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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입양은 아동의 역사를 잘 지켜주는 것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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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6-09 23:00:00 수정 : 2019-06-09 17:2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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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입양가정지원센터는 아동이 입양될 때 생부모로부터 직접 건네진 자신의 기록과 정보, 물품 등을 건넬 수 있도록 돕는 생애상자 ‘소중함’ 제작을 위한 모금캠페인을 지난달 14일 오는 17일까지 와디즈를 통해 진행한다.

 

유엔 아동인권협약 제7조와 21조, 헤이그협약 제30조에 ‘아동은 출생과 생부모의 정보를 알 권리가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후 공개입양문화가 퍼진 지 2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입양아동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 과거의 역사는 묻어두는 것이 좋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또 아기를 입양 보내는 생부모에게도 어떤 기록이나 물품이든 남기지 말고 아동의 새로운 삶을 위해 조용히 사라져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입양아동을 위한 생애상자 ‘소중함’은 생부모가 직접 아동의 생일과 태명, 이름 등 출생의 관련 정보와 함께 남기고픈 메시지, 각종 물품 등을 담아 전할 수 있도록 돕는 키트로 아동이 입양가정에서 성장하더라도 자신의 역사를 잘 알고 건강한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입양아동은 성장함에 따라 자신의 출생정보와 생부모에 관한 이야기를 궁금해하지만 대다수 입양가정에게 전달되는 자료는 A4 용지에 타이핑된 몇 줄의 짧은 기록과 예방접종기록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간혹 생부모로부터 몇 가지 물품이나 편지를 전달받는 경우도 있지만 매우 드물고, 베이비박스에 맡겨진 아이들처럼 자신과 관련된 아무런 기록과 정보를 갖지 못한 채 자라는 아동도 있다. 공개입양 20년을 맞이한 현시점에서 더 이상 입양아동이 자신의 역사와 정보를 손실한 채 입양되는 것은 입양의 본래 취지에 맞지 않는다.

 

건강한입양가정지원센터는 ‘소중함’ 모금캠페인을 통해 ‘진정한 공개입양의 시작은 아동의 역사를 잘 보존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명제가 사회에 널리 퍼질 수 있도록 인식개선 캠페인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건강한입양가정지원센터 관계자는 “생애상자 ‘소중함’을 통해 입양아동은 자신의 역사를 알며 자라고, 입양부모는 입양아동이 건강한 자존감과 정체성을 갖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며, 생부모는 아동에 대한 상실감을 애도하며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양가족 자조모임에서 출발해 2015년 비영리단체로 발돋움한 건강한입양가정지원센터는 입양가족과 입양인에게 생애주기별 필요한 교육과 상담, 건강한 입양문화정착을 위해 입양삼자 지원, 국내외 입양연구와 정책제안 사업 등을 하고 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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