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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성’ 매달리다… ‘퍼펙트 스톰’ 온다 [뉴스분석]

입력 : 2019-04-25 18:36:58 수정 : 2019-04-25 23: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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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성장률 -0.3%… 금융위기 이후 최저 / 5분기 만에 또 마이너스 성장 / 소득주도성장 정책 효과 없어 / 설비투자 IMF 이후 최저치로 / “수출·투자 감소 경제위기 수준 정책 실패… 금리 인하 불가피”

 

문재인정부가 추진해 온 소득주도성장에도 불구하고 지난 1분기 우리 경제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한국 경제에 ‘퍼펙트 스톰’(심각한 경제 위기)이 몰아닥치고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분기 대비 -0.3%를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2017년 4분기 -0.2% 성장한 이후 5개 분기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4분기(-3.3%) 이후 최저치다. 1분기 기준으로는 2003년(-0.7%) 이후 가장 낮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을 봐도 2009년 3분기(0.9%) 이후 9년 반 만에 가장 낮은 1.8%다.

 

 

소득주도성장의 효과가 올해부터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던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예언과 정반대로 경제가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한 이후에도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궤도 수정 없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청와대가 고집스럽게 소득주도성장에 매달리는 새 지난해 말부터 수출이 힘을 쓰지 못했다. 올 1분기 수출은 전 분기 대비 -2.6%, 수입은 -3.3%를 기록했다. 액정표시장치(LCD) 수출이 크게 감소한 것이 마이너스 성장 요인으로 꼽혔으나 설비투자 등 투자가 감소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를 포함한 설비투자는 미래 생산능력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6% 감소한 설비투자는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6.1%나 줄었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았던 1998년 1분기(-24.8%) 이후 최저치로 추락한 것이다.

 

 

건설투자도 지난해 4.0% 줄고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7.4% 더 줄었다. 적폐로 몰린 토목건설이 감소한 상황에서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로 주택건설마저 부진한 탓이다. 박춘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면서 투자가 많이 줄었다”며 시장 규제가 빚은 성장률 하락이라고 진단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전날 국회 예산정책처의 ‘2019년 경제전망’(주택투자 전년 대비 -3.5%)을 바탕으로 올해는 생산유발 효과가 6조7000억원 감소하고 일자리도 4만6000개 줄어들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수출과 투자 감소가 경제위기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앞으로 정부 주도 성장에 기댈 수밖에 없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1.0%)이 정부지출 집중의 결과였지만 올 1분기 약발이 사라지면서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정부의 성장 기여도는 지난해 4분기 1.2%포인트에서 올 1분기 -0.7%포인트로 꼬꾸라졌다.

 

 

정부와 한은은 문재인정부 세번째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을 가정해 하반기 성장률이 회복하는 ‘상저하고’ 상황이 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는 2.6∼2.7%다.

 

한은 관계자는 “1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반대 방향의 기저효과, 정부의 추경 집행, 하반기 반도체 경기 회복 등을 고려하면 2분기 성장률은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1분기 성장률을 ‘충격’으로 받아들이며 추경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1분기 성장률은 쇼크 수준”이라고 평가했고, 박춘영 애널리스트는 “성장률을 끌어올리려면 투자를 많이 해야 하지만 추경 규모도 작고 일자리 창출 등에 몰려 있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수출 경기도 둔화하고 내수도 썩 좋지 않아 올 경기 회복이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기준금리 인하가 불가피하다”며 “경기하강 속도가 워낙 빠른 만큼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모두 완화적으로 가져가야 할 여건”이라고 설명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은 “2008년에는 외부발 위기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이번에는 내부발 정책 실패가 위기의 원인”이라며 경제정책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동주·김범수 기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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