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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욕의 한국 현대사… '영부인' 삶도 순탄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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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6-12 06:00:00 수정 : 2019-06-11 14:4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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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별세 계기로 '영부인'에 이목 / 초대 이승만 대통령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는 오스트리아 출신 / 박정희 대통령 부인 육영수 여사 제일 유명… 비극적 최후 맞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영부인 이희호 여사가 97세를 일기로 별세하면서 역대 대통령들의 배우자에 국민적 관심이 쏠린다. 전직 영부인의 타계는 지난 2004년 고 최규하 전 대통령의 영부인 홍기 여사의 별세 이후 15년 만의 일이다.

 

11일 청와대와 정치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영부인’이란 지위를 처음 얻은 이는 고 이승만 전 대통령의 영부인 프란체스카 도너 리(1990∼1992) 여사다.

고 이승만 전 대통령(1948∼1960 재임)과 영부인 고 프란체스카 여사. 세계일보 자료사진

◆초대 프란체스카 여사는 '오스트리아 출신'

 

유럽의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프란체스카 여사는 1933년 2월 스위스 여행 도중 제네바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과 처음 만났다. 이후 1934년 10월 미국 뉴욕에서 이 전 대통령과 결혼한 그는 남편의 독립운동을 곁에서 도왔다.

 

1960년 4·19 혁명 후 이 전 대통령과 더불어 미국 하와이로 망명한 프란체스카 여사는 1965년 7월 이 전 대통령이 서거할 때까지 함께 생활했다. 한때 고국인 오스트리아 빈으로 거처를 옮기기도 했으나 박정희정부 시절인 1970년 5월 한국으로 완전 귀국, 서울 종로구 이화장(梨花莊)에서 이 전 대통령의 양아들 이인수씨 가족과 생활했다. 1992년 3월 노환으로 별세한 뒤 국립현충원 이 전 대통령 묘역에 안장됐다.

 

이 전 대통령 뒤를 이은 고 윤보선 전 대통령의 영부인은 공덕귀(1911~1997) 여사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제 대신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제2공화국의 대통령이었기에 실권이 없는 상징적 국가원수에 머물렀고, 따라서 공 여사 역시 조용한 삶을 살았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1963∼1979 재임)과 영부인 고 육영수 여사. 세계일보 자료사진

5·16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정권의 독재가 본격화한 1970년대에는 사회운동가로 변신해 민주화운동 및 여성 권익 향상을 위한 시민운동에 앞장섰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부인 육영수(1925∼1974) 여사는 우리나라 역대 영부인 중 가장 유명한 인물이다. 박 전 대통령과의 사이에 딸 박근혜(훗날의 대통령)·박근령, 아들 박지만 등 세 자녀를 뒀다.

 

연말마다 고아원, 양로원 등을 위문해 따뜻한 구호의 손길을 펼치고 한센인이 거주하는 곳까지 일일이 순방하면서 온정을 베풀어 국민적 칭송이 자자했다. 하지만 1974년 8·15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재일교포 문세광이 쏜 흉탄에 맞아 서거했다.

 

◆이순자·김옥숙·김윤옥 등 부부가 함께 생존

 

박 전 대통령 뒤를 이은 고 최규하 전 대통령의 영부인은 홍기(1916∼2004) 여사다. 남편의 재임 기간(1979년 10월∼1980년 8월)이 워낙 짧다 보니 영부인으로서 존재감은 미약한 게 사실이다. 청와대 ‘안주인’으로 있으면서 불우 이웃 돕기 행사를 제외하고는 대외활동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등 절제된 생활을 했다고 한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1993∼1998 재임)과 영부인 손명순 여사. 세계일보 자료사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영부인 이순자(80) 여사, 노태우 전 대통령의 영부인 김옥숙(84) 여사는 둘 다 남편과 나란히 생존해 있으며 건강도 양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부인 손명순(91) 여사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부인 권양숙(72) 여사는 각각 지난 2015년, 2009년 남편과 사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영부인 김윤옥(72) 여사는 남편(MB)이 검찰 수사를 받고 구속 기소돼 법원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시련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독신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배우자가 없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1998∼2003 재임)과 영부인 고 이희호 여사. 연합뉴스

한편 이희호 여사는 전날인 10일 밤 11시37분 병상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97세를 일기로 임종을 맞았다. 그는 “우리 국민들께서 남편 김대중 대통령과 저에게 많은 사랑을 베풀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 우리 국민들이 서로 사랑하고 화합해 행복한 삶을 사시기를 바란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장례는 사회장으로 진행된다”며 “정부는 고인의 헌신과 업적에 부응하도록 예우하고 지원해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핀란드, 노르웨이 등 북유럽 3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도 SNS에 “(국내에) 계신 분들께서 정성을 다해 모셔주시기 바란다”는 글을 올렸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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