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이날 밝혔다.

 

환경부는 이 멧돼지가 DMZ 북측 북방한계선에 설치된 철책을 뚫고 우리 측에 넘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의 철책은 느슨하지만 우리측 철책은 견고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지만 남측 철책도 그리 견고한 것은 아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에 따르면 북한에서 ASF가 발생한 지난 5월30일 이후 DMZ 남방한계선에 설치된 철책 파손은 7건이었다.

바이러스 검출된 멧돼지 휴전선 인근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 사체. 환경부 제공

해안가 역시 방비가 느슨하긴 마찬가지다.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인천시가 제출한 야생 멧돼지 예찰 결과를 분석해봤더니 지난달 17일 강화군 교동면 해안가 모래톱에서 멧돼지 3마리가 철책선 안쪽을 14시간 넘게 머물다가 북한으로 다시 넘어간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17일은 경기 파주 연다산동에서 접수된 ASF 의심신고가 처음 확진된 날이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북한이 ASF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상태지만 북한 전역에 바이러스가 퍼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OIE 대변인은 이날 “북한이 지난 5월 30일 ASF 발생을 긴급 통지한 이후 추가로 들어온 정보는 없다”며 “역내 다른 국가들에서 관찰된 확산 상황에 근거해 북한 상황이 우려스러울 것이라고 합당하게 의심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파주·김포 모든 돼지 살처분키로

 

농림축산식품부는 경기 파주와 김포 일대 모든 돼지를 살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파주시 문산읍과 김포시 통진읍 농장에서 각각 ASF 발생이 확인된 직후다. 농식품부는 “파주와 김포 내에 있는 모든 돼지를 대상으로 4일부터 수매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수매한 돼지에 대해 정밀검사를 해 이상이 없으면 도축해 출하하겠다는 것인데, 발생농장 3㎞ 이내 사육돼지를 예방적 살처분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지역에 대한 돼지를 한마리도 남겨두지 않겠다는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돼지 2300여마리를 키우는 문산읍 농장주는 전날 모돈(어미돼지) 4마리가 식욕 부진 증상을 보여 파주시에 신고했다. 통진읍 농장(사육돼지 2800여마리)에서는 전날 비육돈 4마리가 폐사했다. 이로써 지난달 16일 이후 ASF가 발생한 농장은 총 13곳이다. 인천 강화에서 5곳, 경기 파주 5곳, 김포 2곳, 연천 1곳이다. 방역 당국은 이들 지역에 대한 예찰과 소독도 강화하고 있다.

 

송민섭·이진경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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