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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 구장’ 징크스 깬 류현진… 빅리그 최고 반열 오르다

입력 : 2019-05-20 21:05:16 수정 : 2019-05-21 00: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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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내티 원정 시즌 6승 수확 / 쿠어스필드와 함께 ‘투수들 무덤’ / 불리한 환경 극복 상대 타선 봉쇄 / 내셔널리그 다승 부문 공동 1위 / MLB닷컴 “거장다운 투구” 극찬 / 사이영상 유력 후보 1순위 급부상 / 생애 첫 올스타전 출전도 가시권

올 시즌 초반 류현진(32·LA 다저스)은 명실공히 리그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다. 특히 최근 24이닝은 무실점을 기록하며 뜨거움이 극에 달했다. 그러나 20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예정된 신시내티전은 다소 부담스러운 등판일 수밖에 없었다. 투수에게 극도로 불리한 ‘타자구장’에서 경기에 나서게 됐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그동안 투수에 유리한 환경을 최대로 활용하는 반면,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에서는 다소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콜로라도 쿠어스필드에서의 평균자책점은 7.56이고 디트로이트의 코메리카파크(8.59), 시카고의 리글리필드(5.40) 등 타자구장에서도 약점을 노출하곤 했다. 쿠어스필드와 함께 메이저리그의 양대 타자구장으로 꼽히는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도 부진했던 것은 마찬가지여서 3경기 등판해 1승2패 평균자책점 5.06에 머물렀다. 이 구장에서 내준 22개의 안타 중 8개가 장타인 것이 부진의 원인이다.

류현진이 20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와의 경기에서 공을 뿌리고 있다. 신시내티=AP연합뉴스

그러나 연속 이닝 무실점의 뜨거움 속에서 나선 이날의 류현진은 이곳 마운드에서 불안함을 노출했던 과거와는 전혀 다른 투수였다. 1회부터 5회까지 매회 주자를 출루시켰지만 남다른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주며 상대 타선을 7이닝 동안 5안타 볼넷 1개로 묶어냈다. 직구와 투심, 커터,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장타는 물론 연속 안타조차 맞지 않은 덕분이다. 무실점 이닝은 31이닝까지 늘어났다. 7회까지 투구수가 88개에 불과해 또 한 번의 완봉까지 노려볼 기세였지만 타선이 7회초 두 점을 추가하며 4-0으로 승부가 벌어지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남은 경기를 불펜에게 맡겼다. 이후 다저스는 8회와 9회 4점을 더 뽑아내며 8-3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곤 했던 타자구장에서의 징크스까지 극복한 류현진은 이 경기를 기점으로 리그 최고 투수로 완벽히 올라섰다. 시즌 6승(1패)째를 수확하며 다승 부문에서 잭 그레인키(35·애리조나), 맥스 프리드(25·애틀랜타), 브랜든 우드러프(26·밀워키)와 함께 공동 1위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도 1.72에서 1.52로 끌어내리며 잭 데이비스(26·밀워키·1.54)를 제치고 리그 1위로 나섰다. 피안타율 3위, 피출루율 1위, 피장타율 3위 등 세부지표에서도 리그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다. 9이닝당 볼넷 개수는 0.61개로 2위인 그레인키의 1.11개와 큰 차이가 난다. 이에 따라 류현진은 9이닝당 삼진 개수가 리그 22위인 8.95개에 불과함에도 제구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볼넷당 삼진비율에서 14.75라는 역대급 기록을 찍고 있다. 필 휴즈가 2014년 미네소타에서 기록한 단일시즌 최고 기록인 11.63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실점은 물론 출루조차 허용하지 않는 류현진은 이제 ‘거장’이라고까지 불리고 있다. MLB닷컴은 이날 류현진의 호투를 소개하며 “류현진이 또다시 거장다운 투구를 했다(Ryu Masterful Again)”고 전했다. 지역 일간지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는 최근 호조를 보이는 다저스 선발진 중에서도 류현진이 최고라고 치켜세웠다. 이 매체는 “다저스 선발진은 최근 22경기에서 12승 2패를 수확하며 평균자책점 2.05를 찍었다”면서 “하지만 그 누구도 류현진만큼 뛰어나지는 않았다”고 극찬했다. 연이은 호투로 사이영상 유력 후보로도 급부상 중이다. 첫 올스타 발탁도 가시권이다. 시즌 초반 워낙 강렬한 인상을 준 덕분에 부상 없이 전반기만 이어간다면 올스타전 마운드에 무난히 설 것으로 전망된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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