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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화웨이 죽이기’에 동맹국 총동원?…갈림길 선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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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5-23 17:05:23 수정 : 2019-05-23 17: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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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무부 “한국서 화웨이 아웃 필요”
연합뉴스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거래를 제한하고 있는 미국이 최근 동맹국들을 ‘화웨이 죽이기’에 동원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23일 “미국 측은 5G 장비 보안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으며, 우리도 이런 입장을 알고 있다”며 “한·미 양국은 동 이슈에 관해 지속 협의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5G 상용화에 따른 보안 문제도 계속해서 주의를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조선일보는 서울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미정부가 여러 외교채널을 통해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면 보안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다’는 메시지를 우리 외교부에 지속적으로 전달했다”며 “한국이 동맹국으로서 미국의 대중(對中)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줄 것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 당국자는 미 국무부 관계자가 최근 우리 외교부 당국자를 만난 자리에서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에 대해 “이 통신사가 한국 내 민감한 지역에서 서비스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시 미 국무부 관계자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최종적으로 한국에서 화웨이를 전부 아웃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연합뉴스

화웨이와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미국은 최근 들어 동맹국들에 화웨이 제재에 동참하라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2월 헝가리를 방문한 자리에서 “화웨이를 쓰면 파트너로서 함께 가기 힘들 것”이라며 화웨이와 거래 중단을 압박했다. 이에 따라 일본, 호주도 화웨이와 거래 중단에 나설 태세를 취하고 있다. 

 

우리 정부로서는 기업 간 거래에 정부가 개입하게 되는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한국 기업 가운데는 LG유플러스가 5G 이동통신망 구축에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이 외에도 미 상무부가 지난 16일(현지시간)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렸는데, 이들과 거래하는 국내 기업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정부 차원에서 화웨이와의 거래에 제동을 건다면, 2016년 일어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사태와 같은 일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이 화웨이의 통신장비에 ‘백도어’가 있다는 이유로 보안에 위협을 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명분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대부분의 소프트웨어에는 유사시 문제 해결을 위해 인증을 받지 않고 전산망에 접속할 수 있는 백도어를 설치한다. 2015년 우리 국정원이 이탈리아 ‘해킹팀’으로부터 구매한 해킹 소프트웨어에도 백도어가 설치돼 있었다. 보안업계에서 백도어 설치는 공공연한 일이기 때문에 특별히 화웨이의 장비만 문제 삼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미국의 속내는 차세대 이동통신기술인 5G를 선도하는 화웨이를 견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통신업계의 다른 거물인 중국의 ZTE(중싱통신)도 화웨이, 푸젠진화처럼 미국 상무부의 수출제한 블랙리스트(entity list)에 올라 제재를 받았다. 다만 ZTE는 지난해 미·중 정상회담 후 미국에 10억 달러 벌금을 내고 10년간 미국의 감시를 받는다는 조건으로 폐업을 모면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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