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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애의 영화이야기] 5·18 진실 찾아 나선 ‘김군’

입력 : 2019-05-18 14:00:00 수정 : 2019-05-17 17:5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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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18일이다. 

 

39년이 지났지만 1980년 5월18일은 여전히 진상 규명 중이다. 1989년 청문회 이후로도 30년이 지났지만, 진상 규명 노력만큼 은폐 노력도 지속되었기에 쉽지 않은 과정을 겪고 있는 중이다. 다행히 관련 증언이 이어지고 있고, 자료들도 추가로 발견되고 있다. 

 

영화도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다. 새로운 영화 ‘김군’(감독 강상우)은 5월25일 개봉 예정이다. 오늘은 새 영화 ‘김군’에 이르는 5.18 관련 영화들 얘기를 해볼까 한다. 

 

사실 영화보다 TV 드라마가 좀 더 빨리 5.18을 담아냈다. 1995년 SBS에서 방영됐던 ‘모래시계’는 1970~90년대라는 시기를 배경으로 검사, 조직폭력배, 재벌 후계자인 주인공이 등장했는데, 10.26, 5.18, 삼청교육대 등이 스토리 속에 녹아들었다.    

 

비슷한 방식으로 영화도 제작되기 시작했다. 1996년 ‘꽃잎’(감독 장선우)은 5.18로 인해 상처받은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보여줬다. 아직 정부 차원의 영화 검열이 시행되던 시기에 나온 영화라는 점도 기억할 필요는 있다.   

 

이후 ‘박하사탕’(감독 이창동, 1999), ‘오래된 정원’(감독 임상수, 2006)에서도 5.18은 주인공들의 과거로 등장했다. ‘박하사탕’의 경우 주인공 영호는 5.18에 광주에 투입된 진압군이었다. 분명 가해자이지만 또 다른 희생자로 해석될 수 있는 인물이었다.  

 

 

본격적으로 5.18을 다룬 첫 영화는 2007년이 돼서야 나왔다. 김지훈 감독의 ‘화려한 휴가’는 택시운전사, 간호사, 학생 등 1980년 5월의 광주 시민들이 주인공이었다.

 

1989년 청문회 이후 공개되기 시작한 당시 사진과 영상들을 참고해 1980년 금남로가 영화 세트로 완성돼 5.18 당시의 상황이 더욱 생생하게 담겼다. 

 

같은 해 겨울에 개봉된 ‘스카우트’(감독 김현석, 2007)에서 5.18은 영화 속에서 과거가 아니라 현실로 등장해, 주인공들이 겪는 일들의 중요한 배경 상황이 되기도 했다. 

 

2011년에는 다큐멘터리 영화도 공개됐다. ‘오월애’(감독 김태일, 2011)에서는 1980년 5월 주먹밥을 만들고, 시민군을 태운 버스를 운전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지난 30년을 살아온 시민군들의 이야기였다. 

 

2017년 ‘택시운전사’(감독 장훈)은 또다른 본격 극영화였다. 힌스페터와 김사복이라는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해, 영화 제작 당시까지는 찾아내지 못했던 택시운전사 김사복을 찾아내기에 이르렀다. 영화와 현실, 과거와 현재의 만남이었다. 

 

이번에 개봉하는 ‘김군’은 누구나 한번쯤 봤을 당시 사진 한 장에서 출발하는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특히 북한특수군 ‘제1광수’로 지목되기도 했지만, 제보자들은 그를 ‘김군’으로 기억했다. 사진 속 ‘김군’을 찾아 나서면서, 당시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증언과 만나게 된다. 과연 ‘김군’을 찾게 될까. 그는 누굴까.

 

어느새 39년이라고 하지만 명확한 진상이 규명되지 못한 상황에서 많은 이들에게는 고통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김군’의 강상우 감독 역시 제작 과정에서 인터뷰들을 진행하며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한다. 

 

 

영화 몇 편으로 진상이 규명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꾸준히 제작돼온 영화들은 1980년 5월18일을 기억하게 해준다. 현재 영화 상영전도 진행 중이다. 사람들의 기억과 노력이 모여 진실을 찾는 여정이 짧아지길 바란다. 

 

서일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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