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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처분가능소득 ‘10년 만의 감소’… 이래도 소득주도성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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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5-24 00:40:20 수정 : 2019-05-24 00:4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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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근로소득 0% 증가, 소득 참사 / 최하위 20% 소득 5분기째 감소 / 성장동력 되살릴 대책 마련해야

통계청의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금과 각종 부담금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2인 이상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이 기간에 가구당 월평균 374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줄었다. 처분가능소득 감소는 2009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소득은 크게 늘지 않았는데 세금과 연금·사회보험료가 크게 늘어난 탓이다. 가구당 소득은 월평균 482만6000원으로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0.8%로, 6분기 만에 최저다. 실질 근로소득 증가율도 0%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소득을 늘리겠다는 소득주도성장은 되레 참담한 결과만 빚은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가 멈출 줄 모른다는 점이다. 소득 최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25만4700원으로 2.5%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8% 줄어든 이후 다섯 분기째 감소 행진이다. 기초연금을 인상했지만 이들 가구의 근로소득이 14.5%나 감소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최저임금 인상 충격으로 일자리를 잃은 이가 많기 때문이다. ‘빈익빈’의 골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어제 관계장관회의에서 “분배는 개선됐지만 저소득층의 소득 여건은 여전히 좋지 않다”고 했다. 분배 개선은 최상·최하위 20% 가구의 소득배율이 5.80배로, 1년 전보다 0.15포인트 줄어든 것을 두고 한 말이다. 그러나 소득배율 축소는 저소득층의 소득이 늘었기 때문이 아니라 최상위 20% 가구의 소득이 불황에 따른 상여금 감소 등으로 2.2% 줄어든 결과일 뿐이다. 이런 것을 두고 분배가 개선됐다고 하는가.

소득 참사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꼴찌로 떨어진 1분기 성장률(-0.3%) 실적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마이너스 성장은 정상적인 경제 작동을 멈추게 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결과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등 반시장 정책으로 고비용 구조는 악화되고 성장동력은 약해지고 있다. 수많은 기업과 소상공인은 고용원을 줄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소득이 늘어날 턱이 없다. 2년간의 소득주도성장 실험은 사실상 실패로 판명났다. 정부는 이번 가계동향조사 결과가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지 냉철히 들여다봐야 한다. 이념에 사로잡혀 “경제 성공” 강변을 이어간다면 국민경제는 더욱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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