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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네이버가 있어서 우리 마음대로 분석하고 잘 볼 수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좋을 것""

입력 : 2019-06-19 06:00:00 수정 : 2019-06-18 21:3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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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18일 국내의 대기업 지정 및 규제와 관련, "5조원, 10조원 규모 회사가 크다고 규제하는 게 나라에 도움이 되는가"라고 말했다. 

 

이 GIO는 이날 오후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한국사회학회·한국경영학회 공동 심포지엄에 나와 "기업이 크다, 작다는 건 반드시 글로벌 스케일로 놓고 봐야지, 우리나라만 따로 떨어뜨려 놓으면 잘못된 판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 2017년 자산 규모가 5조원을 넘으면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이 GIO는 "수조원을 연구개발(R&D)에 쓰려면 규모의 경제가 돼야 한다"며 "우리는 옛날식 프레임으로 큰 회사가 나오면 규제를 하고 잡는다"고 재차 지적했다.

 

그는 "회사는 어떻게 기술이 뒤처지지 않고 이길까 고민만 해도 벅찬데, 사회적 책임을 묻고 탐욕적이고 돈만 아는 회사라고 하는 건 책임이 과한 것 같다"며 "그런 건 정치나 사회에서 해결해주고 기업은 연구개발과 트렌드를 쫓아가고 몰입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사회 국가적으로 도움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 GIO는 세계 최대의 인터넷 업체 구글을 가리켜 "구글은 구글대로 좋은 검색 결과가 있고 네이버는 네이버대로 좋은 검색 결과가 있다"며 "글로벌 검색엔진 외에 자국 검색엔진이 있어야만 다양성이나 문화적인 것을 지켜갈 수 있다"며 말했다.

 

그러면서 "네이버가 이런 '제국주의'에 저항해서 살아남은 회사였으면 좋겠다"며 "후손들이 봤을 때 '네이버가 있어서 우리 마음대로 분석하고 잘 볼 수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20주년을 맞는 네이버 역사에서 가장 힘들었던 의사 결정의 순간으로 2011년 일본에서 도호쿠(東北)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를 꼽았다. 

 

이 GIO는 "높은 확률로 여진이 온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모든 일이 실패돼도 철수하라고 해야 할지 결정을 내려야 했다"며 "회사 사무실에 가서 너무 큰 압박감에 펑펑 울었다. 성공해서 돈도 못 쓰고 죽을뻔한 것 아니냐. 이런 상황에서 의사 결정하라는 게 너무 잔인하게 느껴졌다"고 술회했다.

 

그는 앞으로 회사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20년이 돼서 감도 많이 떨어지고 휴대전화에 글자도 잘 안 보인 지가 꽤 됐다"며 "한 발 뒤로 물러서서 제가 할 수 있는 마지막 기여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 GIO는 "인터넷에서 네이버 욕하는 댓글을 많이 보는데 사실 엄청나게 괴롭고 상처를 많이 받는다"면서 "내성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 은둔형 경영자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스트레스를 가장 푸는 것은 만화에서 큰 적을 때려눕히는 것을 보는 것"이라며 열혈강호·용비불패·나루토·원피스 등 만화를 즐겨본다고 전했다. 프랑스에서 만든 펀드에 붙인 '코렐리아'란 이름도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행성에서 따온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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