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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호의미술여행] 관계와 균형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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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5-17 23:11:52      수정 : 2019-05-17 23:11:53

이 작품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할까. ‘어떤 이른 아침’이란 제목을 보고 그 내용을 찾아보려 하지만 쉽지 않다. 앤소니 카로가 서로 다른 물체의 형태를 살리고, 용접과 결합의 방법으로 만든 추상조각이다. 조각가 헨리 무어 밑에서 조수로 작업을 시작했던 카로는 처음에는 진흙으로 만든 인물상을 주로 제작했다. 1950년대 후반 이후 강철판 같은 재료를 용접해 구성하는 추상 조각을 시작하면서 자신만의 예술세계로 향했다.

이 작품에서 카로는 관계와 균형을 강조했다. 수직적이며 수평적인 구조로 작품 안의 큰 틀을 만들고, 관계와 균형을 채워 넣었다. 왼쪽의 사각형 철판, 작품 전체를 가로 지르는 긴 철봉, 그 사이 H 형태의 물체, 그리고 비스듬히 세워진 철사 등이 서로 다른 각도로 만나면서 다양한 관계가 만들어졌다. 카로는 그것들이 서로 긴장관계를 유지하면서 힘과 에너지의 균형을 이루게 했고, 그 위에 빨간색을 칠해 작품 전체의 조화와 통일성도 만들어냈다. 빨간색을 보고 아침에 떠오르는 붉은 해를 연상할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 카로가 더 강조한 것은 작품 안의 관계와 균형이다.

앤소니 카로의 ‘어떤 이른아침’.

또 다른 관계도 있다. 카로의 작품에는 전통적인 인체조각과 달리 바닥과 작품을 매개하는 받침대가 없다. 인체조각의 받침대는 작품과 관람자의 거리를 설정하고, 작품으로써 인간의 신체와 그것을 바라보는 관람자의 신체를 구분한다. 카로는 받침대를 없애고 작품을 바닥에 내려놓아 조각이 관람자에게 주었던 거리감을 없애려 했다. 작품 안으로 관람객을 끌어들여 눈만이 아니라 신체를 통한 체험을 유도하고, 관람객과 작품 사이의 일체감도 만들어냈다.

우리는 여러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반가운 만남도 있고 화합도 있지만 갈등과 마찰도 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있는 5월의 절반을 넘기고 있는 지금 과연 우리의 모든 관계는 건강한지. 카로의 작품처럼 서로 멀어 보이는 모습에서 출발하지만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되물어 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박일호 이화여대 교수·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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