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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 들고 온 김여정, 맞이한 정의용… 남북·미 대화 ‘물꼬’ 기대

입력 : 2019-06-12 18:58:57 수정 : 2019-06-12 18:5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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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이희호 여사 서거 조의문 전달 / 하노이 이후 첫 고위급 공식 만남 / ‘김정은 친서’ 맞물려 새 국면 전망 / 北 정치적 해석 막으려 형식적 예우 / 최근 교착 관계 고려한 조치 분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희호 여사 별세와 관련해 조문단을 보내는 대신 조의문과 조화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통해 전달했다. 제2차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을 맞은 12일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처음으로 남북 고위급 관계자의 공식 만남이 성사되면서 남북 관계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일부는 이날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김 위원장 명의의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며 “북측은 오후 5시 판문점 통일각(북측 지역)에서 귀측의 책임 있는 인사와 만날 것을 제의했다”고 전했다. 통지문에서 북한은 “우리측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꾼인 김여정 동지가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호 통일부 차관, 이 여사 장례위원회를 대표해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 등이 판문점에 나가 조의문과 조화를 받고 김 제1부부장을 만났다.

지난해 9월 19일 남북정상 공동기자회견을 앞두고 정의용 안보실장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북한의 조문단 파견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는데 김 위원장의 최측근인 김 제1부부장을 판문점으로 보내 예의와 형식은 갖추면서도 교착상태인 남북 관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판문점에서 전달하는 수준으로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등을 고려해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았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김 제1부부장은 작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해 문 대통령과 면담하고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한반도 평화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했다. 조문단 파견은 무산됐지만, 공교롭게도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 1주년인 이날 조의문 전달을 계기로 남북 고위급 접촉이 재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마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김 위원장이 자신에게 친서를 보냈다고 밝힌 상황과도 맞물려 남·북·미 간에 새로운 대화 국면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조문단을 직접 내려보내는 대신 판문점에 김 제1부부장을 내보낸 것은 조문단에 대한 정치적 해석은 제한하면서도 김여정이라는 상징적 인물을 내세워 형식적 예우는 갖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우리 정부는 이달 안에 남북정상회담 개최는 어려워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의 당정협의에서 “북측의 반응이 없어 이번 달 중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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