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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각의 차이 스토리텔링으로 극복”

입력 : 2019-08-19 21:29:47 수정 : 2019-08-19 21: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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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소설가 아디치에 / ‘보라색 히비스커스’ 홍보차 방한

“페미니즘은 정의 구현 운동입니다. 법과 제도, 정책을 확실하게 여성에 포커스를 맞춰 우선 바꿔야 하겠지만, 법이 바뀐다고 자동적으로 변하지는 않기 때문에 문화나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스토리텔링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이지리아 페미니스트 소설가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42·사진)가 장편소설 ‘보라색 히비스커스’(민음사) 국내 출간을 계기로 방한해 19일 낮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나이지리아에서 태어나 미국 대학에서 언론정보학과 정치학을 전공하고 문예 창작과 아프리카학까지 공부한 치마만다는 남녀차별이 심각한 나이지리아 가정에서 정신적 독립을 향해 나아가는 소녀의 삶을 조명한 이 소설로 영연방작가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작가로 나섰다. 평소 한국에 관심이 많아 꼭 와보고 싶었다는 그는 이번 한국 방문에서 기자들에 앞서 젊은 페미니스트 3인과 솔직한 대화를 먼저 나누기도 했다.

그는 “한국 페미니스트들의 용기와 다양한 자기만의 방식으로 부당함에 저항하는 모습에 크게 감명을 받았다”면서 “페미니즘이 제기하는 문제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주변 문제를 중심 문제로 포장해 진정한 양성 대화를 차단하는 일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갈등은 당연히 생겨나게 마련인데, 그것은 페미니즘으로 인해 조장된 게 아니라 누군가 기득권을 빼앗길까봐 화를 내기 때문”이라며 “왜 적대적 반응을 보이는지 분노의 뿌리를 살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치마만다는 “훌륭한 페미니스트가 되려면 이러저러해야 한다고 늘어놓는 건 동의할 수 없다”면서 “그러면 많은 이들이 자신들의 자격에 대해 의심하게 되면서 내부 갈등이 생겨날 수 있는데 이념에만 사로잡히는 페미니즘보다 일상에서 구현할 페미니즘이 필요하다”고 페미니스트들의 갈등을 야기하는 행태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jho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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