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안전·구조 인프라 확충 성과… 해양 사고때 출동시간 단축” [세계초대석]

관련이슈 세계초대석 , 디지털기획 , 킬러콘텐츠

입력 : 2019-06-11 19:26:08 수정 : 2019-06-12 10:13:3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취임 1년 맞는 조현배 해양경찰청장 / 경찰청 출신 지휘 걱정 많았지만 / 원칙 앞세운 리더십에 우려 사라져 / 직원들 “부드러운 직선” 평가내려 / 유람선 침몰 헝가리엔 해경 없어 / ‘세월호’ 경험 우리해경 6명 파견 / 경비함정 복수승조원제 시행 호평 / 함정 추가 건조없이 출동세력 증가 / 현장 인력 중심 소요 정원도 확보 / 中어선 불법조업 단속 강화 박차
조현배 해양경찰청장이 지난 3일 인천 송도 해경 본청 접견실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오는 25일 취임 1주년을 맞는 소감과 그동안 중점을 두고 추진한 업무 등을 설명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조현배 해양경찰청장이 오는 25일 취임 1년을 맞는다. 조 청장 취임 이후 1년간 해경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무엇보다 세종에 있던 해경 본청이 인천 송도로 자리를 옮겼다. 사고 후 출동시간 단축, 상황처리 고도화 등도 조 청장 취임 후 진전된 부분이다. 5년 전 세월호 참사 후유증으로 부침을 거듭하던 조직이 차츰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조 청장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 해경의 사명이자, 존재 이유”라며 “국민이 바라는 해경이 되도록 변화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 3일 인천 송도 해경 본청 접견실에서 진행됐다. 조 청장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청사를 떠나지 않으려다 보니 송도에서 인터뷰를 하자고 했다”고 양해를 구했다. 그는 청장에 임명된 뒤 관사를 떠나 잠을 잔 횟수를 손에 꼽을 정도로 ‘원칙주의자’다. 경찰청 출신인 조 청장이 해경에 와서 한 일도 ‘원칙 우선’이다. 원칙 앞에서 “바다를 모르는 청장이 뭘 할 수 있겠나”라는 우려도 사라졌다. 직원들은 그의 리더십을 ‘부드러운 직선’이라는 평가하고 있다. 조 청장은 인터뷰 내내 막힘없는 답변을 이어갔다. 말투는 차분했지만, 내용은 확신에 차있었다.

 

―헝가리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를 보는 마음이 더욱 아플 것 같은데.

 

“헝가리는 내륙국가다. 해경이 없다보니 육지경찰이 사고를 수습해야 한다. 배 전복은 해경 업무와 밀접하고 세월호 참사 때 경험이 있어 6명을 파견했다. 우리 바다 안전도 중요해 지방 서장들 보고 직접 현장에 나가 안전점검을 하도록 했다.”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소감은.

 

“무엇보다 국민이 해양경찰에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 고민해 ‘국민의 해양경찰’이 되도록 하겠다는 일념으로 조직을 이끌어왔다. 바다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해경의 첫 번째 사명이자 존재 이유라고 여겨 해양사고 예방 및 대응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국민의 해경으로 거듭나기 위한 단계별 혁신전략으로 바다에서 인명피해 감소 등 해양 전 분야에서 국민 체감 성과를 창출했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라 하면 어떤 건가.

 

“무엇보다 안전과 구조 분야의 필수적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올해 구조·안전 관련 예산은 작년보다 31% 증가한 819억원으로 늘었다. 파출소 등 현장인력 중심의 소요 정원을 확보하는 등 안전 인프라의 핵심인 인력·예산 부분이 보강됐다. 해양사고 발생 시 구조세력 출동시간이 단축됐고, 사망자 수도 2017년 108명에서 지난해에는 89명으로 줄었다.”

 

―불법 외국어선 조업 등 경비와 수사분야도 주요 업무인데.

 

“중국 무허가 어선들이 우리 해역에서 불법조업을 하는 수법이 지능화하는 추세다. 해역별 현장 중심 대응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기동전단·단대운영, 시기별 특별단속 및 국제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대응을 통해 불법조업 중국어선 나포 건수는 2017년 160척에서 지난해 139척으로 감소했다. 더불어 해양 법질서 확립을 위한 수사기능 정상화도 추진 중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수사기능이 환원됨에 따라 해양 치안 법질서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

 

―불법조업 중국어선 단속 등 해양경비 활동을 위해 경비함정 복수승조원제를 시행 중이다. 어떤 변화가 있나.

 

“예산과 함정 건조 기간을 감안했을 때 현재 보유 중인 경비세력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함정과 인력을 한꺼번에 교대하는 방식에서 함정은 그대로 두고 인력만 교대하는 복수승조원제는 함정의 추가 건조 없이 출동세력이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지난해 11월 해경 본청이 세종에서 인천으로 이전했다.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

 

“정부세종청사에 있을 당시에는 해경뿐 아니라 다른 부처와 함께 청사를 사용하고 있어 각 사무실이 분산돼 소통의 어려움이 있었다. 인천 이전 후 독립된 건물에서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많아지고 실제로 업무 효율성도 높아졌다. 본청 이전과 함께 직원들 사기 진작을 위해 자기주도적인 근무환경을 만들어 적극 행정에 나서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특진, 특별승급 등의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조 청장은 올해 94명을 특진시키고, 190명을 특별승급할 예정이다.

 

―2017년 12월 인천 영흥도 사고 이후 여전히 낚시어선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 낚시인구가 늘어나면서 불안감이 크다. 안전대책은.

 

“지난 1월에도 통영에서 화물선과 낚싯배가 충돌 후 전복돼 5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사고가 있었다. 신고 즉시 구조대가 출동해 인명피해를 최소화했지만, 구명조끼 미착용 및 영업구역 위반 등 고질적인 문제점이 또 드러났다. 해경은 낚싯배 안전관리를 위해 육상의 하이패스 기능과 유사한 V-패스(자동어선위치발신장치)를 활용해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또 사고 예방을 위해 5대 안전위반행위(기초안전 질서 위반, 영업구역·시간 위반, 음주운항 및 승객 음주, 항내 과속 운항, 불법 증·개축)에 대해 상시 합동 단속을 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낚싯배 선장과 낚시를 즐기는 국민 여러분이 안전에 대한 인식을 갖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부산 광안대교 사고처럼 선장의 음주운항 문제도 여전하다.

 

“음주운항 단속 범위를 국내·국외 화물선, 여객선 등으로 확대했다. 출항 전 선장 등 선박 운항자의 음주 사실이 드러나면 출항을 정지시키고, 음주측정 단속 수치(0.03%) 이하로 떨어진 다음 출항을 허용하고 있다. 또 해양사고 발생 시 운항자 또는 도선사에 대한 음주측정을 의무화한다는 내용으로 해사안전법을 일부 개정했다.”

 

―최근 사회적으로 마약범죄가 문제다. 해경이 부재했던 기간 해상 마약 밀수 관련 단속에 구멍이 뚫렸다는 얘기도 나온다.

 

“마약 수사는 대부분 정보원으로부터 입수한 첩보로 진행되는데, 조직 해체 후 과거 구축된 정보망이 무너진 부분이 있다. 실제로 수사분야가 경찰청으로 이관된 후 정보망 해체로 마약 단순투약 이외 사건은 다루지 못했다. 해경은 해양에서 마약 반입 선박을 검문 검색하고 검거할 경비함정과 항공기 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해상을 통한 마약 밀반입을 단속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 현재 41명의 수사관이 마약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인력을 늘려갈 계획이다.”

 

―해양오염에 대한 심각성도 부각되고 있다. 깨끗한 바다를 만들기 위한 해경의 노력은.

 

“해양오염 사고는 국민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해경은 해양플라스틱 투기 단속활동을 강화하고 있으며, 400t 이상 선박에 대한 폐기물기록부 점검이나 순찰을 시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기에 해경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드론 및 무인항공기 등을 도입하고, 이를 운용하는 요원을 양성할 계획이다. 또 해양환경 사진전시회, 해양쓰레기 줄이기 홍보물 배부 등 ‘해양쓰레기 줄이기 대국민 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물놀이 시즌이 다가왔다. 여름철 성수기 안전대책에 관해 설명해달라.

 

“‘범국민 구명조끼 입기 실천 운동’에 나설 계획이다. 2016∼2018년 해안가, 방파제 등 연안해역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중 90% 이상이 구명조끼를 입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헝가리 다뉴브강에서 일어난 유람선 사고를 통해 구명조끼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부각됐다.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찾아가는 연안안전교실, 생존수영교실, 바다로 캠프 등 체험형 안전교육도 확대할 방침이다.”

 

―앞으로 중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이나 계획을 말해달라.

 

“2017년 7월 해양경찰청 재출범 이후 인사혁신, 조직문화 개선, 상황처리 고도화 등 혁신 작업을 계속해 왔다. 그 결과 지난해 정부업무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고, 청렴도 평가에서도 한 단계 상승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아직 국민이 해경의 변화를 느끼기에는 많이 부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해양사고 예방부터 사고 발생 시 신속한 구조까지 현장 역량 고도화를 위해 인력과 장비 등 구조 인프라를 지속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국민이 원하는 다양한 정책과제를 발굴해 나가겠다.”

 

대담=박희준 경제부장, 정리=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조현배 해양경찰청장은… △경남 창원 출생(1960년) △마산고 △부산수산대 환경공학과 △동국대 경찰행정학 박사 △경기 과천경찰서장(총경) △서울 용산경찰서장 △서울지방경찰청 정보관리부장(경무관) △경찰청 정보국장(치안감) △경남지방경찰청장 △부산지방경찰청장(치안정감) △해양경찰청장(치안총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