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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 한 방 없었던 '김빠진' 윤석열 청문회… 주요 쟁점과 해명은?

입력 : 2019-07-09 06:00:00 수정 : 2019-07-08 23: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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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정치 중립성 추궁 … 尹 “총선출마 양정철 제의 거절” /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회동 의혹 / “양정철 올해 2월 등 몇 차례 만나 / 단둘이 만난 적 없어… 조심하겠다” / 윤우진 전 세무서장 사건 개입 의혹 / “윤우진에게 이남석 소개한 적 없어 / 2010년 이전 한두 번 골프친 기억” / ‘변창훈 검사 극단선택’ 거론에 “한달정도 앓아 누웠다” 털어놔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진행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윤 후보자가 서울중앙지검장 재임 당시인 올해 초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회동한 데 대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우려하는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은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의 뇌물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윤 후보자의 개입 의혹 등을 잇달아 제기하며 파상 공세를 벌였다. 하지만 ‘결정적인 한 방’ 없이 기존에 제기된 의혹 제기만 되풀이되는 다소 ‘김빠진 청문회’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검찰총장후보자(후보자 윤석열) 인사청문회에서 윤석열 후보자가 박지원 의원의 2013년 국정감사 당시의 윤 후보자 답변내용을 보고 있다. 뉴시스

◆“양정철 출마 제의 단칼에 거절… 굉장히 조심”

윤 후보자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라는 양 원장과 4월에 만났다는 것이 사실인가’라는 한국당 주광덕 의원의 질의에 “4월에 만난 적은 없다. 사실과 많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조금 오래된 것 같다. 올해 2월경 정도에 본 것 같다. (중앙지검장 임명 이후) 두 번 정도 본 것 같다” 고 말했다.

그는 양 원장과 처음 만난 시점에 대해선 “2015년 제가 대구고검에 근무하던 시절에 가까운 선배가 서울에서 얼굴 한번 보자 해서 식사 장소에 나갔더니 그분이 있었다”고 밝혔다. 윤 후보자는 양 원장이 과거 인재 영입 차원에서 자신에게 총선 출마를 권유했지만 거절했으며, 2016년에도 양 원장으로부터 몇 차례 더 전화를 받았지만 다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인사청문회가 열린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윤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윤 후보자는 “제가 그분하고 몇 차례 만났다고 하지만, 단둘이 만나서 무슨 얘기를 한 것은 아니다”며 “그 자리에 초대한 선배와 교수 여러분이 계셨다”고 해명했다. 그는 “제가 만약 검찰총장으로 취임한다면 여야 의원들도 기회 될 때마다 자주 뵙고 말씀을 들으려고 하는데, 하여튼 많이 유의하고 부적절한 것은 조심하겠다”고 강조했다.윤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정치 입문을 권유받은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직접 그런 적은 없다”고 답했고, 문 대통령을 개인적으로 만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윤우진 전 세무서장 사건 개입 의혹엔 “전혀 그런 사실 없어”

야당 의원들은 이날 윤 전 세무서장의 뇌물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윤 후보자의 개입 의혹에 중점적으로 초점을 맞췄다.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친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 2013년 육류 수입업자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해외로 도피했고, 이후 체포돼 강제 송환됐는데 22개월 후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사건이다. 윤 후보자와 윤 국장은 검찰 내에서 각각 ‘대윤’과 ‘소윤’으로 불릴 정도로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한국당은 윤 후보자가 윤 전 세무서장에게 대검 중앙수사부 출신인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한 것으로 의심하며 이를 집중 추궁했다. 윤 후보자는 이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고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이 변호사는 저보다 윤대진 검사와 훨씬 친하다”며 “제가 이 변호사를 윤 전 세무서장에게 소개했다는 것은 무리”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변호사가 윤 전 세무서장에게 ‘윤석열 선배한테 소개받은 변호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한국당 의원들의 지적에는 “언론 기사에 나온 문자라고 하는데 정확하지 않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인사청문회가 열린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 윤 후보자가 답변 중 물을 마시고 있다. 뉴시스

윤 후보자는 윤 전 세무서장과 골프를 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한두 번 있었던 것으로 기억난다”며 “2010년 (대검) 중수2과장으로 간 이후에는 거의 골프를 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이전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윤 전 세무서장과) 1년에 한두 번 식사를 한 것은 맞지만 고급 양주를 먹고 저녁식사를 과하게 한 기억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변창훈 검사 사망 사건에 “한 달간 앓아 누워”

한국당은 ‘적폐청산 수사’ 과정에서 발생한 피의자 사망 사건도 문제 삼았다. 장제원 의원은 2017년 11월 국가정보원의 검찰 댓글수사 방해 사건으로 수사를 받던 변창훈 검사의 투신 사망과 관련한 유가족의 분노를 담은 동영상을 틀어주고 윤 후보자를 향해 “정말 잔인한 사람”이라고 공격했다.

윤 후보자는 이에 “정말 하고 싶지 않던 수사였다. 정말 그랬다”며 “국정원 직원이 구속된 상황에서 ‘제 식구 감싸기 하냐’는, 그런 것 때문에 정말 괴로웠다. 유족을 생각해 상가는 가지 못했지만, 한 달 동안 앓아 누울 정도로 마음이 괴로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때 침통한 표정으로 잠시 손을 떨기도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한편 윤 후보자는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 (640만달러 수수의혹) 사건과 관련해 재수사를 위해 증거를 찾고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의 질의에 대해선 “아무래도 새로운 증거가 있어야 사건을 열 수가 있을 것 같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공세 野 vs 엄호 與’ 신경전 치열

 

여야는 8일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료 제출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등 의원들은 2013년 댓글 수사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집중 겨냥했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윤 후보자가 자료를 부실하게 제출했다며 윤 후보자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후보자가 (모두발언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검찰’이라고 했는데, 우리 야당은 국민도 아닌가”라며 “말로만 국민, 국민 하는데 그 국민이 요청하는 자료는 왜 안 내놓는 건가. 그리고 제일 핵심적인 증인은 지금 도대체 어디로 간 건가”라고 운을 뗐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은 “병적기록부상 1982년 당시 부동시(不同視) 면제를 받았는데, 어떤 이유로 면제였는지 명확하게 알기 위해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의 모든 내용을 지우고 시력에 대한 부분만 제출해 달라고 해도 제출하지 않고, 현재 시력을 제출해 달라 해도 일절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거들었다.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검찰총장 후보자(후보자 윤석열) 인사청문회에서 윤석열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의에 심각하게 답변하고(왼쪽부터) 물병을 따 물을 마시며 웃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의원들은 한국당 의원들의 자료 제출 요구 자체가 ‘정치공세’라며 엄호했다. 정성호 의원은 “지금 국민이 바라는 것은 후보자가 검찰총장후보로서 어떤 가치관과 철학을 갖고 있는지 듣고 싶어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의심이 가는 점은 자료 요구, 부실하면 추궁하면서 검증해야 하는 것인데, 자료 제출 요구를 하면서 그 자료 내용을 다 말씀하면 국민은 그것이 사실인 것처럼 듣게 된다”고 윤 후보자를 엄호했다.

 

대신 한국당 황 대표가 2013년 법무장관으로 있으면서 국가정보원 대선 댓글 조작 사건에 수사 외압을 가했다는 공세를 폈다. 윤 후보자는 같은 해 국정감사에 출석해 댓글조작 사건 수사 외압과 관련해 “황교안 장관도 무관하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검찰총장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지원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뉴시스

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윤 후보자는 당시 황 장관이 수사 외압에 개입하고 방해하고 지연시켰다고 증언했다”며 “지금의 생각이 변함 없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자는 이에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특히 박 의원은 이날 윤 후보자를 ‘정의롭다’고 치켜세우고 한국당을 공격하는 등 여당 의원 못지않은 ‘방패’ 역할을 자처해 눈길을 끌었다.

 

황 대표의 삼성 상품권 수수설이 다시 거론되기도 했다.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주진우 기자가 모 라디오 방송에 나와 삼성 떡값과 관련해 김용철 변호사의 진술 조서를 작성한 사람이 (윤석열) 후보자이고 당시 진술에는 황 대표의 상품권 수수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발언했다”며 진술 조서, 수사기록 공개를 요구했다. 윤 후보자는 이에 “진술 조서를 받았지만 수사한 사람이 진술 내용을 제3자에게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여상규 법사위원장을 비롯해 한국당 법사위원 다수가 패스트트랙 대치 국면에서 고소·고발을 당한 사실을 두고 인사청문위원 자격 논란도 일었다.

 

장혜진·곽은산·이귀전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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