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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뚱뒤뚱' 오리가족의 험난한 여정, 10차로 통제하며 지킨 경찰

광주 광산경찰, 자연으로 돌아가는 '청둥오리 14남매' 경호 구슬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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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5-13 10:20:59      수정 : 2019-05-13 10:21:02

"어미 오리가 새끼들을 데리고 길을 건너고 있습니다. 협조 부탁드립니다."

일요일인 지난 12일 오후 나들이에서 돌아오거나 쇼핑몰로 향하는 차들이 몰린 광주 광산구 수완동 임방울대로가 예고 없이 통제됐다.

경찰관은 영문도 모른 채 차를 세운 운전자에게 겨울나기를 마친 청둥오리 가족의 사정을 일일이 설명했다.

어미 오리 꽁무니를 쫓는 새끼 오리 14마리가 뒤뚱뒤뚱 서툰 걸음마로 왕복 10차로를 가로지르는 데는 지루한 시간이 소요됐다.

제 키보다 높은 연석에서 뛰어내려 이른 더위에 달아오른 아스팔트를 건너 풍영정천으로 향하는 동안 무리에서 뒤처지는 새끼가 적지 않았다.

어미는 갔던 길을 거슬러와 뒤처진 새끼가 형제들 곁으로 가도록 날개로 품거나 밀었다.

가던 길을 멈춘 운전자들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오리들을 인내심 갖고 지켜보거나 무사 안녕을 기원했다.

오리 가족의 여정을 경찰까지 나서서 지키게 된 사연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풍영정천 인근 한 아파트 옥상에 날아든 어미 청둥오리가 겨우내 알을 품어 새끼를 부화시켰다.

자연으로 돌아가려 길을 나선 오리 가족은 몸속 깊숙이 각인된 습성대로 지상 20층인 아파트 옥상에서 함께 뛰어내렸다.

어미는 애써 키워낸 새끼를 모두 잃었다.

홀로 살아남은 어미는 겨울이 오자 아파트 옥상으로 돌아와 다시 새끼를 길러냈고, 또 한 번 비극이 반복됐다.

안타까운 사정을 지켜본 주민이 동물보호단체와 함께 지난겨울에도 찾아온 어미와 새끼들을 지켜주기로 했다.

새끼가 어느 정도 성장해 강이나 저수지로 이동할 때가 되자 비닐을 이어붙여 만든 '탈출통로'를 옥상에서 지상까지 연결했다.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해 오리 스스로 자연을 찾아 떠나도록 했다.

오전 7시 30분 아파트 옥상을 떠난 오리 가족은 약 10시간 만에 직선거리로 200m 남짓한 풍영정청에 도달했다.

광주 광산경찰서 관계자는 "경찰 본연의 임무가 아니었기에 장시간 회의를 거쳐 긴급도로통제 결정을 내렸다"며 "귀한 생명을 지키는 일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준 시민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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