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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전용기 매각금’ 불법 이민자 차단에 쓰다니…

입력 : 2019-06-13 20:23:15 수정 : 2019-06-13 20: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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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빈곤층에 지원 대선 공약 / 국경 방위군비 등으로 충당 논란

멕시코가 미국과의 ‘국경 협상’에 따라 불법 이민자 차단조치를 강화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대통령 전용기 매각 대금으로 충당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EPA연합뉴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이민자 유입을 막기 위해 과테말라와 접한 남부 국경에 국가방위군을 배치하기로 한 계획에 관한 질문을 받고 “비용이 얼마나 들지에 대해 말하자면 일단 우리에게는 예산이 있다”며 “그것은 호화로운 대통령 전용기를 판매해 받는 돈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중도 좌파 성향의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당시 전용기를 팔아 빈곤층을 돕는 데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멕시코는 2016년 보잉 787 드림라이너를 2억1800만달러(약 2578억원)에 구입해 대통령 전용기로 쓰고 있다. 이 비행기의 예상 판매가격은 1억5000만달러(약 1774억원)라고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설명했다.

 

11일(현지시간) 멕시코의 남부 치아파스주 국경도시 타파출라의 군 기지에 불법 이민 단속 등을 위해 동원된 군인들을 태운 군용차가 도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는 취임 이후 전용기뿐 아니라 60대의 정부 소유 비행기와 70대의 헬리콥터를 매물로 내놓는 등 일찌감치 공약 이행에 나섰다. 출장길에는 민간항공기 이코노미석을 이용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 경호 등의 문제가 제기됐고, 전용기는 구매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아 6개월째 미국 캘리포니아주 창고에 발이 묶여 있다.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전용기를 판 돈을 국경 경비 강화에 쓰겠다는 대통령 발언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멕시코 납세자의 돈으로 산 비행기인데, 왜 매각대금을 타국 이민자에 대해 쓰느냐는 지적이다. 지난 6개월 동안 안 팔린 전용기가 앞으로 45일 내에 팔리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사진=AP연합뉴스

앞서 멕시코는 과테말라와 온두라스 등 중미 지역에서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유입되는 이민자 차단을 위해 남쪽 국경에 6000명의 국가방위군을 배치하기로 지난주 미국과 합의했다. 또 망명 신청을 위해 미국에 들어온 이민자는 일단 멕시코로 돌려보낸 뒤 망명 심리가 완료될 때까지 기다리도록 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멕시코산 수입품에 5% 관세를 부과하려던 계획을 무기 연기했다. 양국은 합의내용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45일 뒤 재평가해 효과가 없으면 추가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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