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성장률 27년 만에 최저…미·중 무역전쟁 여파?

중국의 올해 2분기(4~6월) 경제성장률이 1992년 3월 통계를 작성한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으며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를 그대로 보여줬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6.2%라고 이날 밝혔다. SCMP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중국의 분기별 성장률은 6.4%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2분기 GDP 증가율은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지만 엄연한 최저치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0~6.5%로 하향 조정했다. 1분기 경제성장률은 6.4%였다.

2010년 10.6%로 연간 경제성장률이 정점에 달한 뒤, 중국의 두 자릿수 고속 성장은 끝났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중국 정부는 2015년 안정적인 성장을 지향하는 ‘신창타이(뉴노멀)’ 개념을 제시하면서, 7~8%대 수준의 성장률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이같은 결과가 나오면서 중국 정부도 손을 놓고 있을 수 없게 됐다. 벌써 하방압력에 직면한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높아진 미·중 무역긴장과 재정문제로 중국의 성장 속도가 느려졌다고 전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역으로 보인다. 중국의 6월 수출은 1년 사이 1.3% 줄었고 수입은 7.3% 감소했다.

NYT는 앞서 감세와 대규모 사회기반 시설(인프라) 투자 덕분에 2분기 성장률이 그나마 중국 정부의 목표 범위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3월 부가가치세 등 세금을 인하하고 인프라에 돈을 쏟아부어 4조6000억위안(약 782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NYT는 경제학자들이 폐쇄적인 성향의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GDP 수치가 실제 경기둔화 정도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의문을 품는다고도 전했다.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난해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6.6%였다. 목표치 6.5%는 웃돌았지만 1990년(3.9%) 이후 28년 만에 가장 낮았다. 지난해 분기별 성장률을 봐도 1분기 6.8%, 2분기 6.7%, 3분기 6.5%, 4분기 6.4%로 계속해서 감소해왔다.

김동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