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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문화] Z세대의 미래는 XY세대가 함께 헤쳐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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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6-21 23:38:24 수정 : 2019-06-21 23: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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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YZ세대 다른 점에만 초점 / 세대 격차나 갈등만 부각돼 / 연대의 필요성에 대해선 소홀 / 다 공동운명체라는 인식 중요

최근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청소년세대는 Z세대 또는 C세대라고도 불린다. 이들에게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세계인구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들 세대의 특징이 이전 세대와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박치완 한국외대 교수 문화콘텐츠학

Z·C세대의 일차적 특징은 디지털세대라는 점이다. 이들은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유튜브 환경에서 보내는 시간이 기성세대와 비교할 때 절대적으로 많다. 또한 이들 세대의 글로벌 감각이다. 국경을 넘어 전 세계를 무대로 살아가야 하는 세대가 바로 이들 세대이다. 비영어권에서 성장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Z세대가 글로벌 무대에서 어깨를 펴고 활동하기 위해서는 중고등학교 교육현장에서 이를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의 교육현장은 어떠한가. 필자가 이 글을 쓰게 된 동기이기도 하지만, 이런 일이 있었다. “교수님 상의드릴 게 있는데, 혹 시간이 있으세요?”라고 묻는 대학원생이 있어 가던 길을 멈추고 그와 차를 한 잔 나눈 적이 있다. 그가 얼마 전 강북의 모 중학교에 교생실습을 다녀 왔는데, 교편을 잡아야 할지 심히 고민이 된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무슨 일이 있었는데”라고 물었더니 그는 한 달여간 교생실습 기간에 경험하고 목격한 일을 쏟아냈다.

요점은 이렇다. 20명 안팎의 학생으로 구성된 한 학급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다운 학생은 서넛에 불과하고, 나머지 태반의 학생은 지각을 밥 먹듯 하며, 사물함이 잘 구비돼 있어선지 등하교 때 가방도 없이 다니는 학생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런 태도는 잘못된 것이니 고쳐야 하지 않겠니”라고 조언을 하면 “알았어, 알았다고”라고 대꾸하며 교사 알기를 친구나 부모에게 말대꾸하듯 한다는 것이다. “교수님 그래서 전 이번 교생 경험을 마지막으로 교사가 되는 꿈을 접었어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그 정도야” 이번에는 내가 답답해서 되물었다. “글쎄요, 중학교의 경우 자유(자율)학기제라는 것이 2016년부터 전면 시행되면서, 1학년 때 ‘창체활동’을 하는 학교가 많은데, 학생 관리도 어렵고 학생도 길 잃은 양처럼 우왕좌왕하는 것 같다는 것이다.

자유학기제, 취지는 좋다. 일방향적 주입식 교육을 지양하고 진로 탐색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을 통해 학생참여형 수업을 강화하는 것이 자유학기제의 취지이다. 그런데 이게 어디 말처럼 쉬운가. 문제는 1학년 때 자율학습, 창체활동을 열심히 하다가 2학년 때가 되면 다시 입시체제로 전환되기에 학생도 교사도 부담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입시에 ‘찌든’ 학생에게 자신의 미래를 창의적으로 설계해보라는 ‘핀란드식 교육시스템’이 자유학기제의 근간이라는 말도 그는 잊지 않고 강조했다.

퓨 리서치 센터의 보고서에서도 언급하듯 대한민국은 교육 수준, 교육열, 교육비 지출 면에서 전 세계에 비교할 수 있는 국가가 없을 정도로 높은 편이다. 문자 그대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런데 이런 통계수치와 달리 당사자들은 졸업장이나 학위가 자신에게 ‘더 나은 미래’를 보장해줄 것이라 믿지 않는다는 데 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안 되는 일이 더 많다는 것을 이미 깨달아버린 우리의 청소년세대, 이들에게 미래는 없는 것인가. 기성세대는 이들에게 ‘버릇이 없다’, ‘자기중심적이다’라며 비판만 하고 있을 것인가.

그동안 우리 사회는 ‘XYZ’세대가 어떻게 ‘다른가’에 초점을 집중시켜 세대 문제를 논의해왔다. 그 결과 세대격차나 세대갈등만을 부각하며 상호세대적 학습, 세대 간 연대의 필요성에 대한 고민은 등한시했던 같다. 하지만 ‘XYZ’세대는 가족 내에서도, 회사 내에서도 공동운명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XYZ’세대는 이미 존재하고 있고, 함께 존재해야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그런즉 상호세대적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Z세대의 미래는 XY세대가 함께 헤쳐가야 할 대한민국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박치완 한국외대 교수 문화콘텐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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