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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장 성접대' 의혹 김학의 결국 구속…혐의 부인 '모르쇠 전략' 되레 부메랑됐다 [김현주의 일상 톡톡]

뇌물·성접대 의혹 불거진지 6년만에 김학의 구속…신병 확보한 檢 수사 탄력 붙을 듯 / 철저한 진상 촉구하는 여론 높아져…과거 치부 드러날지도 주목 / 과거 수사당국 김학의·윤중천 증거 부족 등 이유로 무혐의 처분 / 동영상 속 인물 누군지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그냥 넘어갔던 檢 / 지위고하 막론, 예외없이 조사해 수사 의혹 남기자 말아야…꼬리 자르기 식 은폐·왜곡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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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5-18 11:58:50      수정 : 2019-05-18 11:58:50

뇌물과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결국 철창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최근 다시 논란이 됐던 이른바 '별장 성접대' 의혹이 처음 불거진 지 6년 만입니다. 때늦은 감이 있지만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인물의 신병을 확보해 수사에 탄력이 붙은 만큼 철저한 진상을 촉구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김 전 차관은 지난 3월 22일 해외 출국을 시도하다가 긴급출국 금지를 당했고, 이번 조사를 받는 도중 "윤중천을 모른다"며 혐의를 부인하다가 구속심사에서는 "윤중천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을 바꾸기도 했는데요.

 

앞서 검찰은 2013년과 2014년 진행한 수사에서 김 전 차관과 윤씨 특수강간 혐의를 두 차례 모두 무혐의 처분했으며, 뇌물수수 의혹은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당시 경찰은 동영상 속 인물을 김 전 차관으로 특정, 특수강간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으나 검찰에서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된 바 있습니다.

 

이때 당시 김 전 차관은 한 차례 비공개 소환돼 조사받는 데 그쳤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동영상 속 인물이 김 전 차관이라는 것을 비교적 쉽게 알아볼 수 있었는데도 그냥 넘어간 것입니다.

 

6년 전 수사를 담당했던 수사당국 관계자들도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예외 없이 조사해 단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말아야 합니다. 꼬리 자르기 식의 은폐나 왜곡이 있어선 안 된다는 게 중론입니다.

김학의(63) 전 법무부 차관이 구속되면서 김 전 차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 수사가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밤중 해외출국을 시도해 대규모 수사단 출범을 자초하고, '별장 성접대'에 대한 국민적 의혹에도 '모르쇠'로 일관한 것이 되레 그를 더욱 옥죄었다는 시각도 있는데요.

 

검찰은 구속기한이 끝나는 내달 초까지 김 전 차관을 상대로 성범죄 의혹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계획입니다.

 

다만 공소시효 등 난관이 산적해 김 전 차관의 공소장에 성범죄 혐의를 담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檢 구속된 김학의 '성범죄 의혹' 집중 추궁할 듯…공소시효 등 난관 산적, 수사 어려움 겪을 수도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은 지난 16일 밤 김 전 차관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구속수감했습니다. 지난 3월 22일 태국으로 출국하려다가 긴급 출국금지된 지 55일 만인데요.

 

김 전 차관 출국시도는 검사 14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수사단 출범으로 이어졌습니다.

 

'별장 성접대 의혹'에 대한 2013∼2014년 수사 과정을 조사하던 검찰과거사위원회는 도주 우려에 따라 정식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윤씨의 불충분한 진술만을 토대로 우선 뇌물수수 혐의 수사를 권고했는데요.

 

검찰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김 전 차관의 심야 출국시도를 들어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전 차관 측이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 이모씨와 스폰서 역할을 한 사업가 최모씨 등을 회유한 정황도 여럿 제시했습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지난달 23일 새벽 인천공항에서 태국으로 출국을 시도하다 긴급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져 공항 청사를 빠져나오고 있다. 방송 화면 캡처

 

법조계에서는 김 전 차관의 수뢰액 1억6000여 만원 가운데 2008년 윤씨와 이씨 상가보증금 분쟁에서 발생한 1억원에 대한 제3자뇌물수수 혐의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수뢰액 1억원을 넘겨 공소시효를 15년으로 연장하기 위해 무리하게 범죄 혐의를 구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는데요.

 

그러나 김 전 차관이 윤씨에게 보증금 1억원을 포기하도록 종용한 정황 자체가 자신의 부적절한 성관계를 숨기려는 일종의 증거인멸 시도로 해석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주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이나 도망 염려 등과 같은 구속사유도 인정된다"고 했는데요.

 

◆성범죄 의혹 수사 물증 확보 등 난항…일부 피해자 물증 제시 못해

 

검찰은 김 전 차관이 윤씨로부터 100차례 넘게 성접대를 받은 혐의에 뇌물죄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발부받았으나, 공분이 집중된 성범죄 의혹 수사는 일부 새로운 물증에도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사당국은 김 전 차관과 윤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이씨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성관계 사진을 새롭게 확보했습니다. 이씨는 과거 수사에서 2008년 1∼2월쯤 서울 역삼동 자신의 오피스텔 등지에서 성관계 장면을 억지로 촬영당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윤씨가 동영상 캡처 사진을 자신과 친동생에게 보내 협박했다고도 진술했으나 물증을 제시하지는 못했습니다.

 

검찰이 윤씨 주변을 압수수색해 찾아낸 이 사진에는 김 전 차관과 윤씨로 추정되는 남성 2명과 이씨로 보이는 여성 1명이 등장합니다.

 

다만 사진만으로는 이씨가 폭행이나 협박을 당한 정황이 드러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촬영된 시기도 특수강간 공소시효가 10년에서 15년으로 늘어나기 이전인 2007년 11월이어서 특수강간죄를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검찰은 2명 이상이 합동으로 강간한 범죄를 처벌하는 특수강간 대신, 이씨 정신과 진료기록을 근거로 강간치상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성폭행으로 인해 상해가 발생한 시기가 2008년 이후인 만큼 공소시효 문제에서 자유로운 편입니다. 물론 성폭행과 정신적 상해의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하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설령 공소시효의 벽을 넘는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씨가 무혐의 처분 이후 법원에 냈다가 2015년 7월 기각된 재정신청이 더 큰 걸림돌이라는 분석입니다.

 

우리나라 형사소송법은 재정신청이 기각됐다면 '다른 중요한 증거를 발견한 경우'에만 기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증거'는 '유죄의 확신을 가지게 될 정도의 증거'를 말한다는 게 주요 판례입니다. 재심 결정 기준을 충족할 만큼 확실한 증거를 추가로 제시하지 않으면 공소기각 결정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검찰은 새롭게 찾아낸 2007년 11월 성관계 사진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김학의-윤중천 대질 조사 가능성은?

 

구속된 김 전 차관이 검찰에 구속된 후 첫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수사단은 17일 오후 2시부터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중인 김 전 차관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었으나, 김 전 차관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습니다.

 

김 전 차관은 "(구속 후) 변호인 접견을 하지 못했다"며 변호인과 의논한 뒤 조사를 받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수사단은 김 전 차관 소환 날짜를 다시 잡아 조사에 나설 예정입니다.

 

수사단은 김 전 차관이 전날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자리에서 "윤중천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라고 진술을 일부 번복한 데 주목하고 있는데요.

 

앞서 두 차례 소환조사에서 김 전 차관은 "윤중천을 모른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바 있습니다.

 

법조계에선 김 전 차관이 구속심사 자리에서도 혐의를 부인하며 '모르쇠 전략'을 쓴 점이 부메랑이 됐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수사단은 향후 김 전 차관에 대한 조사 때 윤씨와의 첫 만남 경위부터 하나하나 다시 확인해간다는 방침입니다.

 

김 전 차관의 신병이 확보된 만큼 앞으로 윤씨와의 대질 조사도 이뤄질지 주목되고 있는데요. 김 전 차관은 구속 전 있었던 조사에선 윤씨를 모르기 때문에 대질조사를 할 필요가 없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성단체 "권력형 성범죄 사건 철저하게 규명…가해자 처벌 위해 싸울 것"

 

한편 17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18개 시민·여성단체가 경찰의 '버닝썬 사건' 수사 결과를 비판하며 책임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단체는 이날 오전 10시30분쯤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앞에서 '버닝썬 수사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이 상황이 '명운'을 걸고 한 결과라면 경찰의 명운은 다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경찰은 버닝썬 수사와 관련해 "경찰의 명운이 걸렸다는 자세로 전 경찰 역량을 투입해 범죄 조장 풍토의 뿌리를 뽑아가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단체는 "경찰 152명이 매달려 3개월 넘게 진행한 수사에서 핵심적인 내용은 하나도 밝혀지지 않았다"며 "이런 수사 결과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리 없다는 것을 경찰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이경백 사건부터 되짚을 수 있는 경찰과 유흥산업의 일상적 유착, 클럽 아레나와 버닝썬의 '강간' 판매 방식, 정준영 등 강간 촬영물 공유 단톡방까지 사실이 쏟아져나왔다"며 "모든 것이 밝혀진 마당에 이런 결과를 내보낸다는 것은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수희 한국여성단체연합 정책부장은 "대통령과 장관 등이 나서서 철저한 수사를 공언하고 경찰 명운을 걸겠다며 100일 넘게 수사해온 결과에 허탈함을 느낀다"며 "국가의 존재 이유는 구성원들의 인권 보장이다. 공권력은 이를 위해 행사돼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강력한 공권력 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경찰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경찰청은 명운을 다하지 못한 수사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늘은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이 일어난 지 3년이 되는 해"라며 "우리 여성들에게 모든 공간은 강남역이고, 모든 장소는 클럽 버닝썬이다. 우리는 권력형 성범죄인 버닝썬, 김학의, 고 장자연 사건을 철저히 규명하고 가해자 처벌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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