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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 학과 모인 ‘융합 러닝팩토리’… 자율주행차 시제품 ‘뚝딱’ ['2019 미래교육' 현장보고서]

입력 : 2019-07-07 23:32:47 수정 : 2019-07-07 23: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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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설계∼시제품 완성 한눈에 경험 / 칸막이식 운영 벗어나 창의적 실습 / 데이터검증실선 제작 가능 여부 검증 / “협업 없이 독자기술로 성공할 수 없어” / 지역 초·중·고 창의체험 허브 역할도 / 국내외 대학들 잇따라 벤치마킹 나서

“산업디자인과 학생이 디자인한 ‘드론’이 기계시스템과, 정보통신과, 컴퓨터정보과 학생의 손을 거쳐 완제품으로 탄생하는 일련의 과정을 한눈에 경험할 수 있다.”

 

지난달 25일 오후 인천광역시 부평구 무네미로에 자리 잡은 한국폴리텍대학 인천캠퍼스 내 융합실습지원센터. 낡은 외관에 비해 리모델링한 내부는 세련된 카페 분위기였다.

 

센터 내부에는 범용선반과 CAD/CAM, 3D프린터, 5축·복합가공기·정밀가공기 등이 일렬로 배치돼 있었다. 제품설계→기초가공→정밀가공→시제품완성의 4단계 흐름을 따라 장비들이 설치된 것.

한국폴리텍대학 인천캠퍼스 융합실습지원센터 내에 범용선반과 CAD/CAM, 3D프린터, 5축·복합가공기·정밀가공기 등이 일렬로 배치돼 있다.
한국폴리텍 인천캠퍼스 제공

때마침 이 공정을 거쳐 만든 시제품 소형 자율주행차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오가고 있었다.

 

이곳은 ‘내’ 학과 실습실을 ‘우리’ 공동실습장으로 꾸미자는 교수들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러닝팩토리(Learning Factory)다. 이곳에서는 공정 전 단계의 융합 훈련이 가능하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융합이라는 코드를 공간 구현 과정에 두루 적용했다. 칸막이식 학과 운영에서 벗어나 여러 학과가 한곳에서 프로젝트 실습을 할 수 있다. 뿌리산업부터 4차산업기술까지 원스톱이다.

 

센터장인 강갑술 기계시스템과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과 숙련된 융합과제를 요구한다”면서 “이 공간을 통해 학생들에게 그런 흐름을 알게 하고, 학생이 가진 창의적 소재가 있으면 이 시설을 활용해 시연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태국 교무기획처장(공학박사)은 “1개 과만 쓸 게 아니라 12개 학과가 부분적으로 필요한 기술을 여기에서 융합해 실습하자는 취지로 마련된 공간”이라며 “이사장과 학장의 제안을 바탕으로 교수들이 모여 토론하며 일궈낸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민 처장은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융합만이 살길”이라며 “축적된 기술과 데이터를 합해 협업을 해서 새것을 창출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국폴리텍대학 인천캠퍼스 융합실습지원센터 내 강의실에서 학생들이 발표수업을 하고 있다.
한국폴리텍 인천캠퍼스 제공

센터는 바이오분야의 융합 공간이기도 하다. 칭량과 제조, 충전·포장, 미생물검사, 독성검사 단계를 거쳐 식염수와 인공눈물, 세포치료제 등의 생산실습을 할 수 있다.

 

센터의 신경망인 ‘데이터검증실’에도 학생들이 분주하게 드나들었다. 검증실에서는 학생들이 제작한 시제품 아이디어가 실제로 기계로 구현되는지 통신을 통해 확인한다.

 

발표와 토론식 수업이 가능하도록 꾸민 교실에서는 마침 학생들이 팀별로 만든 시제품 설명회가 이뤄지고 있었다. 러닝팩토리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었고,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를 자유롭게 발표하고,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시간이었다.

인천캠퍼스 러닝팩토리는 요즘 안팎으로 인기다.

 

금형디자인과와 산업디자인과, 기계시스템과 등 3개과 7개반 재학생 210명이 매주 실습한다. 다른 과 학생들도 자신들의 프로젝트 제작을 위해 주당 10개팀 50명이 자율적으로 활동한다. 올해 신입생은 모두 이곳에서 기술교양기초수업을 받았다. 1학기에만 소상공인 재직자 교육·창업진로체험으로 521명이 오갔다. 센터는 인천지역의 초중고생 창의체험 활동의 허브 역할도 한다. 전국 주요 대학 30여 캠퍼스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방문하고 있다. 러닝팩토리의 원조 격인 프랑스 국립 크남대학에서도 대표단이 방문했다. 베트남 리타이또대학도 시스템 도입에 적극적이다.

 

한국폴리텍 인천캠퍼스는 1968년 노동청이 중앙직업훈련원이라는 이름으로 설립한 이래 대한민국 기술인력 양성의 요람으로 성장했다. 현장 중심 학사운영제도에 국내 대학 최저 수준의 등록금과 장학제도 등으로 최고 취업률을 자랑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은 올해는 러닝팩토리를 구축해 컨버전스 시대가 요구하는 융합형 기술인재를 길러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국폴리텍은 올해 러닝팩토리 16개소 개관을 목표로 캠퍼스별 설계와 공사를 진행 중이다. 9월에 15개소 동시 개관을 하고, 스마트공장 특화캠퍼스로 지정된 창원캠퍼스는 추경 예산이 통과되면 구축할 계획이다.

 

전략홍보실 김광섭 교수는 “공정 전 단계 숙련을 위한 융합교육 외에도 청소년 진로직업 체험과 시제품 제작, 재직자 직무능력 향상 교육을 하는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 기업체 및 유관기관과 연계해 활용을 다각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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