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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의 ‘땀’… 6·25 전사자 유족 66년 恨 풀어주다

입력 : 2019-09-28 06:00:00 수정 : 2019-09-27 19: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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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석 전주 완산구지역대장 / “아버지의 병적기록 찾아 달라” / 故 이점수씨 딸 부탁에 수소문 / 무공훈장 받았던 사실도 확인 / ‘부녀 관계’ 법적 인정까지 도와

“66년의 한을 풀어준 은혜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육군 소령 출신의 한 예비역이 6·25전쟁에서 큰 공을 세우고 전사한 용사의 참전기록과 화랑무공훈장 등을 찾아 유족에 전달했다.

27일 육군35사단에 따르면 전주대대 소속 전인석(55·사진) 전주 완산구지역대장이 6·25에 참전한 고 이점수 용사의 딸 길순(66·전주시)씨를 처음 만난 것은 10여년 전인 2009년 7월이다. 육군3군사관학교 장교로 전역해 예비군 지휘관으로 일하던 전씨는 “6·25전쟁 때 전사한 아버지의 병적기록을 찾아 달라”는 그녀의 간절한 부탁을 받고 선뜻 대리인을 자청하고 나섰다.

이씨의 제적등본에 고인은 1953년 6월27일 전사한 것으로만 기록돼 있을 뿐 관련 세부 병적기록 등은 찾을 수 없었다. 같은 이름을 가진 전사자가 많은 데다 군번과 제적등본·병적증명서상 이름, 출생일이 모두 달라 더욱더 힘들게 했다. 이씨의 어머니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아버지와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채 살다 남편이 전사하면서 이마저 불가능하게 되자 딸을 큰아버지 호적에 올려 유족관계를 입증하는 데도 어려움을 컸다.

전씨는 포기하지 않고 퍼즐조각을 맞추듯 차근차근 기록을 찾아 나섰다. 국방부와 국방부유해발굴단감식단 등에 관련 자료를 요청해 2013년 전주시청에서 고인의 군경묘지 묘적대장을 찾았다. 이를 실마리로 올해 5월에는 고인의 전사자 화장 보고서 등 자료도 찾아냈다. 고인은 1952년 8월7일 입대해 1사단 11연대 3·9중대 소속 하사로 1953년 6월27일 경기도 연천지구 전투에서 북한군이 쏜 82㎜ 포탄에 맞아 전사했다.

전씨는 6·25 무공훈장 찾아주기 조사단에 자료를 보내 고인이 1954년 9월30일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던 기록도 확인했다. 이씨는 이런 자료를 가지고 지난 5월 병적증명서를 발급받았다. 또 유전자 검사와 친생자 관계보존 재확인 판결을 통해 혈육임을 법적으로 인정받았고, 현재는 고인과 부녀관계 호적을 정리하고 있다.

전씨는 “아버지를 잃고 가난과 싸워온 유족들의 사연이 너무나 안타까워 내일처럼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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