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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축구대표팀 우승하고 국민적 합의 있으면 병역혜택 받을 수도

입력 : 2019-06-12 17:26:25 수정 : 2019-06-13 10: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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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20세 이하 축구 대표팀 사상 첫 월드컵 결승 진출
11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 한국과 에콰도르의 경기. 전반 시작에 앞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정정용 감독 등 코칭스태프들과 함께 동그랗게 모여 있다. 루블린=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U-20(20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한 우리나라 축구대표팀이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결승에 오르자 병역특례 혜택을 줘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행 병역법 규정상 월드컵 성적은 병역특례 적용 대상이 아니지만 대한민국 축구 역사의 한 획을 그으며 국위 선양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선수들인 만큼 예외적으로 병역특례를 적용하자는 것이다. 이와 관련, 병무청 측은 12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U-20 대표팀의 병역특례와 관련해 현재 시점에서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U-20 대표팀이 우승을 차지하고 병역혜택에 대한 여론이 압도적일 경우 등 여건이 조성되면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달성했던 선수들처럼 국민적 여론이 형성된다면 이번 대표팀도 병역혜택을 받을 수 있을 가능성은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FIFA 주관 대회 사상 첫 결승…‘병역혜택’ 청원 올라와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12일(한국시간) 새벽 폴란드 루블린의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에콰도르와의 준결승전에서 이강인의 도움을 받은 최준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0 승리를 거두고 FIFA 주관 세계대회에서 사상 첫 결승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우리나라는 이탈리아를 물리치고 올라온 우크라이나와 오는 16일 오전 1시 우치 경기장에서 우승 트로피를 놓고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1983년 대회 전신이자 멕시코에서 열렸던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4강에 오르면서 우리에게 익숙한 ‘붉은악마’라는 대표팀 별칭이 탄생한 데다가 이강인과 조영욱 등 다방면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 출전하면서, 어디까지 올라갈지 축구팬 시선이 쏠렸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대표팀이 결승 진출을 일궈내자 선수들에게 병역혜택을 부여하자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지난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U-20 청소년 대표팀의 병역혜택을 부탁드립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대표팀이 극적으로 세네갈을 물리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여주는 값진 승리였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결승에 진출한다면 우리 선수들이 남자축구 최초로 FIFA 주관 대회 결승에 오르는 것”이라며 “그에 따른 적절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게시자는 “우리 선수들이 결승에 오른다면 병역혜택이 부여되기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12일(한국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남자 월드컵' 4강전에서 에콰도르를 1대0으로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한 대표팀 선수들이 태극기를 들고 그라운드를 돌며 인사하고 있다. 루블린=연합뉴스 

◆현행 규정상 월드컵은 병역혜택 대상 아니지만 가능성 없지 않아

 

현행 병역법은 올림픽 3위(동메달) 이내 입상자와 아시안게임 1위(금메달),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 입상자(국내는 1위 입상), 국가무형문화재 전수교육 이수자에게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할 수 있는 혜택을 부여한다. 대상자는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거친 뒤 사회봉사활동을 하면 병역을 해결한 것으로 간주한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축구와 야구 종목 금메달을 딴 대표팀 선수들이 병역 혜택을 받은 게 대표적이다.

 

11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 한국과 에콰도르의 경기. 전반 이날 결승골의 주인공 최준이 골을 넣은 뒤 두 팔을 벌리며 루블린 경기장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루블린=연합뉴스
11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 한국과 에콰도르의 경기. 후반 이강인이 그라운드 밖의 정정용 감독과 대화를 마친 뒤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루블린=연합뉴스

월드컵은 대상이 아니지만 예외가 있었다. ‘월드컵 4강 신화’를 달성한 2002 한일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포르투갈을 물리치고 사상 처음 16강에 올랐을 때 병역법 시행령을 통해 적용한 바 있다. 당시 주장이었던 홍명보가 경기종료 후 라커룸을 찾은 김대중 대통령에게 ‘한국축구 역사를 새롭게 썼다’며 병역특례를 요청하고 국민도 전폭적으로 호응하면서 ‘월드컵 축구경기에서 16위 이상의 성적을 거둔 사람도 특례 대상에 포함한다’고 규정한 것. 이때 박지성, 이영표, 차두리 등이 군 면제 혜택을 받고 해외 무대 등 선수 생활에 날개를 달았다. 

 

이어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부분 프로 선수들로 구성된 야구 국가대표팀이 4강에 오르자 국방부가 병역 의무 대상 선수들에게 면제 혜택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월드컵 4강과 비슷한 업적으로 쳐주기 힘든 WBC 대회 성적에 대한 혜택 결정에 반발 여론이 생기는 등 논란이 거셌다. 결국 아마추어 선수나 비인기 종목과의 형평성 등 병역특례 논란이 일면서 이듬해 ‘월드컵 16강 이상’, ‘WBC 4강 이상’ 등 병역법 시행령이 폐지됐다. 

 

여기에 지난해 아시안게임 때 금메달을 딴 야구대표팀 일부 프로 선수의 병역 혜택을 둘러싼 불공정 논란 등이 겹치며 정부와 국회에서는 병역특례 제도의 존치 여부와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해 곧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그러나 U-20 월드컵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첫 국제축구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린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단 국민 눈을 즐겁게 하는 이강인 등 선수들의 맹활약에 이들을 응원하는 국민적 열기가 대단하기 때문이다. 

 

폴란드 루블린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4강전 한국과 에콰도르의 경기가 1-0 한국의 승리로 끝난 뒤 U-20 대표팀 정정용 감독, 이강인 등 선수단 전원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루블린=연합뉴스

 

김동환·이정우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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