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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술로 번진 미·중 패권전쟁… 등 터지는 새우 꼴 피해야

美 상무부, 화웨이 거래제한 조치 中 / “모든 수단 동원해 권익 수호” / 우리도 경제·외교 차원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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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5-17 23:35:35      수정 : 2019-05-17 23:36:07

미국과 중국이 5세대(5G) 이동통신 패권을 둘러싸고 정면충돌했다. 미 상무부는 어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렸다. 미국 기업의 화웨이 장비 구매를 전면 금지하고 화웨이의 미국산 부품 구매를 제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전날 중국 등 외부 위협으로부터 미 정보통신 기술·서비스를 보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이은 조치다. 미·중 무역전쟁의 전선이 관세에서 기술로 번진 것이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 통신업체 임원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미국이 반드시 5G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분은 국가안보지만 목표는 5G 네트워크를 둘러싼 지배력 확보에 있다. 미국은 5G 기술의 글로벌 선두주자인 화웨이를 집중 견제해왔다. 지난해 8월에는 공공기관에서 화웨이와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 등의 제품 사용을 금지하는 국방수권법을 통과시켰다.

5G 통신 표준을 선점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화웨이는 당장 미국산 부품 구매가 어려워져 통신장비 제조·공급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700억달러 규모의 부품 구매 가운데 110억달러어치를 퀄컴, 인텔, 마이크론 등 미국 기업에 의존했다. 5G 기지국 등 이미 수주한 제품을 제때 납품하지 못하고 고객사 서버 설비 유지·보수에도 애로를 겪게 된다. 세계 각지에서 벌이고 있는 5G망 구축 사업에 지장을 받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조치가 중국의 굴기를 멈출 ‘핵옵션’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은 강력히 반발하면서 보복을 예고했다. 중국 외교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불공평한 행동을 하는 것에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깡패 같은 수단”이라고 비난했다. 중국 상무부는 “모든 필요한 수단을 동원해 중국 회사들의 합리적인 권익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했다. 화웨이도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앞서 미 상무부로부터 같은 제재를 받은 ZTE와 반도체업체 푸젠진화가 존폐의 기로에 몰린 적이 있어 중국의 보복이 말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은 주요 동맹국을 상대로 화웨이 제품 보이콧에 동조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독일과 영국은 독자노선을 걷겠다는 입장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5G 통신망 경매·장비 구축과 관련해 독일 정부의 기준에 맞추면 된다”고 했다. 영국도 독자적인 심사를 하겠다고 했다. 화웨이 제품 배제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화웨이의 전 세계 통신시장 점유율은 31%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한국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대미 안보협력과 대중 경제협력 사이의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당장 화웨이와 거래하고 있는 기업들은 출구를 모색해야 한다. 5G 세계는 미래 먹거리의 보고다. 미·중 패권경쟁의 엄중함을 살피고 향후 전개될 사태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고래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꼴이 되지 않도록 경제·외교 등 각 분야에서 만반의 준비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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