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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건되고… 영장심사 받고… 수장 망신주기 ‘맞불 수사’

입력 : 2019-05-15 18:33:10 수정 : 2019-05-15 20:4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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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강신명·이철성 前 청장 등 / 경찰 전·현 간부 집중수사에 / 警, 김수남 前 검찰총장 등 / 직무유기 혐의로 4명 입건 / 朴법무는 중재 않고 갈팡질팡
검찰이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강신명·이철성 전 경찰청장이 15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같은 차에서 내려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왼쪽 사진은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김수남 전 검찰총장.
세계일보 자료사진, 뉴시스

검·경 수사권 조정안 논의 국면에서 두 기관이 마주 보고 달리는 기차처럼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검찰이 전직 경찰 수장을 비롯한 전·현직 경찰 고위 간부를 직접 겨냥하자, 경찰도 전직 검찰총장은 물론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는 현직 고검장을 수사 선상에 올리는 맞불을 놨다. 국민을 생각하는 건전한 정책비판을 팽개치고 오직 힘겨루기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상대측 망신주기 수사로 ‘진흙탕 싸움’을 전개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15일 김수남 전 검찰총장과 김주현 전 대검찰청 차장은 물론 현직인 황철규 부산고검장과 조기룡 청주지검 차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황 고검장은 봉욱 대검 차장검사, 조은석 법무연수원장 등과 함께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 전 총장 등은 2016년 부하 검사가 민원인의 고소장을 위조한 사실을 알고도 별도 징계 없이 넘어간 혐의를 받고 있다. 임은정 충주지청 부장검사는 이와 관련해 지난달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같은 날 검찰은 경찰이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던 전직 경찰관에게 단속정보 등을 유출한 정황을 포착하고 서울경찰청을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검사 예세민)는 이날 풍속단속계와 수서경찰서 등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유흥업소 단속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앞서 검찰은 이명박·박근혜정부 시절 경찰의 불법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서울 미근동 경찰청 정보국과 디지털포렌식센터 등을 수시로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이동식저장장치(USB), 각종 서류 증거 등을 가져왔다. 원래 이 사건은 검찰이 강제 수사에 착수하기 전 경찰이 자체 수사를 한 뒤 송치한 사안이다. 경찰 내에서는 수사권 조정 논의가 정치권에서 불붙기 시작하자 검찰이 집중적으로 수사력을 모으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 경찰 간부는 “검찰이 수사권 조정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몰고 가려고 이슈를 만드는 것 아니겠냐”며 “이거야말로 상대 기관 망신주기로 여론전에서 승기를 잡아보겠다는 의도”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검·경은 상대방의 약점을 물어뜯을 태세지만 표면적으로는 별다른 정치적 의도가 없는 정상적 수사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중대 범죄 사건 처리를 미룰 수도 없고 미룬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니다”고 했다. 경찰 고위 간부도 “고발장을 접수해 착수한 수사일 뿐”이라며 “굳이 검찰하고 싸우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검·경 갈등의 중재자로 나서야 할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중심’을 잡아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한동안 검찰의 겸손한 태도를 촉구하고 검찰 견해를 흘려듣던 그가 갑자기 지난 13일 전국 검사장들에게 이메일 서신을 보내 검찰의 우려를 법안에 반영하겠다고 나선 것을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검사는 “박 장관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그 속을 모르겠다”고 했다.

 

배민영·이희경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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