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과해" "자폭하라"… 황교안, 험난했던 5·18 방문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19-05-18 18:00:00 수정 : 2019-05-18 18:04:1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버스서 내리자마자 시민들 거센 항의 / 2분 거리 기념식장 20분 걸려 / '임을 위한 행진곡' 따라 불러 / 분향 못하고 추모관 빠져나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8일 오전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 5.18민주 묘지에 도착해 5.18단체와 시민단체의 항의를 받으며 기념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은 왜 왔느냐. 당장 물러가라."

 

제39주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시작되기 30분 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을 태운 관광 버스가 도착했다. 5월단체 회원과 시민들은 곧바로 버스로 달려들었다.

 

황 대표는 버스를 에워싼 5월단체 회원과 시민들의 제지로 5분간 문을 열지 못했다. 이후 경찰의 도움으로 열린 버스 문으로 황 대표가 나왔다.

 

이 때부터 50여명에 둘러쌓인 황 대표는 경찰과 경호원의 도움 없이는 한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주변의 시민들도 가세하면서 황 대표는 좀처럼 이동하지 못했다. 황 대표가 검색대를 겨우 통과한 이후에는 기념식 중계를 하는 대형 모니터 앞에 앉아있던 일부 시민들이 플라스틱 의자를 던져 경호원이 제지하는 소동도 빚어졌다. 

 

18일 오전 제39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의원들이 탑승한 차량이 들어서자 시민들이 손팻말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39주기 기념식장에 참석하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일부 시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뉴시스

걸어서 2분 거리였지만 시민들의 제지로 기념식장까지 가는데 20분이 걸렸다. 이 20분 동안 황 대표는 시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시민들은 "황교안 오지마", "황교안 물러가라"며 피켓을 던지거나 거칠게 항의했다.

 

'5·18 진상규명 처벌법 제정' 피켓을 든 일부 시민들은 황 대표가 향하는 도로에 드러눕기도 했다. 또 '오월단체를 사랑하는 사람들' 등 5월관련 단체는 민주의 문 앞에서 '5·18왜곡 처벌법 가로막는 자유한국당 즉각 해체', '5·18역사왜곡 처벌법 즉각 제정' '5·18진상조사위원회 즉각 가동' 등이 적힌 피켓과 현수막을 내걸고 시위했다. 

겨우 기념식장에 도착한 황 대표에 대한 항의는 멈추지 않았다. 오월가족 시민들이 일어서서 "황교안 왜 왔냐, 물러가라"고 외쳤고, 일부 오월가족 어머니는 오열했다.

 

'오월 광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주제로 제39주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가운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뉴시스

황 대표는 식순에 따라 제창한 '오월 광주'를 상징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과 나란히 서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그는 행진곡이 연주되는 내내 주먹을 쥔 오른손을 어깨 아래에서 위아래로 흔들며 입을 조금씩 벌리고 노래를 따라 불렀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입장하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2016년 국무총리 자격으로 5·18 기념식에 참석했을 때는 홀로 노래를 부르지 않고 꼿꼿이 서 있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황 대표는 기념식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이날 기념식이 끝난 뒤 황 대표가 분화·헌향을 위해 추모탑으로 이동할 때도 시민단체 회원들은 그를 에워싸고 격렬히 항의했다. 이들은 "사과해", "물러가라", "자폭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고 황 대표는 입을 다문 채 굳은 표정으로 인파에 갇혀 있다가 결국 분향도 못한 채 경호팀의 도움으로 추모관을 통해 간신히 빠져나갔다. 황 대표에게는 혹독한 하루였을 것이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