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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거론에… 격분한 트럼프, 민주당과 정면충돌

입력 : 2019-05-23 19:41:04 수정 : 2019-05-23 19:4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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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인프라’ 회동 파행 / 펠로시 “대통령, 은폐에 바빠” 맹공 / 트럼프, 악수도 안한 채 3분만에 끝 / “대통령 끌어내리기… 협조 안할 것” / 민주당에서도 탄핵에 부정적 기류

‘러시아 스캔들’(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 수사 결과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야당인 민주당이 정면 충돌했다. 민주당이 탄핵까지 거론하자, 격분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지도부와 만난 후 협력 거부를 선언했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 워싱턴포스트(WP) 등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워싱턴 백악관에서 사회기반시설(infrastructure) 계획 논의를 위해 민주당 지도부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을 만났으나 3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예정시간보다 15분 지각했음에도 눈에 띄게 화가 난 상태로 회동장에 들어선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지도부와 악수도 하지 않고 자리에 앉지도 않은 채 펠로시 의장에게 “끔찍한 말을 했다”고 말한 뒤 답변도 듣지 않고 나가버렸다고 WP는 전했다. 펠로시 의장이 이날 오전 민주당 비공개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우리는 미국 대통령이 은폐에 바쁘다고 본다”고 말한 데 대해 강한 불만을 내보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민주당 지도부와 회동 파행 직후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자청해 민주당과 협력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자청해 “(러시아와의) 공모도, 사법방해도 없었다”고 강조하며 미국 대통령을 끌어내리려는 ‘가짜’ 조사가 중단되지 않으면 민주당에 협력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갑자기 어젯밤에 그들(민주당)이 이 회동 직전에 ‘I’로 시작하는 단어(Impeachment·탄핵)를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하기로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I’ 단어다. 상상이 되나”라고 반문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비슷한 시간에 국회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이어갔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기반시설과 관련해 민주당과 협력하는 데 자신감이 부족한 것 같다”고 비꼬았다. 뉴욕타임스(NYT)는 공개적으로 협상을 무산시킨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민주당 지도부는 정책 싸움으로 주제를 돌릴 드문 기회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미국진보센터가 주관한 행사에 참석해 “대통령은 사법방해를 하고 있고 은폐에 바쁘다. 이는 탄핵 대상이 될 수 있는 범죄”라며 ‘탄핵’을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가운데) 등 민주당 지도부가 비슷한 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의 오만한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상황은 전반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법무부는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보고서와 관련된 자료들을 넘겨주기로 하원 정보위원회와 합의했다. 이에 따라 정보위는 법무부에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소환장 집행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열려던 회의를 연기했다. NBC방송은 “보기 드문 데탕트(긴장 완화)”라고 평했지만, 민주당이 추가 공개되는 특검 보고서를 빌미로 공세를 펼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에게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업가 시절 금융자료가 민주당 주도의 하원에 제출되는 것을 막아달라며 낸 1심 소송에서도 패했다. 하원 정보위원회와 금융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간 유착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며 지난달 미국 안팎의 은행 9곳에 트럼프 대통령 측 금융거래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소환장을 발부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탄핵에 대해선 부정적인 분위기다.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 과정을 지켜봤던 민주당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 문제의 속도 조절을 원한다고 WP가 이날 전했다. 섣부른 탄핵 추진은 2020년 대선 패배라는 역풍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NYT는 펠로시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괴롭히면서 탄핵에서 ‘Go-Slow’(서행)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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